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외동딸 5 - 완결 블랙 라벨 클럽 4
윤슬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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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까지 왔다. 웹소설의 특성상 빠르고 가벼운데, 그러기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가 다분하다.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기도 하지만, 몇장 건너서 읽는다고 내용을 이해 못하는 수준도 아니기 떄문에 몇시간 걸리지 않아서 한권을 다 읽게 된다. 가독성이 상당한 책이다. <황제의 외동딸>시리즈가 5권으로 끝이 나지만, 외전이 있고, 만화까지도 나오는걸 보니 독자들의 성화가 대단하긴 했을 듯하다. 표지 일러스트는 카이텔과 리아가 주로 나오는 것 같기는 하지만, 5권의 표지가 어른이 여아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나오는걸 보면 카이텔과 아리아드나로 보이긴한다. 5권에선 이미 리아가 아그리젠트법으로는 성년이 된걸로 나오지만, 아빠눈엔 여전히 아이일테니 말이다.

 

 

차원이동과 마법의 공존은 웹소설속에서 가장 편하게 상황을 해결해주는 요소중 하나다. 가출했다 카이텔을 다시 만난 리아가 4권의 끝이었기에 어쩌면 리아를 둘러싼 로맨스를 기대했을지도 모르지만, 작가는 여지없이 로맨스를 기대하는 독자를 무시하고 라아의 납치극과 리아를 찾는 카이텔의 부성을 그리기 시작한다. 폭군의 미친놈이라 칭해지는 카이텔이 리아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버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한다면 책을 읽고 있는 이는 아직 아이가 없는 사람일 것이다. 시대가 워낙 변해 자신만을 아끼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부모에게 자식은 아무리 성장해도 연약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어느새 딸 바보가 되어버린 카이텔에게 리아의 부재는 세상의 끝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사라진 제6황자에게서 아리아드나를 구해내지만 사경을 헤메는 카이텔. 이제 마법이 시현될 때가 되었다. 황궁의 군식구에 정체불명의 인물이라 칭하고, 리아는 재수없다고 이야기하지만, 부러진 검이 보여주는 과거와 현재는 이 세계가 아니면 불가능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러기에 카이텔의 의식에 흐름속에 리아가 들어갈수 있었을테고 말이다. 리아의 눈에 보이는 어린시절부터의 카이텔. 외면당하는 어린 아이의 모습. 두려움에 떨지만 강해질 수 밖에 없던 아빠가 아닌 어린 아이인 카이텔이 리아가 태어나고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카이텔의 의식 속에 들어 간 리아 역시 인정할 수 밖에 없었을 듯 하다. "아빠, 그러니까 다른 더 좋은 아빠 밑에서 태어났으면 좋았을 거라는 그런 말은 하지 마. 이제 아빠가 아닌 내 아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걸." "아제 돌아가자." (156)

 

<황제의 외동딸>이 외전까지 나오고 있고, 인기를 몰아서 <웹툰>으로 제작되어 지고 있다. 세대를 딱 보여주는 소설이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서 웃음코드와 함께 뭉클함도 들어있다. 그리고 빠르다. 0세, 1세, 7세, 18세... 그리고 스물다섯. 리아의 전생과 거의 비슷한 나이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독자는 어떤 이야기를 원했을까? 리아와 제국주변의 왕들과의 로맨스를 원했을수도 있고, 아빠바보로 살기만을 원했을수도 있다. 책의 끝은 사라져버린 제국의 황제와 공주이지만, <황제의 외동딸>관련 글들을 찾다보니 리아와 아힌과의 아이들이 나온 계보가 있는걸 보면 그것도 아닌듯 하다. 웹소설이기에 작가는 독자들의 반응에 즉시 응답을 한다. 그래서 이야기의 흐름이 바뀔수도 있고, 바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한번쯤은 과거로의 회귀를 생각했을 것이다. 그 회귀가 과거가 아닌 차원이동으로 나타났을때의 반응은 심각하게 나타날텐데, 어린 아이의 몸으로 들어간 영혼은 그런 걱정을 작은 몸속에서 오래시간 할 수 있으니 더 편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요즘 읽게 된 책들 중에는 차원이동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서 기게 평범한 일상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과거에서의 삶을 현재의 삶에서는 바꾸고 싶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것 만으로도 세상은 살아볼만하지 않을까? 외동이 아니어도 아그리젠트의 쭉쭉 뻗은 귀공자들이 옆에 없어도 오랜만에 내리는 빗줄기로 시원함을 느끼는 것만으로 이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아그리젠트의 역사, 문화, 경제, 정치, 예술, 과학까지 모든 분야를 통틀어서 이 남자가 빠지면 논할 수 있는 분야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아그리젠트의 고작 한 시대. 그러나 그 시대가 가지는 역사적 의의나 정치, 문화적인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고작 한 시대라 감히 칭할 수 있을 것인가. 겨울 나무로부터 시작된, 신화시대부터 존재해 온 유서 깊은 아그리젠트. 그 아그리젠트의 역대 최악의 폭군이자, 아그리젠트 역대 최고의 성군. 아그리젠트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그 이름.   카이텔 르슈 바이비즐 루안 아그리젠트(483~589).- 아그리젠트의 제 21대 황제, 아리아드나 공주의 아버지.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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