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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레 미제라블 2 (한글) ㅣ 더클래식 세계문학 82
빅토르 위고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12월
평점 :
2권의 시작은 워털루 전투다. 재집권한 나폴레옹의 백일 천하가 마무리되는 전투로 1815년 6월에 있었던 일이다. 전투가 어떤 식으로 벌어졌는지, 무엇이 전세에 영향을 미쳤는지, 역사적 의의가 무엇인지 2권 분량의 20% 정도를 쏟아부으면서 얘기를 쏟아낸다. 왜 워털루 전투일까? 1권 내용의 99% 이상이 워털루 전투가 끝난 이후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데 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갔을까? 프랑스 혁명에서 비롯된 변화에 대한 작가의 인식이 큰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작중 두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역할도 만만찮다. 1권에 등장했던 테나르디에가 어떤 인물인지 명확하게 전달하면서 아마도 3권 이후에 나올 또 한 명의 인물에 대한 포석쯤으로 보면 될 듯하다. 하지만 분량은 만만하다. 20% 정도 할애된 워털루 전투 끝부분에 살짝 등장하니까.
2권 역시 전자책 분량으로 8~900페이지쯤 된다. 지루할 거 같으면서도 제대로 흐름을 타면 묘하게 재미가 느껴지는 이야기가 이어지다 중간을 넘어서면 수도원에 관련된 얘기가 나온다. 장발장과 코제트가 수도원에 숨어 들어가면서 해당 수도원과 그것을 아우르는 역사, 인식에 대한 작가의 설명 또는 의견이 나오는 건데…. 워털루 전투가 양반이었다. 눈으로 읽은 글자들이 머릿속 어디에도 자리 잡지 못하고 떠돌다가 휘휘 증발해 버린다. 공허한 눈동자와 무거운 눈꺼풀, 가벼운 머릿속과 자꾸만 엇나가는 생각들. 그래, 책을 읽는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어. 세상사 쉬운 일이 어디 있겠어?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그 따위 푸념을 늘어놓다 가만, 이게 아닌데. 내가 뭘 하고 있었더라. 손에 들고 있는 이건 분명 전자책 뷰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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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막강한 담벼락이 하나 튀어나오는데 이 담벼락을 버거워한 게 나뿐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소설 출판 당시에도 이 부분을 빼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권유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작가 승. 분명 소설 속 벌어지는 사건 사고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는 역할도 일정 부분 하고 있으니까. 신기한 건 이야기의 본류로 돌아오면 뻔한 전개 같은데 또 재미있다는 거. 어쨌든 이쯤 되면 재미 반 도전 의식 반으로 책을 집어 드는 꼴이다. 어디, 한번 해 보는 거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