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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북 ㅣ 비룡소 클래식 39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존 록우드 키플링 외 그림 / 비룡소 / 2016년 3월
평점 :
클래식은 고전적이다. 클래식 음악처럼 아주 먼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는데, <정글북>은 내겐 그리 먼 과거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린시절 모글리를 어떻게 만났었던가? 모글리와의 처음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신난다. 재미난다. ~'로 시작되는 '어린이 명작동화'에서 만났을 수도 있고, 아주 얇은 포켓북을 통해서 만났었는지도 모른다. 어린시절엔 늑대 아이 '모글리'는 밀림의 왕자라는 '타잔'과 동일시 되었던 것 같다. 그 아이를, 과거속에 꼭꼭 숨겨두었던 '모글리'를 비룡소 클래식을 통해서 다시 만났다. 어린 시절 추억을 꺼내듯 조심스럽게 말이다.
정글북의 내용을 모르는 아이들이 있을까 싶었는데, 우리 아이가 정글북을 모른단다. 대강의 이야기를 들려주니, 아이 역시 '타잔'을 이야기한다. 분명 어렸을때 읽어준 기억이 있는데, 그 기억은 엄마만의 기억이었나 보다. 절룩거리는 호랑이 시어칸이 놓치 아기를 늑대 부부가 발견하고는 자신들의 새끼로 키우기로 한것으로 <정글북>은 시작된다. 정글의 법칙대로 갈색 곰 '발루'와 흑표범 '바기라'라 모글리의 대부 역활을 하면서 모글리는 정글의 법칙과 언어를 배워 나간다. 시어칸은 눈앞에서 놓친 모글리를 점점 커지는 도시락 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고, 그로 인해 모글리는 인가 세상으로 나가지만, 당연한듯 인간 사회에서 어울리지 못한 모글리는 아켈라와 형제들의 도움으로 시어칸을 물리치고 정글로 되돌아 온다.
총 7개의 이야기, 모글리의 형제들 / 카아의 사냥 / 호랑이다! 호랑이야! / 하얀 물개 / “리키티키타비” / 코끼리들의 투마이 / 여왕 폐하의 신하들 로 나뉘어 진 이야기는 내겐 과거로의 여행이었고, 아이에겐 새로운 여행이었다. 어린시절 TV를 통해서 만났던 모글리의 이야기는 '모글리의 형제들', '카아의 사냥', '호랑이다! 호랑이야!' 였던 것 같다. 다른 이야기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니 말이다. <정글북>의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은 역대 최연소이자 영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대표작이 <정글북>이다. <정글북>이 1907년에 출간되었으니, 100년이 넘은 이야기가 새삼스러울 만도 한데, 흡수되듯이 읽히는 것은 분명 작가의 역량이다.
중간 중간 나오는 삽화는 책을 만나는 행복을 만끽하게 해주고 있는데, 삽화들만 모아도 <정글북>의 이야기 하나를 만들어 낼 듯 하다. 굉장히 섬세하게 인간 아이가 정글에 살게 된다면이라는 과정하에 러디어드 키플링은 정글의 세계를 하나 하나 그려 보여주고 있다. 바기라와 발루가 말하는 정글의 법칙과 언어들은 작가의 상상력을 극대화 해서 보여주지만, 정글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인간세상이 정글과 다른 것이 없으니 말이다. 나와 다르다는 것으로 거부하는 사람들과 포옹한다 말하면서도 눈치보는 사람들. <정글북>은 끊임없이 '모글리'를 통해 'Who am I ?'를 생각하게 하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세상 모든 만들이 다 중하지만, <정글북>을 읽는 이들은 인간이니까. 그러기에 자기를 찾기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글리'에 동화되는 것이니 말이다. 클래식이라고 되어있지만, 여전히 자아 찾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 생각의 시간을 부여해주는 놀라운 책이 <정글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