[eBook] 지금 죽으러 갑니다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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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설과 성선설. 학교에서 배울 땐 그런가 보다 했지, 둘 중 어떤 것도 믿어 본 적은 없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드는 생각은, ‘대부분사람은 백지상태로 태어나 환경에 따라 기억과 망각을 거치면서 자아를 만들어간다는 거. 다만 어떤 생명이든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두기에 그것을 얼마나 적절히 조절하느냐에 따라 선악의 구별과 정도가 달라지는 게 아닐까 싶다. 뜬금없이 무슨 얘기인가 싶겠지만,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니 내 경우는 저런 생각이 떠오르더라라는 얘기.

 

존속 살해에서 시작해 동반자살을 거쳐 연쇄 살인을 지나 다시 존속 살해로. 뭐랄까. 화려하게 차려진 밥상 앞에 앉아 이 반찬 저 반찬 맛있게 먹고 배가 너무 불러서 수저를 딱 내려놨는데! 아우, 맛은 있는데 이젠 다른 걸 먹어야겠구나. 신체적, 물질적 포만감과 정신적 포만감이 서로 엇나가버린 상황. 아마도 한 작가의 글을 짧은 기간 동안 너무 많이 읽은 모양이다. 재미는 있다. 뒤가 궁금해서 다음 화면을 계속 불러오는 거 보면. 하지만, 그래도 잠시 멈추고 다른 길로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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