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자 유재석 - 방송작가가 쓴 국민 MC 유재석 이야기
김영주 지음 / 이지북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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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책장에 꽂아 두었더니, 오가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한다. '이런 책도 있어요?'.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야 유재석에 대한 책이 나왔어요?'가 맞는 질문이 아닐까?  국민 MC라는 칭호가 자연스럽게 따라 붙고, 방송 3사를 점령하고 있는 개그맨이 유재석이다.  <서세원 쇼>를 통해서 '꿇어!'를 외쳤던 바짝 마르고 카메라 공포증때문에 떨면서 이야기하던 개그맨이 십여년 사이에 함께하는 게스트를 띄어주고 프로를 띄어주는 타고난 MC라는 칭호를 듣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유느님'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고, 하는 행동마다 뻥뻥 터트리는 남자, 이러니 이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지금 나온건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유재석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유재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지금 방송작가 김영주가 유재석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하려고 하고 있다. 『일인자 유재석』을 말이다.

 

 

 

 개그맨들의 영향력이 굉장히 커지고 있다. 주말저녁엔 아이들과 함께 개콘을 보면서 개그맨들의 행동을 따라하면서 깔깔거린다.  개콘에 나오는 개그맨들만을 보는건 아니다.  우리집 아이들은 무한도전과 런닝맨을 굉장히 좋아한다.  인터넷으로 해피투게더도 즐겨본다.  큰 아이가 즐겨보는 이 프로들의 메인 MC는 유재석이다.  강호동과 투톱을 달리다, 얼마전 강호동이 잠시 쉬고 있는 동안 유재석을 명실상부한 국민MC가 되었다.  사람들은 웃음을 주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개그맨들의 성향만을 보자면 이경규의 웃음이 다르고 신동엽의 웃음이 다르다.  물론 강호동의 웃음과 김제동의 웃음도 다르다.  유재석 역시 다르다.  1991년에 데뷔, 전반기 10년은 존재감이 없다가 후반기 10년 폭발하기 시작하여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유머남, 국민 개그맨이 된 이 남자, 유재석. 안티가 없기로 유명한 이 남자, 유재석이 궁금하다.

 

 유재석은 기본적으로 개그맨으로서 어느 것 하나 특출난 것이 없는 인물이다.  얼굴이 옥동자도 아니고, 이휘재는 더더욱 아닌 인물, 몸이 이승윤처럼 좋은것도 아니고, 몸 개그를 김병만 처럼 하지도 못한다. 말을 신동엽처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말투가 김국진처럼 구수하지도 않다.  이렇게 놓고 보자면 그는 어느 것 하나 잘 하는게 없다.  방송대뷔전 대뷔만 하면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으리라 호언장담을 했지만, 깅용만, 양원경, 남희석, 박수홍, 김국진, 김수용등의 동기들이 날라 다닐 때, 그는 카메라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졌다.  그러던 그가 보여지기 시작한것이 7년차 무명개그맨을 지나 김숙과 함께한 '남편은 베짱이'였다.  어렴풋하게 기억되는 백수 남편의 이야기. 이제야 유재석이 꿈틀거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도 하지 않을것 같은 스타들 속의 무명의 MC, MBC 동거동락을 시작으로 유재석은 게스트들을 관찰하고 게스트들을 띠우기 위해 자신은 철저히 망가진다.  그리고 지금 그시간들을 거름으로 삼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MC가 되었다.

 

  도대체 유재석은 방송을 어떻게 했기에 누구나 인정하는 예능의 1인자가 된 것일까? 어떤 깨달음을 얻고, 어떻게 수련을 했기에 예능의 최강자가 된 것일까?  유재석이 오랜 세월 무명을 거치며 체득한 것들을 김영주 작가는 '유재석, 예능의 정석'이라는 이름으로 정리를 했다. 무술의 고수가 되기위해 청소 3년, 밥 짓기 3년을 하듯이, 유재석 같은 예능의 고수가 되기 위해 방송 작가 김영주가 말하는 다른 개그맨들과 유재석이 다른 것. 그의 7가지 습관은 이렇다.  1장은 열심히 하길 바라. 2장은 부지런히 공부하길 바라. 3장은 자신을 낮추길 바라. 4장은 배려하길 바라. 5장은 남을 돋보이게 하길 바라. 6장은 희생하길 바라. 7장은 게이머가 되길 바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유재석이라는 인물 한사람만 두고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지만, 최고의 자리에 있는 인물이기에 가능하기도 할 것이다. 그를 따르고 싶고, 그를 닮고 싶은 사람이 한둘이 아닐테니 말이다.

 

  자신보다 남을 돋보이게 하여 결국 프로그램 전체에 도움을 주는 MC, 유재석. <무한도전>의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하하가 있고, <해피투게더>에서는 박미선이 그렇다.  <런닝맨>은 예능 초보 이광수, 송지효, 개리가 유재석을 통해 큰 웃음을 주고 있다.  특히 박명수를 보면 유재석과 함께 할 때와 혼자 있을 때가 차이 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남에게 확실하게 캐릭터를 만들어 주는것.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유느님'이라는 칭호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되어지는 유재석.  어느 프로에서 그가 이야기했다.  아이와 함께 놀이공원을 갈 수 없는게 미안하다고.  그만큼 그는 바쁘다. 일주일에 그가 나오는 프로만도 한두개가 아닌데다, 모든 프로에 메인 자리에 있기때문에 건성으로 할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인터뷰를 잘 하지 않는다는 유재석, 그의 인터뷰 기사를 참조해서 썼다고 해도 그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이 책이 나오면서 정작 유재석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렇게 자신에 대한 책이 나왔는데, 그는 모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었다.  그의 인터뷰 기사와 TV에 나온 말 몇자 적는다.

 

"우리는 편법을 이용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p.147)

"예전에는 나 혼자 재미있으면 되고, 내가 재미있으면 만족했다.  그런데 요즘은 나보다 프로그램 전체를 보고 주변 분들을 보게 된다. 그래서 예전보다 더 피곤하다."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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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일공일삼 94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 비룡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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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시절의 기억이 평생을 좌지우지할때가 있다.  좋은 기억이라면 한평생 행복한 기억으로 따라다닐테지만 그렇지 못한 기억들도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초등학교는 인생에 가장 큰 부분일테고, 중.고등학생들은 그 시기가 전부로 다가온다.  내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면 신나게 놀던 기억이 나고,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으로 뛰쳐나갔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 시절엔 한반에 아이들이 70명이 넘었을때였고 그 많은 인원을 감당하지 못해 오전.오후반으로 나누어서 수업을 했을때였지만 왕따라는 문화는 없었다.  왕따라는 말을 요즘에는 어린 학생들 뿐 아니라 다 큰 어른들 사이에서도 들려오고 있으니 어린시절에 깍뚜기가 참 그리운 단어다.  어렸을때 고무줄 놀이와 공기를 굉장히 못했었는데, 놀이에서 빠진 기억은 없다. 언제나 나는 깍뚜기로 한자리를 차지 했었었다.  어느 순간부터 놀이문화도 급속도로 바끼면서 아이들은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고,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서 어떤 아이든 가슴 아픈 일을 겪게 된다면 그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어느날 구두에게 생긴 일'은 구두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화자는 구두가 아니다.  눈 꼭 감고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낭떠러지 끝에서 구두를 들고 있는 소녀가 보인다.  소녀의 심리상태를 나타내는지 겉 표지는 비가 오는 것처럼 보여지고 아이의 속마음은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지만 결코 괜찮아 보이진 않는다.  표지 속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 주경이다. 주경인 같은 반, 같은 학원에 다니는 혜수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괴롭힘을 당한다. '주경 M2'라는 문자가 초코렛을 의미하는 줄 엄마는 알지 못한다. 왜 주경이가 영어학원을 가기 싫어 하는지도 엄마는 모른다. 학교에서는 반장으로, 늘 톡톡 활발하게 친구들을 이끌고 다니는 혜수. 혜수와 함께있으면 주경인 불편하고 두렵다.  그리고 그 불편하고 어려움은 주경이 전에 정아라는 친구가 혜수에게 받았었다.  이제 정아는 혜수편에서 주경일 보고 주경인 학교도 영어학원도 다니기가 싫다.

 

혜수랑 미진이는 단짝이다.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단짝. 그리고 다른 애들을 우습게 아는 애들. 저 애들 눈에 거슬리면 편하게 지내기 어렵다. 그래서 눈깔이라는 거다. 대들지 못할 것 같은 애들을 잘도 찾아내는 눈깔. (p.14)

  전학 온 명인이가 헤수눈에 들어왔을 때 주경인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 날 줄 알았다.  자신이 당했던 걸 명인이가 당하면 편해 질것 같았으니까 말이다.  명인이의 신발을 혜수의 명령에 의해 주경이가 던져버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괜찮아. 나혼자서 저지른 일 아냐.  괜찮아. 난 이보다 더 심하게 당한 적도 있어.  괜찮아.  신발이 그것뿐이겠어.  다른 거 신으면 되지.  괜찮아.  명인이랑은 죽을 때까지 알은 척 안 하면 돼.'.(p.41)  괜챃다고 속으로 되새기지만 왜 이렇게 힘이드는지, 왜 명인이 할머니는 주경이 엄마 가계에서 일을 하시고, 명인이의 신발이 명인이에게 그렇게 소중한 신발이였는지 주경이에겐 이제 혜수도 명인이도 어렵고 힘든 상대가 되어버렸다.  구두 사건 이후 주경이는 자의든 타의든 가해자가 되고 만다.  또 다른 자신과 같은 아이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야기는 주경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또 다른 가해자가 되었다고 해도 책에서 만난 주경인 혜수와는 다른 아이로 보인다.  끝임없이 자신의 잘못을 말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결국엔 엄마에게 이야기를 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친구가 세상의 전부일때가 있다. 초등 4학년 무렵부터 시작되는 친구 관계는 중.고등학교에 다달으면서 극을 향해 가지만, 그 전까지 아이는 부모의 말보다 친구의 말에 좌지우지하게 된다.  너무나 이상하리 만친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이 들어도, 아이들 입장에서는 다른 모든것이 불가능하게 보인다.  작은 아이들의 온 세상은 친구이니 얼마나 크게 다가오겠는가?  공주같은 혜수의 눈에 나기 싫어 애쓰는 아이.  그럼에도 벗어나기 위한 몸무림이 아리기만 한 아이.

 

  감사하게도 황선미 작가는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게 해주고 있다.  물론 현실에서 가능 여부를 이야기하기는 힘이 든다.  아무리 부모라도 아이들 문제엔 대놓고 개입하기는 힘드니 말이다.  '기역자 소풍'가계에서 만나게 되는 고냥이와 소풍 언니.  그곳에만 있는 장화를 구입하게 되는 정화, 명인, 주경이와 주경이 주변에 있던 현수와 우영이. 아이들은 학예회에서 스스로 깜짝팀을 만들어 내고 서로 의지를 하면서 소통을 하기 시작한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는 걸 알고 있다.  내 아이도 이런 시기를 겪었었고 그 시기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봤으니 말이다.  여전히 아이들은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성장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황선미 작가의 이야기속에 있는 아이들처럼 해결 능력을 갖고 있는 아이들도 많지 않다.  공주 역활을 하는 아이의 눈에 난 아이들이 서로 뭉치는 경우도 쉽지 않지만 책을 읽는 나는 그 아이들을 응원한다.  스스로 일어나고 헤쳐나가는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단지 책일지라도 말이다.  아동 도서의 최고 작가라고 단언할 수 있는 황선미 작가는 이렇게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너도 할수 있다고, 힘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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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을지문덕은 살수에서 물길을 막았을까? - 수양제 vs 을지문덕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8
정명섭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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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각도로 보여지고 있는 역사 이야기들을 만나다 보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새로운 시각은 또 다른 역사를 만났을 때 빛을 발하게 된다.  아이의 역사관을 위해서 읽기 시작한 책 덕분에 다른 역사 책들이 눈에 들어오고, 역사 소설들을 훨씬 자주 접하고 있는걸 보면 몇해전부터 읽기 시작한 역사공화국 시리즈가 내겐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었고, 편식하던 책 습관을 고쳐준 계기가 되었다.  이번에 읽은 내용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살수 대첩'에 대한 내용으로 수양제 vs 을지문덕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역사는 거대하다.  한두 명의 힘이나 결단으로는 방향을틀 수 없다.  하지만 간혹 그런 순간도 존재한다. 우리 역사 속에서 을지문덕의 살수 대첩은 그런 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마어마한 대군을 눈앞에 두고 승리할 방도를 찾기 위해 고뇌하고, 협상을 휘애 홀로 적진을 찾아갈 정도로 담대한 을지 문덕.  그가 이루어낸 한순간의 결단과 결정이 한반도의 역사를 바꾼것은 아니었을까?  역사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만약 그 당시 고구려가 수나라 대군에게 굴복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오늘날의 한반도가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터무니 없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번 법정의 원고 수양제는 (569~618년, 재위기간:604~618년) 수나라 제 2대 황제로 이름은 양광이다.  이번 법정에서 수양제는 통치를 위해서는 전쟁이 필요하고 수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구려를 침략했을 뿐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피고인 을지문덕은(?~?) 수나라 군이 고구려를 침범하자 영양왕의 명을 받들어 수나라 백만 대군과 맞서 싸웠다.  이것이 그 유명한 살수대첩으로, 적진의 형세를 정탐하여 후퇴작전을 펼쳐 적군을 지치게 하는 전략을 사용하였다.  제목은 '왜 을지문덕은 살수에서 물길을 막았을까?'로 되어있지만 그 부분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정복 전쟁이 당연시 여겨지던 시기에 땅을 차지하는 것이 국력을 강하게 하는 것은 당연한것처럼 여겨졌으니 말이다.

 

  고구려와 수나라의 전쟁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작가는 이 법정을 통해서 전쟁으로 인해 희생된 많은 죽음들을 이야기한다.  조국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죽어간 병사들은 모두 주어진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한 인간이 할 일은 극히 적다.  수나라의 고구려 침략의 정당성을 묻는다면, 어느 나라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틀려질 것이다.  수나라 황제였다면 고구려 침략은 불가피했을테고, 고구려인이라면 당연히 수나라의 고구려 침략은 잘못된 판단이었고, 불필요한 전쟁이었다고 말해야 할것이다. 하지만 이번 법정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하는 것이 역사를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임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지금 전쟁으로 죽는 일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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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나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4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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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옥수 작가를 처음 만난건 아이 학교에서 열린 강연회 때문이었다.  작가의 강연회를 듣는다는 설레임에 그녀의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가슴 아린 아이들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그녀의 이야기들은 그 또래의 아이를 가진 엄마이기에 그냥 덮고 '책 잘 읽었다~'로 끝낼 수가 없었다.  굉장히 매력적인 강사의 모습으로 아이들 앞에 선 작가는 한 작품이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 해주면서 완벽하게 등장인물화 된다는 이야기를 해줬었다.  책에 나와있지 않은 책속 등장인물의 버릇, 성장과정을 비롯한 모든것에 오롯이 동질화가 된다고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후부턴 그녀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그녀가 얼마나 긴 시간을 책속 아이로 살았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공감이 가곤 했다.

 

  작가 소개글을 읽다보니 지금까지 500회 이상 전국 곳곳의 학교 현장을 직접 발로 누비며 청소년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과 성장통을 마음으로 껴안은 이옥수는 ‘학교 현장’의 러브콜 1순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작가로서는 드물게도 중고등학교의 스타 강연자로 명성을 얻고 있단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우리나라 청소년소설을 바탕으로 청소년소설 서사화를 통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고 되어있는데, 단 2시간 만난 이옥수 작가를 생각하면서 그녀답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그리 많이 모이지 않은 중학생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강연회에서 그녀가 내뿝는 아우라 때문일 것이다.  '나는 너희들이 너무 좋아, 너희들을 사랑한다'는 마음이 내게도 느껴졌으니 말이다.

 

 

   '파라나'.  도대체 이 뜻이 무슨 뜻인지 알수가 없었다.  네이버 사전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 이 단어가 순우리말이라는 것을 책 소개를 보고야 알게되었다.  ‘파라나’는 마음이 푸르러서 언제나 싱싱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아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이란다.  혹시 다른 책이 있나 찾아보니, '파라나'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책이 있다.  이 예쁜 말을 어찌 지금에야 알았을까?  청소년을 두고 하는 말이 '파라나'다.  읽으면서 이옥수 작가의 글 중 가장 유쾌한 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분명 그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름으로 인해서 '백정'이라는 별명을 가진 백정호는 겉으로 보기에는 유쾌한 아이였다.  책을 읽은 시점엔 그랬다.  리뷰를 바로 쓰지 않고 꿈지럭거리는 동안에 생때같은 아이들이 물속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고가 일어났고, '파라나'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정호는 뒷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열일곱의 정호는 참 멀리도 학교를 다닌다. 아무도 자신을 알지 못하는 곳으로 온 정호는 키도 훤칠하고 잘생긴 소년이다.  이 아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착하다'는 단어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막연히 착한 아들,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모범생으로 칭찬받는 정호는 '착하다'는 단어를 '인당수에 빠진 심청이'와 동일어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정호의 블랙리스트 1호 경로당 홍 할아버지, 2호 야쿠르트 아주머니, 3호 아름슈퍼 김씨아저씨를 비롯한 경비 아저씨와 앞집 아주머니, 그리고 가장 위험한 전춘희 여사까지. 그들이 말하는 '착한 아들'은 정호가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행위가 아니기에 정호는 부담스러워하고 힘들어 한다.  하지만, '착하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정호가 원거리 고등학교를 일부러 택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왜 사람들은 정호에게 '착하다'고 할까?

 

  착한 아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니지만, 착하지 않은 정호가 자신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은 인터넷뿐이었다.  정호가 좋아하는 예별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UT.  'UT 안티카페'를 개설하고 UT의 팬들과 정면 승부로 날밤을 새는 정호.  '복수의 전갈'과 '악마의 발톱'의 싸움으로 정호의 밤은 너무나 짧다.  이렇게 안티카페 속 정호의 위세는 드높아만 가지만, 밤을 세는것이 일상이 되어버리니 학교생활이 제대로 될이가 없다.  어딘지 모르게 정호가 닮은 듯하면서 너무나 당당한 효음.  매일 빵이나 사달라고 하고 빵셔틀도 당연하게 시키는 녀석이 정호옆에 찰싹 달라붙는다.  이녀석은 뭘까?  겉으로는 센척하지만 뭔가 불안한 것 같은 이 녀석은 왜 계속 정호옆에 있는 걸까?

 

'누가 낳아 달라고 했냐고요. 팔을 못 써서 발길질로 자식을 수없이 짓이겨야 하는 아버지를 원한 적 없다고요.  두 다리가 있어도 남들처럼 걷지 못하고 양 옆으로 돌아간 발로 절룩거리는 어머니를 원한 적 없다고요. 내가 선택하지 않았는데 왜, 왜요, 왜 나만 이렇게...' (p.246)

 

  정호의 부모님이 학교를 찾아오면서 정호가 숨기고 싶었던 비밀이 드러나버렸다. 몸이 안좋은 엄마의 손을 꼭 잡고 다니던 어린 정호는 그때부터 '착한 아이', '착한 아들'이 되어버렸고 자신과는 상관없는 꼬리표가 달라붙었는지도 모른다.  전춘희 여사의 “얼마나 착한지 몰라요”라는 말로 시작된 아들 자랑은 학교에서도 이어졌고, 정호는 학교에서 효행 대상 수상자로 지목되어 상을 받게 된다.  절대 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정호는 이 상이 너무나 싫다.  '왜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난, 심청이가 아니니까. 정호는 아프게 상패와 상금이 든 봉투를 움켜쥐었다.' (p.197).  상이라고 모든이에게 다 좋은것은 아니다.  심청이가 되기를 몸부림치면서 거부하는 아이에게 심청이가 되도록 강요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  분명 상을 주는 이는 선한 마음이었겠지만,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준 것일까?

 

  정호는 아픈 아버지와 함께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효은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보게 되고, 효은은 정호를 통해서 과거에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 본다.  아픈 아이들이 어찌나 많은지, 표면적으로 웃는다고 웃는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보여 주는 눈이 아닌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싶은 정호의 마음 속 갈등은 결국 효행상을 반납하기에 이른다.  세속적이기에 책을 읽는 나는 상금이 아까웠다.  '파라나'에게 상금은 블랙리스트들이 '착한 아이'에게 주는 요구르트나, 선물과 별만 다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래도 정호의 부모는 정호의 말에 귀기울여주고 동조해준다.  정호의 선택에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려 하는것이 아니다.  나 역시 알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남들이 만들어준 허울을 벗어던지고 자신을 찾으려 노력하는 열일곱, 멋지지 않는가?   마음이 푸르러서 언제나 싱싱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아이인 '파라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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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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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이 참 곱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표지를 제하고 나니 '夢幻'이라는 단어와 딱 들어맞는 하드커버가 나온다.  '몽환화'라고 되어있는데, 어째서 나팔꽃이 그려져 있는걸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아니, 이 꽃이 나팔꽃이 아닌 다른 종류의 꽃인가 잠시 갸우뚱.  워낙에 곳곳에 복선을 깔아 두는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이기에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는것을 알기에 그의 작품을 읽을때는 신경을 바짝 세우는데도 불구하고 또 그의 글발에 처음에 가졌던 생각은 간곳없어지고 넘어가는 책장 속도를 눈이 따라가지 못할 지경이 되어버렸다.  상관 관계를 찾을 수 없는 서로 다른 두편의 프롤로그. 출근길에 이유없는 죽음을 맞은 부부와 살아남은 여자아이.  열네살 소타에게 찾아 온 첫사랑의 이유 없는 헤어짐.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나하는 짧은 생각은 그저 생각으로 남을 뿐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거세게 몰아치기 시작하면서 단서를 찾겠다는 생각은 이미 물건너가고 그저 영화를 보는 관객처럼 책 속 인물들을 따라가기에 바빠진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핵가족화가 되면서 가족간의 만남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리노가 할아버지를 사촌의 장내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나게 되니말이다.  음악을 하던 나오토의 죽음과 각광받던 수영선수에서 평범한 대학생이 된 리노를 바라보면서 할아버지의 마음이 편할리가 없겠지만 할아버지는 역시 큰 산처럼 계신 분이다.  "정답은 하나만 있는게 아니다.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결론을 빨리 내려고 하지 마라. 어떤 길을 선택하든 나는 네 편이란다. 계속 응원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p.38) 할아버지가 이렇게 손녀를 배려해주시니 얼마나 든든하고 고마웠을까?  장례식 이후  리노는 꽃을 좋아하는 할아버지가 키워놓은 꽃들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한다.  매달 몇번씩 할아버지를 찾아가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찍어놓으신 사진도 블로그에 하나둘씩 올리면서 리노의 단조롭고 무의미하던 삶이 조금씩 바끼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무슨 꽃이에요?" 슈지가 다가와 화분을 들여다봤다. "이 녀석은 아직 뭐가 나올지 모르겠구나." (p.43)

 

  무명씨처럼 아무것도 알 수 없는 화분의 존재가 어떤 파장을 불러 일으킬지 리노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이 꽃은 공개하면 안 된다....그랬다가는 큰 소동이 벌어질 거다.  이건 당분간 우리 둘만 아는 비밀로 하자. 괜찮지?" (p.48).  분명 괜찮아야만 했는데, 할아버지가 살해되셨다.  할아버지의 시체를 처음으로 발견한 리노. 그리고 사건현장에서 사라져 버린 이름을 알 수 없는 노란 꽃을 피운 화분과 리노를 찾아 온 보타니카 엔터프라이즈의 가모 요스케. 할아버지의 죽음뒤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지는 피웠다 사라져버린 노란 꽃. 모두들 한 목소리로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떤 위험이 있기에 이렇게 위험하다고 나직하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걸까?  뜬금없는 인물 가모 요스케의 등장은 두번째 프롤로그를 떠오르게 하면서 이제 독자들을 흥분시키게 한다.  첫사랑에 가슴아파하던 소타, 소타와 열살 넘게 차이나는 형, 요스케.  뭔가가 시작되는 걸까?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 글을 월간 <역사가도>에 연재한것이 십년 전이란다.  연재가 끝나고 수차례 개고를 거쳐 이렇게 출간되기까지 십년의 세월이 흘렀다니, 다작하기로 유명한 그를 생각한다면 말도 안되는 어마어마한 시간일텐데, 그래서 그런지 소설 속 현재의 배경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로 되어있다.  뜬금없다 싶지만, 프롤로그에 등장했던 열네살 소년, 소타가 원자력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으로 나오면서 리노의 할아버지인 아키야마 슈지의 사건과는 별개로 소타의 가족사가 또 다른 축을 이루기 시작한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은 씨실과 날실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는 것처럼 잘 짜여진 플룻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십여년 전 나팔꽃 시장을 돌며 첫사랑에 가슴아려했던 소년이 엘리트의 코스처럼 여겨지는 원자력을 공부하지만 2011년의 원전사고는 터부시되고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꿈의 에너지라 여겨졌던 원자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륵이 되어버렸고, 그러한 사실을 대변하는 인물로 소타가 등장을 한다.   

 

  노란 꽃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가모 요스케를 찾던 아키야마 리노와 형의 비밀스런 뒷이야기가 궁금한 가모 소타의 만남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이들의 전문 탐정 버금가는 추리는 이제부터 시작이지만, 이들의 이야기와는 다른 방면에서 사건을 맡은 형사 하야세가 접근하기 시작한다. 불륜으로 별거중에 있으면서 가족 붕괴의 위기에 처해있지만, 여전히 아버지로서의 자리를 붙들고 싶은 하야세에게 아키야마 슈지는 가까이 다가갈수 없는 아들 유타의 은인이었고, 그 은인의 죽음은 유타의 말문을 트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은혜를 갚아야한다는 아들과 은혜를 갚고 싶은 아버지. 그리고 그들 앞에 드러나는 노란꽃의 비밀.  과거에는 노란 나팔꽃이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지만, 분명 역사 속 나팔꽃은 노란색이었단다.  노란 나팔꽃을 본적이 없었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보라색말고 다른 색이 있었던가?  흰색은 본 기억이 나는데, 다른 색은 기억에 없다.  아침나절 활짝 피었다, 저녁무렵이면 살포시 지는 나팔꽃이 노란색이라면 그 또한 기묘하리만치 아름다울 것 같긴하다.    

   

"어떤 씨앗이 사라졌다는 것은 사라질 만한 이유가 있다는 거야. 노란 나팔꽃이 사라진 것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야." "노란 나팔꽃은 금단의 꽃이라는 이야기야." (p.219)

 

  현존하는 나팔꽃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색소를 가진 환상의 꽃. 아키야마 슈지가 키워낸 꽃이 정말 금단의 꽃이었을까? 꽃의 존재를 믿지 않은 사람들과 꽃의 존재를 덮으려는 사람들. 그리고 중간에서 꽃이 아닌 다른것을 탐하는 이들.  1962년 9월의 아침, 주택가에서 벌어진 무차별 살인사건이 왜 'MM사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 지는지, 에도가와 막부시대부터 메이지 새 정부까지 은밀하게 재배되어지던 꽃의 이야기는 복선으로 깔렸던 소타와 리노의 활약을 칭찬이라도 하듯이 요스케에 입을 통해서 나오고, 사건을 하나씩 쫓아가던 소타는 둔탁한 둔기에 맞은 것처럼 멍해질 수 밖에 없어진다.  혼자만의 생각은 오류를 범할때가 많다.  자신만이 외톨이라 생각했었기에 가족을 기피하던 그에게 가족의 행동은 이해 불가였을테니 말이다. 노란꽃 끝에 밝혀지던 'MM사건'의 생존자는 이 소설의 가장 큰 반전으로 다가온다.  그런 사실과 함께 작가는 꽃의 씨를 뿌리듯 소설 속 곳곳에 숨겨 둔 장치들을 한꺼번에 개화해서 '가족애'라는 씨를 퍼트리게 만들어 버린다.

 

"세상에는 빚이라는 유산도 있어.  그냥 내버려둬서 사라진다면 그대로 두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는 받아들여야 해.  그게 나라도 괜찮지 않겠어?" (p.419)

 

  단순한 살인사건으로 치부되어 버렸을 사건은 '노란 꽃'을 매개체로 해서 리노의 이야기, 소타의 이야기와 하야세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갈래의 물줄기가 한곳으로 모이는 것처럼 모이게 만든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열네살 소년의 첫사랑은 어린 자아에 갇혀있던 소타를 어른으로 성장하게 만들어 주고, 어른이 된 소타는 자신이 갈길을 찾기 시작한다.  미래의 에너지로 생각하고 청춘의 시간을 바쳤던 소타가 감내해야하는 현실은 에도 막부시대부터 마취약으로 사용했던 꽃을 은밀하게 자백제로 사용하기를 권했던 가모 오키쓰구를 거쳐 가모 요스케와 이바 가문의 이바 다카미까지 보이지 않는 하나의 끈으로 묶어 두었고, 그 끈을 유산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을 존재하게 만들고 있다.  그와 함께 자신을 과소평가하던 리노 역시 죽은 사촌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보게 된다.

 

  지금까지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과는 분명 다르다.  흥미로 다가왔다가 묵직함이 가슴을 눌러준다.  이웃나라 이야기 이기에 가슴 졸이면서도 그들의 대처에 분통해 하던 '원전 사고'라는 미묘한 문제들을 히가시노 게이고는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세상에는 빚이라는 유산이 있다'라고 말이다.  마성의 식물을 확산시켜버린 사람의 피를 물려받은 인간의 의무를 지키려고 자신의 모든 시간과 정성을 쏟는 사람들과 분명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내던져진 무서운 선택을 수십 년 전에 이미 내려버린 나라의 원자력발전으로 부터 도망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소타같은 이들 때문에 세상은 여전히 숨을 쉬고 살수 있는 곳으로 존재하는 것일것이다.  그리고 놓아버린 꿈을 다시 잡기위해 땀흘리는 젊음은 금단의 꽃보다 아름답게 다가온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라고 말하는 노래 가사가 이들을 두고 하는 말처럼 느껴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는 오랜만에 만난 또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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