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랩
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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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장을 넘겨서 앞의 몇페이지를 읽었을때의 느낌은 주인공이 정신분열을 앓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것이었다. 자신의 집을 지구의 축소판으로 여기고 은둔아닌 은둔생활을 고집하고 있는 사람. 커다란 개 한마리가 유일한 친구이자 동료라고 까지 할수 있는 사람이 어떤 트랩을 펼치고 이야기를 꺼낼지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비틀즈의 <All you needs is love..>는 화자의 머릿속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인지 현실속 음악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베일에 쌓여있는 화자가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린다 콘라츠. 매년 책을 한권씩 쓰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부유한 서른여덟의 작가이고, 십일년 넘게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는 괴팍한 작가라고 말이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글을 쓸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현대 문명에서는 불가능한 일은 없다. 인터넷이라는 마법의 도구는 모든것을 해결해주니 말이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비밀을 슬쩍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한다. 죽은 여동생.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언니. 그리고 동생을 죽인 살인자와 BGM처럼 흐르던 비틀즈의 음악. 그 살인자를 눈앞에서 보게 될지 몰랐다고. 자신의 눈앞에 살인자가 나타났다고. 그것도 TV속 기자로. 어떻게 살인자의 얼굴을 잊을 수 있겠는가? 그토록 사랑하던 동생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사라져 버린 악마의 얼굴을... 자신이 할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살인자를 잡고자하는 마음은 십년넘는 시간을 동생의 환영속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이라면 당연한 결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나씩. 하나씩 덫을 놓아야한다.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는 덫을...

 

대인공포증까지 있는 주인공이 동생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서 만들어 내는 덫은 처절하기 까지 하다.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린다가 이야기한것 처럼 린다는 자신과 동생 안나의 이야기를 <피를 나눈 자매>를 통해서, 조피와 브리타의 모습으로 완벽한 액자소설을 만들어 낸다. <피를 나눈 자매>를 통해 독자들은 린다와 안나에게 일어났던 사건을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맞춰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린다와 동일시 되는 순간 독자는 린다와 함께 그녀가 범인으로 지목한 빅토르 렌첸을 마주하게 된다.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일까? 그녀가 준비해 둔 덫은 누구를 위한 덫일까? 린다는 빅토를 렌첸을 범인이라고 단정하지만 그에게 있는 완벽한 알리바이는 어떻게 해야할까? 너무나 완벽하게 그려진 안나의 모습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선으로 봤을땐 완벽한 모습으로 보여지지 않기 시작하면서 린다가 그렇게 당연시했던 과거의 사건들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극의 초반보다는 중반이후가 훨씬 박진감이 있고, 가독성도 높아진다. 용의자에 린다가 포함되어지기 시작하면서 린다와 함께한 독자들은 방향키를 잃어버린것처럼 안절부절 하게 되지만, 그래도 이야기의 흐름과 상관없이 <피를 나눈 자매>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결말을 맺는다. <피를 나눈 자매>처럼 결말을 맺을 수 있을까? 이젠 린다 본인조차도 자신을 장담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스릴러는 반전이 있어서 재미있다. 전율이 이는 반전은 책을 읽는 독자들의 몫이다. 그 재미를 빼앗을 수는 없으니 그냥 넘어가자. 어쩌면 이 책은 스릴러가 아닐지도 모른다. 교묘하게 숨겨둔 로맨스의 복선들은 한꺼번에 터져나오면서 시집과 남주를 끄집어 내어 던져준다. 분명 그가 주인공은 주인공일테니 말이다. 빅토르 렌첸과 율리안. 누가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할지는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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