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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 - 살아남은 동물들의 비밀
최형선 지음 / 부키 / 2011년 3월
평점 :
부키는 아동도서의 명가다. 그래서 당연히 이책을 어린이용으로 생각했다. 어린 남자 아이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우리집 작은 녀석도 동물이라면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함께 읽기 위해서 책을 펼쳤다. 이런, 포커스를 잘 못 맞췄다. 아동 도서가 아니다. 몇해전까지 동물의 왕국이 했었다.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동물의 왕국을 꽤나 좋아했었다. 동물들의 생태계를 좋아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화면을 타고 흘러나오는 나레이션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 동물의 왕국속 나레이션은 일차적인 동물들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앞뒤 이야기와 함께 동물들의 삶을 인간삶에 적용시켰기 때문에 좋아했었다. 그런데, 이 책이 그렇다. 동물들의 모습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지구상의 살아남은 동물들을 통해서 인간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에서는 여덟 종의 지구 생태계 대표 동물들이 어떻게 다양한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생존 방식을 찾아 냈고 공존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치타, 기러기, 낙타, 원숭이, 박쥐, 캥거루, 코끼리, 고래 등 특출난 신체적 특징으로 기억되어 있는 동물들의 수천만 전 년의 역사로부터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오늘에 이른 동물들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그들이 아주 작은 부분까지 어떤식으로 변화하면서 자연 환경에 맞춰 갔는지 꼼꼼히 짚어주면서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각 동물들의 새로운 특징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1 치타 얼굴에는 왜 까만 줄이 있을까
잔꾀를 부리지 못하는 치타 / 자신을 올바로 파악한 치타 / 치타는 외로움을 잊고 달린다 / 치타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
치타는 포식 동물이지만 이빨과 얼굴이 너무 작아 속도만으로 승부를 지어야 생존할 수 있다. 거기에 치타는 주행성 동물이다. 다른 고양이과 동물들과는 달리 낮에 사냥을 하는 동물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햇볕을 막아야한다. 치타 얼굴에 있는 까만 줄은 야구선수들이 햇볕의 눈부심을 막기위해 붙이는 검은 밴드와 같은 역활을 한다.
2 줄기러기는 에베레스트를 넘는다
고향길이 아무리 험하다 해도 / 낮은 고도로 우회하지 않는다 / 에베레스트를 넘는 3가지 비법 / 리더의 지혜가 무리를 살린다 / 극한을 날며 노래를 부른다
줄기러기 떼는 9천 미터 상공으로 치솟아 오른다.급격히 대류권 상층부로 올라가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임에도 줄기러기떼는 산도도 적고, 영하 수십도에 이르는 추위를 견디면서 베베레스트 너머에 있는 고산 호수를 찾아간다. 해마다 두 차례씩 이동하는데, 가을 이주가 겨울의 먹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 봄 이주는 새끼를 치기 위해 그들은 무리 비행을 하면서 리더를 믿으면서 이동한다.
3 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
낙타의 엉뚱한 생존 전략 / 사막의 열기를 피하지 않는다 / 달릴 줄 알지만 달리지 않는다 / 낙타는 그냥 견디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막동물과 달리 낙타는 몸이 커서 그늘 찾기가 어렵다. 그렇게 큰 낙타는 처음부터 사막에서 살지는 않았다. 북아메리카에 살던 낙타는 기후 적응력과 양분 저장 능력이 뛰어난 무기를 가지고 경쟁자들이 우글거리는 북아메리카를 떠나, 경쟁자가 없는 사막으로 갔다. 낙타의 기후적응 능력은 긴 다리에서 부터 시작되는데, 한여름 사막의 온도가 60~70도에 이를때도 긴 다리 덕분에 몸통이 있는 곳은 발바닥인 있는 모래바닥보다 온도가 10도가 낮단다. 그뿐아니라 낙타의 온몸은 열을 차단하는 단열재 구실을 하고, 낙타의 혹속에 들어있는 지방은 극한에서는 물로 바뀐단다.
4 일본원숭이의 넉넉한 마음
문화를 즐기는 일본원숭이 / 연장자 우선하는 평화로운 무리 / 공동 육아 펼치는 생태 공동체 / 어려운 환경을 함께 이겨 낸다 / 다양성 인정하는 조화로운 삶
구세계 원숭이 중에서 문화를 가진 원숭이가 바로 일본 원숭이란다. 고구마를 담수가 아닌 해수에 씻어먹는 원숭이들을 본 적이 있는가? 우두머리 수컷이 짝짓기를 독점하지 않고, 지향적인 서열관리로 평화를 유지하고,함께 새끼를 볼보는 유인원이 일본원숭이란다. 새로운 우두머리가 생기면 다른 수컷의 새끼들을 죽이는 것이 보통의 원숭이들의 모습이라고 본다면, 굉장히 평화적다.
5 박쥐는 진정한 '기회주의자'
5천만 년을 이어온 박쥐 / 일할 때와 쉴 때를 아는 박쥐 / 1000종이 넘는 박쥐의 공생 / 헝그리 정신의 대명사, 박쥐/ 박쥐는 훌륭한 바나나 농사꾼
날아다니는 포유동물. 남극을 제외한 전 대륙에 걸쳐 약 1천 종이 살고 있단다. 그뿐아니라 현생 포유동물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종에 속한단다. 박쥐는 야생에서 30년넘게 살수도 있다는데, 보통의 포유동물은 몸 크기에 비례해서 수명을 알수 있다는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오래사는 거란다. 그리고 박쥐가 거꾸로 매달리는 것은 다리 힘이로 몸무게를 지탱하고 똑바로 설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날기 위해서 다리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다리뼈가 약해졌다니, 생존을 위한 동물들의 전략이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거기에 방향정위와 흡협박쥐에 대한 이야기들도 흥미롭다.
6 캥거루, 험한 세상의 엄마 노릇
캥거루 삼형제의 주머니 동거 / 캥거루 어미의 지극정성 모성애 / 과잉보호는 경쟁력을 앗아간다
주머니 속에서 젖을 주어 키우는 '유대류'인 캥거루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말로 '잘 모르겠어요'라는 뜻이란다. 수정된 알의 발달을 지체시킬수도 있는 캥거루는 임신과 출산을 조절하며 생존 확률을 높인단다. 캥거루 어미는 험난한 환경속에서도 새끼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주름잡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캥거루는 여러 환경으로 진출하여 우세종으로 등장하는데는 실패했다.
7 코끼리는 생태계의 건축가
초대형 동물은 어디로 갔을까 / 코끼리의 사뿐한 발걸음 / 생태계 돕는 코끼리의 사생활 / 지혜로운 암컷들의 무리 / 코끼리 생명에 중요한 이빨
거대한 코끼리의 경쟁력은 유연성이다. 머리가 무겁고 턱이 커서 다른 초식동물처럼 목을 길게 뽑아 입으로 먹이를 뜯어 먹을 수가 없는 코끼리는 코를 사용한다. 거기에 하루에 16시간쯤 먹는일에 힘을 쓰고, 코끼리 무리는 어미 코끼리와 그 자매, 그리고 그 딸 등 암컷 3대로 이루어질 때가 많다. 무리의 규모는 9-11마리 정도가 흔한데, 공동육아를 한다. 그리고 코끼리가 건강해야 초원이 유지되고, 초원의 대형 동물들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 이런것을 폭포효과라고 한단다.
8 고래는 왜 바다로 들어갔을까
고래는 발굽 동물이었다 / 고래의 진화는 장엄한 드라마 / 고래는 모두 돌고래처럼 똑똑할까
고래의 애초 조상은 육상동물로서 부분적으로 수중생활에 적응했다. 늑대처럼 다리가 길고 긴 꼬리와 긴 주둥이를 가진 녀석이 1천만 년에 걸쳐 뭍에서 바다로 서식지를 이동하기 위해 몸의 구조가 바뀐것이다.
굉장히 힘들게 책을 읽었다. 박식한 저자에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어서이기도 했지만, 너무 많은 정보가 담겨있어서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읽고 글을 쓰다보니, 이 책 한권으로 굉장한 양의 지식을 얻게 되었음은 사실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읽기가 힘이들었을까 생각해 본다. 너무나 많은 부분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경제활동을 이야기하고, 철학을 이야기한다. 그뿐 아니라 인간사까지 이야기한다. 그래서 읽기가 힘이들었다. 가지치기를 많이 한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할까? 그렇다고 책이 이상한것은 아니다. 부키의 책답게 과학적 지식이 다분하다. 알지 못했던 내용들을 서술식으로 풀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얇은 책을 일주일 이상을 잡고 읽었고, 그후에 글을 쓰는데 삼일이나 걸렸다. 이렇게 힘들게 책을 읽어내려간 일이 별로 없었다. 철학책이 아님에도 철학책 같은 『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 - 살아남은 동물들의 비밀』.책에서 다룬 많은 부분들을 글로 녹여낼 수 없는 능력의 내 한계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