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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호에 복음을 싣고
박원희.낙도선교회 지음 / 더드림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왜 마음을 울리는 현장은 부유하고 넉넉한 현장이 아니라 가난하고 힘들고 참 딱하기 그지없는 그런 현장들일까. 정서가 메말러서인지 나는 이런 생각을 내내 했다. 등대호는 낙도에 복음 전파를 위해 운항하는 배의 이름이다. '다도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의 섬은 많다. 1천개 이상의 섬이 있는데 한 두 가정이 있는 섬들에서부터 수십 가정이 있는 섬들에까지 규모 또한 다양하다. 정기적인 배편도 없어 알음알음 이 선박 저 선박을 얻어타고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그런 섬들을 낙도라 부른다.
낙도를 지키는 건 당연하게도 힘 없고 삶에 지친 노인들이다. 물론 어린이들도 있지만 에피소드의 주류를 이루는 건 노인들과 선교단과의 교류다. 수십년의 세월동안 이를 닦지 않아 근처에만 가도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나지만 선교를 위해 사역자들은 이 고역을 참아낸다. 곰팡이가 허옇게 핀 고추장이나 구더기 꾸물대는 김치가 밥상에 나와도 꾸역꾸역 밥을 입에 넣어야 하는 것이 선교의 기본이다. 낙도 주민들의 외로움이 깊다고 그들의 마음까지 쉽게 열리는 건 아니다. 문명화되지 못한 생활에선 선황당에 대한 무속이 이들을 지배한다. '예수'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나오는 건 욕설과 매질이다. 부정탄다고 아이가 여름성경학교엘 가면 온 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체벌하는 곳이 낙도다. 그렇게 배타적인 낙도인들의 마음을 열기위해 분투하는 선교단의 모습을 보며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방송이 떠올랐다. 세상에 이런일이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그런 것들이다.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오랜 세월 사회와 단절되었고 따라서 보통의 사회와는 다른 그들 나름의 생활방식은 주변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인다. 방송에 나올 정도로 이상하게 보이는 삶. 그것을 촬영해 세상의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프로그램의 테마다. 방송에서 눈길을 잡아 끈 것은 꽁꽁 얼어붙었던 주인공들의 마음이 끊임없는 피디들의 애정공세에 조금씩 열리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주인공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사연들은 하나의 드라마와 반전을 만들어 내며 감동을 준다. 선교라는 부분도 참 유사해 보였다.
전도라는 건 결국 행동이다. 삶에 대한 부딪침이다. 다른 삶에 대해 용기있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거기엔 세련된 수사가 필요없다. 다른 사람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묵묵히 진정성을 품고 나가야 하는 행군이다. 교회 성장을 위한 여러 기법들이 개발된다. 번창하는 교회에서 개발하는 여러 교육프로그램은 책으로 출간되고 대박 성장을 꿈꾸는 다른 교회들로 이식된다. 무엇이 옳다 그러다를 판단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 다만 책을 보면 한 번 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미자립교회, 낙도에서 고생하며 선교하는 목사님들에 대해 실패한 목회라는 시각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