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곰
프랑수아 플라스 지음, 함정임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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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굉장히 큰 책의 표지를 곰 한마디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무서워 보이지는 않지만 위압감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다.  책 제목이 『큰 곰』.  제목한번 단순하네 하고 생각이 들다가도 곰을 보니 딱 맞는 제목이네 하는 생각이 든다.  곰의 이야기가라고만 생각을 했다.  책장을 펼치기 전에는 말이다.  곰의 한살이 정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책장을 넘겼다. 분명 곰이 이야기를 하는데, 곰의 한살이가 아니다. 유아책이라고 생각을 하기에는 글밥이 상당하다.  생각을 해야하는 부분도 너무 많다.   온통 깃털로 뒤덮인 하늘을 나는 새들도 있고, 달빛을 띠고 있는 비늘을 가지고 물속에서 헤험을 치는 물고기도 있다.  쉼 없이 초원을 걸어다니며 풀을 먹는 동물들도 있고, 동물들을 먹는 동물들도 있다. 이 모든 종족들은 자기들보다 먼저 있었던 종족들이나 자기들보다 나중에 올 종족들과 닮아 있다.  그런던 중에 이상한 종족이 나타났다.  걷기 위한 발굽도 죽이기 위한 이빨도 찢기 위한 발톱도 가지고 있지 않고 추위로 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다른 종족의 털을 덮어야만 하는 벌거숭이 걸어다니는 연약한 종족.  다른 종족들의 외침 소리와 전혀 닮지 않았으면서 서서 걸어 다니는 종족. 

 

 

 누구에 대한 이야기일까?  이 이야기는 큰곰의 대한 이야기이고 한 아이에 관한 이야기다.  큰곰은 엄마 나와에게서 아기 카올이 태어나던 날 엄마의 꿈속에 있었던 존재란다.  큰곰은 서서 걸어 다니는 종족의 꿈을 지켜 주면서 카올이 커가는 것을 돕는 존재이며, 어린 카올이 참된 곧선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이다.  카올이 걷고, 뛰고, 달리는 법을 알게 되었을 때도 큰곰은 카올의 뒤를 보살펴 주었고, 언제나 함께 했고, 카올이 아빠 우웅을 따라 나뭇가지 모양 머리들을 찾아 갈때도 함께 했다. 어른들은 카올에게 크고 하얀 암컷, 탕다의 시선과 마주치지만 않으면 된다고 했다.  탕다는 곧선 사람의 말을 할 줄 안단다. 나뭇가지 모양의 머리들은 곧선 사람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런데, 탕다가 카올을 발견을 했다. 

 

"카올은 다른 사냥꾼들과는 달라. 너의 진정한 길은 다른 곳에 있어. 태어나기 전부터 자기를 보살펴 준 존재를 찾아야 해.  대지의 입구에서 잠자는 존재를 찾아야 해."  탕다가 하는 말을 카올은 알수가 없었다. 카올이 알게 된것은 이제 곧선사람들은 나뭇가지 모양의 머리를 잡을 수 없다는 거였고, 용감한 카올의 아버지 우웅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거였다.  모두가 카올 때문이라고 했다.  삼촌 트라오의 분노는 카올을 밀어 내고 있었고, 카올은 "카올은 땅 밑에서 잠자는 동물을 잡을 거예요. 난 그동물의 가죽과 발톱으로 만든 목걸이를 삼촌에게 선물하겠어요. 그리고 마침내 모든 씨족의 사람들이 내가 서서 걸어 다니는 참된 존재로 성장한 것을 보게 될 겁니다."라면서 부족을 떠나버렸다. 

 

 땅 밑에서 잠자는 동물을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카올이 얻은건 절뚝거리는 다리 뿐이었다.  큰곰이 카올에게 내 모습을 보여준 이유는, 카올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카올은 늙은 사냥꾼 프랑과, 젊은 여자, 티아를 만난다.  그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다.  벽화를 그리는 사람들.  자신들의 주변에 있던 것을 그리는 곧선 사람들.  두 줄기로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카올의 이야기이고, 곧선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인간의 역사, 인류사를 성장 소설로 만들어 내고 있다.  큰 곰에 눈을 통해서 보여지는 이야기와 카올에 눈을 통해서 보여지는 이야기.  카올의 탄생부터 시작해서 게절의 순환, 밤과 낮은 순환 더 넓게는 우주의 순환원리까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결코 쉬운 이야기가 아니다.  아득한 예살 이상한 종족 가운데 두 발로 서서 걷는 한 아이의 관한 이야기는 분명 카올을 가리키고 있는데, 상징적인 존재가 이야기하는 부분은 굉장히 어렵다. 큰곰은 이제 티아가 품고 있는 어린 존재를 보호해 주기로 마음먹고 있다.  그 아이또한 참된 곧선 사람이 되도록 말이다.  인류의 성장은 샤머니즘과 함께 했는지도 모른다.  숭배되어지는 존재로 인해서, 신화가 만들어 지고, 자신들의 뿌리를 찾기위해 노력을 했고, 카올이 있는 종족역시 곰이라는 존재를 숭배했던것 같다.  글을 읽다보면 이 책이 무엇을 이야기할까 고민스러울때가 있다.  2007년에 만들어진 프랑수아 플라스의 『큰 곰』은 독특한 책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07년에 구석기 시대로의 여행이니 말이다.  원작은 읽지 않아서 이 커다란 책을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좀 묘한 구석이 있다.  역자가 두분인데, 왜 글의 어미를 신경쓰지 않았는지 모른다. 읽다보면 카올의 이야기에 빨려들어가지만, 거긱까지가 매우 어렵다.  '~있습니다'로 어미를 사용하다 뜬금없이 '~있어요'를 사용한다. 한페이지에 몇번씩 반복해서 나오기도 한다.  작가의 의도일까?  의도라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까지 모르겠다.  책의 내용보다 어미사용의 불일치 때문에 읽기가 힘이들었던 책이『큰 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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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어디로 갔을까 괜찮아, 괜찮아 2
아르노 알메라 지음, 로뱅 그림, 이충호 옮김 / 두레아이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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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죽음이라는 것을 알았던 때는 국민학교 1-2학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학교앞에서 삐약거리던 병아리를 들고 온 다음날 아침, 싸늘하게 식어있던 작은 병아리는 너무나 무서웠다.  잠들기 전까지도 샛노란 털을 보듬어 주었고, 좁쌀과 물도 넣어 주었는데, 그렇게 예쁘고 작은 병아리가 불쌍하다는 느낌보다는 무섭다는 느낌으로 다가와서 울음이 터져나왔었다.  빨리 엄마랑 아빠가 치워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대통령이 죽었다고 주변에 있는 많은 어른들이 눈물을 흘리셨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와는 별 상관이 없는 일이었기에, 높은 사람이 죽으면 쉬는 날인가 보다는 인식이 더 강했었는지도 모른다.

 

 

 

 마흔이 넘어서면서 내 주변에 부고가 자주 들려오기 시작하고 있다.  시큰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몇달전엔 작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렸을때에 느낌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그 무리에 내 부모님이 끼는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나와 가까운 분들.  떨어진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아리고 쓰려오는 그런 분들.  죽음이 강하게 다가오는 것은 동식물이 아니라, 그런 가족의 죽음일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견디기 힘든 일일 것이다.  그 견디기 힘든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빠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전화를 받는 아빠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고, 온몸이 창백해져 버렸다. 장례식 날, 할머니의 관 위에 놓여진 예쁜 장미꽃 마저도 왠지 슬퍼지게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장례식이 끝난 뒤, 사람들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나누다 모두 떠나버리고 만다.  할머니는 어디로 가신걸까?  방학때 가족과 함께 섬으로 여행을 갔을 때, 아빠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장소에서 "여기가 바로 천국이군!"하면서 좋아하셨다. 이곳이 천국이라면 할머니가 계시지 않을까?

 

 

 

 

 아이는 생각을 한다. 지금 할머니는 어떻게 하고 계실까?  다시 젊어지셨을까?  그대로 할머니일까?  누구랑 함께 사실까?  혼자 살고 계실까?  눈이 좋아지셔서 바람으로 보이지 않는 스웨터를 뜨고 계실까?  우리 소식을 전해주는 텔레비전을 보고 계실까? 할머니가 좋아하시던 오리고기를 매일 먹고 계실까?  할머니의 친구, 에바 할머니는 다시 만나셨을까?  담배를 좋아하시던 에바 할머니는 담배를 마음대로 피고 계실까?  어쩜, 그곳에서 할머니는 그림도 배우시고 음악도 배우셔서 합창단의 지위를 맡고 계실지도 모른다. 매일 쇼핑을 하면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계실지도 모르지만, 줄서는 걸 싫어 하셨으니까 절대로 줄은 서지 않으실 거다.  어쩌면 할아버지를 만났을지도 모른다. 산책도 하시고 우주선 안에서 둥둥 떠다니는 우주 비행사처럼 몸이 가벼워지셨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할머니는 이제 기억도 없고, 근심이나 소원도 없고, 후회나 피로, 슬픔도 못 느끼고, 아무 생각도 못 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할머니는 그저 한 줄기 햇살이나 파도에 이는 거품이나 구름으로 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할머니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할머니는 늘 내 마음속에 있을 거고, 나는 할머니를 생각할 거야."  아이가 끌어내는 생각의 나무는 어른들도 생각하기 힘든 성숙함으로 끝을 맺는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속에 있을 거고, 생각할거라고 말이다.  '견디기 힘든' 죽음을 설멸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작가가 의도한것 처럼 거죽의 죽음을 경험한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겁을 주는 일은 현명한 방법이 아닐것이다.


 책 속 아이는 할머니의 죽음 이후를 아이다운 상상력으로 마음껏 그린다.  그리고 스스로 치유되어간다.  할머니를 생각하고 할머니의 모습을 그리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출판사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책의 각 쪽은 한 가지 색이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데, 이러한 대비는 세부적인 부분이나 표현, 태도 들을 강조하여 유머를 포함해 여러 가지 감정을 고양시키는 효과를 주고 있다.  짧고 단순하지만, 책속의 삽화와 단순한 색은 시적으로 보이게 하면서도 단 하나로 모든것을 아우르게 만든다.  아빠가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전화를 받을 때, 할머니가 즐거워하고 계시다는 상상을 할때, 그 단순함이 짠하게 다가온다.  굉장히 짧은 책이다.  근래에 나온 죽음에 관한 아이들 책중에서도 짧은 책이지만, 죽음이후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신화나 전설속 이야기로 마무리 짓는 것도 아니라 일상을 이야기하 듯 풀어나가고 있기때문에 어린 아이들과 읽기에 부담없는 그런 책이 <할머니는 어디에 갔을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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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2 - 얼음과 불의 노래 1부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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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Song of Ice and Fire의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왕좌의 게임>이 궁금했고, 구글링을 하다 이책을 원작으로 미드가 방영되어지고 있는 것을 알았다.  시즌 2의 Ep.10편까지 나왔는데, 완결인지는 모르겠다.  다이어울프들과 그 주인들의 모습을 보니 책으로 읽고 머리속으로 그린 이미지들과는 많이 다르다.  그래도 궁금한것은 어쩔수가 없다.   시즌 1은 에다드와 그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 내용 그대로를 영상으로 옮긴것 같은데, 다음 시즌들은 조금씩 바뀐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이 방대한 인물들을 어떻게 다루었을까?

 

 

 

 1권을 통해서 가장 많이 나온 인물은 에다드였다.  스타크가문의 영주이자 북부의 관리자. 왕의 핸드가 되어 왕을 모시는 사람.  굳건하고 명예를 중시하는 그가 <왕좌의 게임>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2권을 넘어서자마자 로보트 왕의 죽음과 함께 반역죄를 뒤집어 쓰고 있다.  왜? 에다드가 알아버렸다.  로버트의 아이들이라 여겨졌던 조프리, 미르셀라, 토멘의 진짜 아버지를..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언제나 함께였어요. 그래서 안 될 이유라도 있나요? 타르가르엔은 순수 혈통을 지키기 위해 3백 년 동안이나 남매끼리 결혼했어요. 게다가 자이메와 나는 보통 남매 이상이에요."(p.119)라고 이야기하는 왕비 세르세이가 네드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왕좌를 두고 게임을 할 경우에는 승리가 아니면 죽음이 있을 뿐이예요. 중간이란 없어요."(p.122).  어떻게 알았을까?  존 아린이 남긴 말, '씨앗은 강하다'.  네드가 읽던 '바라테온 가의 왕의 계보'속 바라테온 가문의 후손들은 모두 머리칼이 칠흑처럼 검었단다.  90년 동안  한번도 금발의 아이는 없었다. 세르세이의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강하다 믿었던 로버트 왕이 맷돼지에게 상처를 입고 죽음을 맞이한 이후,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었다.  누가 왕의 자리에 앉을 수 있을까?  공식적인 로버트의 아들, 조프리가.  에다드가 있는한, 불가능해 보인다.  로버트의 동생, 스타니스가?  왕국의 모든 권력은 세르세이와 그녀의 가족들, 라니스터 가문에 집중되어 있다. 캐스틀리 록의 영주인 세르세이의 아버지, 티윈을 중심으로 강력한 힘이 모이기 시작하고, 에다드가 반역죄로 몰린것을 알면서 에다드의 아들 롭이 군사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여전히 조프리와의 결혼을 꿈꾸는 산사와 어디로 갔는지 알수 없는 아리아.  아버지 대신 윈터펠의 영주가 되어버린 열여섯의 롭. 이제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이 아이가 이렇게 잘 싸울지 몰랐다.  에다드를 닮아 지략을 낼 수 있고, 남들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란 윈터펠의 영주, 롭.

 

 라니스터 가문과 스타크 가문의 대결이 2부의 주를 이루는 줄거리라면 그만큼은 아니지만 강하게 다가오는 또 다른 두가지 이야기가 있다.  눈이 새파랗고 손이 검은 시체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곳에 존 스노우가 있었다.  로드커맨더를 데드맨들에게서 구하면서 '롱 클로우'를 받게되지만, 존은 로드커맨의 아들이 아니었다.  존은 서자일지라도 언제나 에다드의 아들이었다.  그에게 들려오는 아버지의 죽음은 존을 나이트워치에 붙잡아 둘수가 없게 만드는데, 나이트워치에 맹세가 존의 또 다른 나이트워치에 형제들이 그를 잡기 시작한다.  "넌 네 형제의 전쟁이 우리 전쟁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보지?"(p.543)이제 존은 스타크 가문의 혈통에 흐리는 퍼스트맨의 피를 보여줄 때가 되었다.  존의 고스트.  초자연적 괴물에게 데려갔고, 그 시체가 계단 위에 있음을 경고한 고스트가 이곳, 나이트워치에 필요했다.  존은 세르벤젠을 찾으로 월 너머로 수객을 떠날 것이다. '용서하세요. 아버지. 롭, 아리아, 브랜... 날 용서해. 난 너휠 도우러 갈 수 없게 됐어. 모르몬트 경의 말이 맞아.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야.'"전... 이곳에 남겠습니다. 맹세합니다. 다신 도망치지 않겠습니다."(p.544)

 

 초자연적 괴물의 등장, 데드맨. 무슨 존재인지는 알수 없는 이들의 존재가 <왕좌의 게임>을 판타지의 세계로의 문을 열어 버린것 같았다.  이것만으로?  알고 있다. 불의 노래를 부르는 여인, 도트락의 '칼리시'가 된 드래곤의 피를 가진 여인, 대너리스.  '거지왕'이랑 불리던 오빠, 비세리스가 죽었지만, 오빠의 죽음이 대니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별이며 태양은 이미 드로고가 되었으니까. 그녀의 뱃속의 준마가 그녀의 모든것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그 모든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드로고가 죽고, 그녀의 아이가 죽었다.  칼리시가 되면서 받은 드래곤의 알들. 그녀에게 남은건 드래곤의 알들 뿐이었다.  이제 <왕좌의 게임>을 완전한 판타지물로 만들어야 할 마법이 시작된다.  대니에게 남은 천년이나 된 드래곤의 알이 부화를 시작한다. 대니를 엄마로 알고 있는 세마리의 드래곤과 함께 새로운 대니의 탄생을 알리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인물관계도를 익히는데만, 1권의 절반 이상을 사용해야 할 정도로 수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왕의 자리를 놓고 싸우는 이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심리묘사를 수를 놓듯이 보여주다가도, 터무니 없는 혈통중심관도 보여주고 있다.  지류처럼 보이던 이야기들을 큰 물줄기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도 뛰어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장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능력이다. 거의 600페이지가 되는 분량을 언제 읽었는지 모르게 넘어가면서도 어떤 인물도 그냥 넘어가는 인물이 없다.  어제까지도 강하게 살고 있던 인물이 몇장을 넘기면 터무니 없이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넘어가면서 또 다른 인물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신화라 여겨졌던 신화속 드래곤이, 옛날 이야기에나 나올법만 데드맨이 이야기속으로 나와서 움직이고 있다.  <왕좌의 게임>은 이제 끝이 났다.  다음의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을까? 누군가가 이 책을 이야기 자체가 바로 마법인 '진짜 마법'이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장기의 말처럼 모든 인물을 다루는 조지 R.R.마틴의 능력을 그의 다음 이야기에서 기대해 보는 것은 너무 과한 욕심일까?  그래도 그의 이야기를 기대한다.  장기판 위에서 살아남고 승리하기 위해 처절하게 움직이고 있는 인물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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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1 얼음과 불의 노래 1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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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개월 전부터 도서관에 갈때마다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 있었다.  책 표지가 초록색이라 여간 유치한것이 아니었는데, 두권의 책, 두깨가 상당한데도 시선을 떼지 못하는 그런 책.  드디어 집어 들었다.  읽어야 할 책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쌓여있는 판에, 또 대여를 했다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책을 빌렸다.  <왕좌의 게임> 1.2권.  이게 끝이 아니다.  <왕자의 게임>과 <폭풍의 성검>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가 남아있단다.  오랜만에 읽는 판타지가 1권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다.  우선은 등장 인물들이 너무 많다.  1권의 2/3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수 많은 인물들의 연관관계가 그려지고, 서서히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한다.  하루면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책을 인물 관계도를 따라가다보니 나흘이 걸려 버렸다.  판타지를 이렇게 오래읽다니... 2주에 걸쳐서 1.2권을 읽고 있다.  물론, 이책만 읽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개정판이 나오기 전엔 <얼음과 불의 노래>로 4부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2011년에 출간된 것으로 되어있고, 소제목이 '얼음과 불의 노래'로 되어있다.  지난 10년간 발간된 판타지 소설 중 최고의 역작이라고 불리우고, <반지의 제왕>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책이라고 불리는 <왕좌의 게임>(내가 읽은 판타지들은 거의 다 <반지의 제왕>과 대적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하는데, 진정한 책은 언제 나오는 건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읽은 책들은 대적은 하고 있었던 걸까?), 그 게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왜 얼음과 불의 노래라고 하는지 말이다. 

 

 가상의 제국. 세븐킹덤에 10여년간 여름이 지속되고 있었다. 머리 셋달린 드래곤을 문장으로 사용하는 타르가르옌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바라테온의 수장 로버트가 왕으로 있는 곳. 드래곤이 사라진지는 수천년이 된 세븐킹덤은 로버트왕과 세르세이 왕비가 통치를 하고 있다.  세븐킹덤엔 북부에 있는 스타크 가문의 수장, 에다드.  '겨울이 오고 있다'가 가언인 그에겐 너무나 아름다운 아내, 캐틀린과 아이들, 롭, 산사, 아리아, 브랜, 릭콘 그리고 존이 있다.  조지 R.R.마틴이 만들어낸 세븐킹덤은 서열이 분명한 나라다.  우리의 옛 조선을 방불케 할 정도로 서자가 설 땅은 없다.  아니, 그보다 더하다. 적자가 아닌 이들은 아비의 성조차 사용을 할수가 없다.  로버트 왕의 서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곳곳에 있음에도 왕은 그 아이들을 챙기지도 않는다.  에다드는?  왕보다는 괜찮다고 해야할까?  함께 있기는 하니까.  에다드의 아들 존의 이름은 존 스노우다.  서자, 바스타드들이 붙이는 성.  '베일에서 '스톤'은 사생아에게 붙이는 성이었다. 북부에서는 '스노우'란 성이, 하이가든에서는 '플라워'란 성이 그랬다. 세븐킹덤 각지에선 자신의 성을 갖고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에게 이러한 성을 붙여주는 관례가 있었다."(p.537)고 말하는 캐틀린의 독백은 이러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왕의 핸드인 존아린이 죽었다. 자연사라고 하는데, 의문점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존아린의 아내 리사는 에다드의 부인 캐틀린의 동생이니, 이 사람들도 혈연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다.  핸드는 왕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람인데, 지금으로 따지면 국무총리정도 되는 인물인것 같다.  왕의 부재시에는 핸드가 왕을 대신하는 것으로 나오니 말이다.  존 아린이 죽고 로버트 왕이 또 다른 핸드를 찾는다면, '에다드'밖에 없었다.  자신의 절친이며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인물이었으니까.  핸드의 자리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에다드에게 존 아린의 죽음이 석연치 않게 다가오면서, 스타크가문이 이상한 조짐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에다드의 아이들에게 주어진 여섯마라의 다이어울프였다.  나이트워치의 탈영병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존은 죽은 다이어울프의 새끼들을 발견한다.  이제 아이들과 다이어울프는 하나가 된다.  롭-그레이윈드, 산사-레이디, 아리아-니메리아, 브랜-서머, 릭콘-섀기독과 존의 백색 다이어울프, 고스트.

 

 전생의 거미였는지, 끊임없이 벽을 타는 브랜이 보아서는 안될것을 보게되었다. 그 댓가는 브랜에게 하반신마비를 남기면서, 핸드가 되어버린 에다드는 산사와 아리아와 함께 왕궁으로 떠나고, 존은 나이트워치가 되기 위해서 삼촌, 벤젠을 따라 나선다.  이제 어느 누구도 자유로운 인물은 없다.  제국을 찾기위해 자신의 동생을 말장수에게 넘기고 왕국을 꿈꾸는 타르가르옌의 비세리스와 오빠의 의지로 도트락의 '칼리시'가 되어버린 대너리스.  사랑하는 아들, 브랜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없애기 위해서 남편을 찾아가는 캐틀린과 세르세이 왕비의 아들, 조프리 왕자의 짝을 꿈꾸는 산사와 자유를 원하는 아리아.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있는 존.  그뿐인가?  난쟁이는 모두 세상의 바스타드라고 외치는 세르세이 왕비의 동생, 티리온.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 것인가?

 

왜? 왜 하필 지금이오? 존 아린 경은 지난 14년 동안이나 핸드의 직책을 맡아왔고. 그런데 어째서 그가 지금에 와서 살해되어야 한단 말이오? (p.469)

 

 왜 하필 지금인지는 1권 끝무렵에 밝혀진다.  핸드가 된 에다드가 읽고 있는 왕의 계보.  그 속에 비밀은 있었다.  그리고 그 비밀이 <왕좌의 게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에다드와 에다드의 아이들이 눈에 보이지만, 그만큼 라니스터 가문의 자이메, 세르세이, 티리온의 이야기가 지류를 이르고 있고, 사라져버린 드래곤의 후예들의 이야기 또한 흘러 나오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보여진 아더들이 무엇인지는 알수가 없다.  이 책이 어떻게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열살도 안된 아이들를 포함한 에다드의 아이들. 열넷의 말장수의 칼리시가 된 소녀.  아마도 이야기는 그 아이들의 이야기 일것이다.  어리지만 어린아이들의 생각을 뛰어넘고 있는 이 소년, 소녀들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는 읽어봐야 한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 뒷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하다.  겨울이 오고있는 그곳에서 드래곤의 불을 볼수 있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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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4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공나리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A부터 시작했던 오르배 섬 사람들의 지도가 N,O,P,Q까지 다다랐다.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4권은 신화적인 면뿐만 아니라, 재미도 상당하다.  사랑과 배신, 권력과 가족애, 이야기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푸른 숲속에 붉은 코끼리떼를 표지로 삼고 있는 <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 이제 들어가 보자.

 

 

 닐랑다르엔 두 왕국이 있단다.  처음엔 당연이 왕국은 하나였다.  닐랑다르 왕국은 국왕이 사는 아름다운 궁전과 함께 그 자체로 매우 귀한 보배란다.  왕국을 가로지르는 긴 강은 궁전의 하얀 대리석 지붕을 비추며 유유히 흘러간다.  왕국의 두 왕자는 결혼을 하면서 닐랑다르강을 경계로 각각 남쪽과 북쪽 지방을 다스리게 된다.  날리바르와 알리자드, 니장과 젤리단느.  말렝디 왕국의 공주님들이 닐랑다르강의 신부가 되면서 40일간의 결혼 축제는 시작된다.  아름답고 행복해야만 하는데, 동생에게 아이가 생겼다.  나중에라도 아이가 생기면 좋았을텐데, 무슨연유인지 큰형에겐 아이가 들어서지 않고, 동생의 아이, 낭자뎅은 닐랑다르 국왕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보배가 되어버린다.  손자가 좋아하는 기린을 키우는 할아버지.  없는것에 대한 애증은 왜 그리도 아픈지, 남쪽과 북쪽을 다스리는 날리바르와 니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끊임없이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드는 지도책을 읽고 있으면서도 오르배 섬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드디어 오르배 섬이 나온다. 오르배 섬은 수많은 상선들이 지귀한 물건들을 사 모으기 위해 기항하는 곳이란다. 다섯가지 호기심 항구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몰려온 장사꾼들이 희귀한 동식물과 보석들을 사고팔 수 있지만 안개강 너머에 있는 풍요로운 아쪽땅은 이 섬을 다스리는 우주학자들이 철저하게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그런 곳이다. 지도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아무나 지도를 보는 것이 아닌 묘한 나라다.  우주학자와 상인조합인 장님들의 회원만이 구름 지도책에 나오는 안개강 너머를 건널 수 있단다.  그곳을 장님들도 없이 오르텔리우스가 갔다왔단다.  권위에 대한 도전인가?  거기에 말도 안되는 요상한 새까지 잡아왔다.  오르텔리우스의 새라고 불리는 이상한 새는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까?

 

 

 

 

 

 바위투성이의 사막은 어떤곳일까?  그곳에 사는 석질인들의 말에 따르면, 바위투성이 사막은 어떤 거인이 추락하면서 생긴 것이다.  땅에 부딪치면서 조각난 거인의 몸통은 바위가 되었고, 거인의 치아는 돌 거북아, 손톱에서는 석질인이 태어났다.  석질인들의 삶도 지도로 그려야 하는 코스마.  그가 석질인들을 만난다. 그들을 따라가면서 만나는 것은 서른 두개의 큰 바위.  생소하면서도 시기했고, 그들의 기록을 지도에 남기고 싶었는데,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터부시하는 사람들은 신화속에서도 존재하니 가슴이 아리다.  "서른 두개의 큰 바위는 석질인들이 제국을 상대로 수천 년 전에 벌인 장기판입니다. 큰바위 서른두 개가 장기판의 말이 되는 셈이지요. 두 나라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에 따라 석질인 들은 장기판의 말을 이동시킵니다. 그들은 심사숙고한 뒤 꼭 필요한 때에 자신들의 말을 옮겨 놓을 것입니다. 제국의 운명이 석질인들의 손에 딸려 있는 것이지요."(p.68) 장기를 발명했다는 석질인들이 놓는 장기의 말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곳은 키눅타 섬이다.  무섭다.  처음엔 이게 뭐지 했다가, 스물스물 올라오는 공포가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알바트로스호가 키눅타 섬에 정박하게 되었단다.  알바트로스오의 선장. 어찌나 나쁜 사람인지 선원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공작나무가 잎을 펴면 공작새처럼 보이는 이 멋진 섬에서 음산한 기운을 뿜어내는데 선장에게는 별 문제가 없는것 처럼 보였다. 선원들이 하나둘씩 사라질때도 말이다. 키눅타는 '먹을 것을 가져오는 자'라는 뜻이다.  섬의 원주민들은 배에 탄 사람들 중 키눅타라는 이름에 걸맞는 자를 가려내는 법을 알고 있다.  키눅타는 잔인하고 증오와 분노에 차 있어야 하며 야만적이어야 한다. 그가 사나우면 사나울수록, 화산신에게는 더욱 맛있는 제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섬의 원주민도, 화산신으로 오싹하게 만드는 키눅타 섬. 

 

  신화속에서 공포를 맛보았으니, 다음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출판사 소개글을 보면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자연과의 교감,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의 삶에 대한 고찰을 요하는 이 책은 이미 ‘Livres Hebdo’(주간지)가 뽑은 최고의 청소년책 상(1996), 리모주 도서축제 10~14세 아동도서 상, 프랑스 국영방송국의 아동 픽션 상(1997), 이태리 볼로냐 도서전 라가치 상(1998) 등을 수상하는 등 최고의 책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전 세계 청소년 및 아동 도서 편집자들이 가장 신뢰하고 그 미학의 높은 수준을 인정하고 있다고 되어있다.  이렇게 멋진 책을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세상엔 참 좋은 책들이 많다.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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