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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1 ㅣ 얼음과 불의 노래 1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몇개월 전부터 도서관에 갈때마다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 있었다. 책 표지가 초록색이라 여간 유치한것이 아니었는데, 두권의 책, 두깨가 상당한데도 시선을 떼지 못하는 그런 책. 드디어 집어 들었다. 읽어야 할 책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쌓여있는 판에, 또 대여를 했다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책을 빌렸다. <왕좌의 게임> 1.2권. 이게 끝이 아니다. <왕자의 게임>과 <폭풍의 성검>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가 남아있단다. 오랜만에 읽는 판타지가 1권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다. 우선은 등장 인물들이 너무 많다. 1권의 2/3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수 많은 인물들의 연관관계가 그려지고, 서서히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한다. 하루면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책을 인물 관계도를 따라가다보니 나흘이 걸려 버렸다. 판타지를 이렇게 오래읽다니... 2주에 걸쳐서 1.2권을 읽고 있다. 물론, 이책만 읽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개정판이 나오기 전엔 <얼음과 불의 노래>로 4부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2011년에 출간된 것으로 되어있고, 소제목이 '얼음과 불의 노래'로 되어있다. 지난 10년간 발간된 판타지 소설 중 최고의 역작이라고 불리우고, <반지의 제왕>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책이라고 불리는 <왕좌의 게임>(내가 읽은 판타지들은 거의 다 <반지의 제왕>과 대적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하는데, 진정한 책은 언제 나오는 건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읽은 책들은 대적은 하고 있었던 걸까?), 그 게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왜 얼음과 불의 노래라고 하는지 말이다.
가상의 제국. 세븐킹덤에 10여년간 여름이 지속되고 있었다. 머리 셋달린 드래곤을 문장으로 사용하는 타르가르옌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바라테온의 수장 로버트가 왕으로 있는 곳. 드래곤이 사라진지는 수천년이 된 세븐킹덤은 로버트왕과 세르세이 왕비가 통치를 하고 있다. 세븐킹덤엔 북부에 있는 스타크 가문의 수장, 에다드. '겨울이 오고 있다'가 가언인 그에겐 너무나 아름다운 아내, 캐틀린과 아이들, 롭, 산사, 아리아, 브랜, 릭콘 그리고 존이 있다. 조지 R.R.마틴이 만들어낸 세븐킹덤은 서열이 분명한 나라다. 우리의 옛 조선을 방불케 할 정도로 서자가 설 땅은 없다. 아니, 그보다 더하다. 적자가 아닌 이들은 아비의 성조차 사용을 할수가 없다. 로버트 왕의 서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곳곳에 있음에도 왕은 그 아이들을 챙기지도 않는다. 에다드는? 왕보다는 괜찮다고 해야할까? 함께 있기는 하니까. 에다드의 아들 존의 이름은 존 스노우다. 서자, 바스타드들이 붙이는 성. '베일에서 '스톤'은 사생아에게 붙이는 성이었다. 북부에서는 '스노우'란 성이, 하이가든에서는 '플라워'란 성이 그랬다. 세븐킹덤 각지에선 자신의 성을 갖고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에게 이러한 성을 붙여주는 관례가 있었다."(p.537)고 말하는 캐틀린의 독백은 이러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왕의 핸드인 존아린이 죽었다. 자연사라고 하는데, 의문점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존아린의 아내 리사는 에다드의 부인 캐틀린의 동생이니, 이 사람들도 혈연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다. 핸드는 왕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람인데, 지금으로 따지면 국무총리정도 되는 인물인것 같다. 왕의 부재시에는 핸드가 왕을 대신하는 것으로 나오니 말이다. 존 아린이 죽고 로버트 왕이 또 다른 핸드를 찾는다면, '에다드'밖에 없었다. 자신의 절친이며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인물이었으니까. 핸드의 자리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에다드에게 존 아린의 죽음이 석연치 않게 다가오면서, 스타크가문이 이상한 조짐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에다드의 아이들에게 주어진 여섯마라의 다이어울프였다. 나이트워치의 탈영병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존은 죽은 다이어울프의 새끼들을 발견한다. 이제 아이들과 다이어울프는 하나가 된다. 롭-그레이윈드, 산사-레이디, 아리아-니메리아, 브랜-서머, 릭콘-섀기독과 존의 백색 다이어울프, 고스트.
전생의 거미였는지, 끊임없이 벽을 타는 브랜이 보아서는 안될것을 보게되었다. 그 댓가는 브랜에게 하반신마비를 남기면서, 핸드가 되어버린 에다드는 산사와 아리아와 함께 왕궁으로 떠나고, 존은 나이트워치가 되기 위해서 삼촌, 벤젠을 따라 나선다. 이제 어느 누구도 자유로운 인물은 없다. 제국을 찾기위해 자신의 동생을 말장수에게 넘기고 왕국을 꿈꾸는 타르가르옌의 비세리스와 오빠의 의지로 도트락의 '칼리시'가 되어버린 대너리스. 사랑하는 아들, 브랜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없애기 위해서 남편을 찾아가는 캐틀린과 세르세이 왕비의 아들, 조프리 왕자의 짝을 꿈꾸는 산사와 자유를 원하는 아리아.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있는 존. 그뿐인가? 난쟁이는 모두 세상의 바스타드라고 외치는 세르세이 왕비의 동생, 티리온.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 것인가?
왜? 왜 하필 지금이오? 존 아린 경은 지난 14년 동안이나 핸드의 직책을 맡아왔고. 그런데 어째서 그가 지금에 와서 살해되어야 한단 말이오? (p.469)
왜 하필 지금인지는 1권 끝무렵에 밝혀진다. 핸드가 된 에다드가 읽고 있는 왕의 계보. 그 속에 비밀은 있었다. 그리고 그 비밀이 <왕좌의 게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에다드와 에다드의 아이들이 눈에 보이지만, 그만큼 라니스터 가문의 자이메, 세르세이, 티리온의 이야기가 지류를 이르고 있고, 사라져버린 드래곤의 후예들의 이야기 또한 흘러 나오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보여진 아더들이 무엇인지는 알수가 없다. 이 책이 어떻게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열살도 안된 아이들를 포함한 에다드의 아이들. 열넷의 말장수의 칼리시가 된 소녀. 아마도 이야기는 그 아이들의 이야기 일것이다. 어리지만 어린아이들의 생각을 뛰어넘고 있는 이 소년, 소녀들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는 읽어봐야 한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 뒷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하다. 겨울이 오고있는 그곳에서 드래곤의 불을 볼수 있을지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