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부 선생님, 안녕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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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더니, 표지가 없다. 책을 찾다가 표지를 보고 빵 터져서 대여하려고 했는데 말이다. 도대체 왜 이런 표지를 한걸까? 한 70년대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아닌것 같다. 그렇다고 요즘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전작을 읽지 못해서 시노부 선생님이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슬렁 슬렁 하면서도 새미 탐정처럼 뭔가를 해결을 하는 능력자다. 전작인『오사카 소년 탐정단』을 주문해 뒀으니, 읽어보면 알겠지. 그렇다고 『시노부 선생님, 안녕!』이 엄청나게 재미있어서 전작을 주문한건 아니다. 그냥 워낙 전작이 인기가 좋아서, 이책이 나왔다고 하니 궁금한 정도다.

 

 

『시노부 선생님, 안녕!』은 전작에서 주인공 시노부 선생님이 파견 유학 형식으로 대학에 진학하면서 아쉽게 끝난 소설의 감동을 잊지 못한 독자들이 작가에게 후속편을 써 달라고 요청한 끝에 탄생한 작품이라고 출판사에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작품을 어마어마하게 만들어 내는 능력자, 히가시노 게이고이니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야기는 괜찮은 편이다. 다작을 하는 작가의 일상은 어떨지 궁금해지는 이유는, 별의 별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시노부 선생님의 캐릭터는 『시노부 선생님, 안녕!』을 통해서 충분히 알 수 있다. 약간 덜렁되면서도 사건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 인물로 나오는데, 『오사카 소년 탐정단』에 등장하는 제자들이 초등학생이었나보다. 이번편에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중학생으로 나온다. 중2가 무서워 전쟁이 나지 않는다는 우스게 소리가 있을 정도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중학생 아이들이 아닌,『시노부 선생님, 안녕!』속에서의 아이들은 과거 속 아이들처럼 너무나 순진하고 순박하게 나와서 조금 괴리감이 있지만, 그래서 따뜻하게 다가온다.

 

아이들 외에 시노부 선생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오사카 부경의 신도 형사와 꽃미남 엘리트 회사원 혼다씨 가 서브 남으로 나오는데, 시노부 선생님이 꽤나 매력적인 인물인지, 시노부 선생님 한명을 두고 난리가 아니다. 책 뒷 부분에서 어느쪽으로 기울어졌는지 조금은 힌트를 주고 있지만, 남녀 관계를 누가 알겠는가? 썸은 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우니, 그저 선남 선녀의 사랑을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전편도 단편들을 엮어 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노부 선생님, 안녕!』은 6편의 단편들을 묶어서 보여주고 있다. 시노부 선생님은 공부 중 / 시노부 선생님은 폭주족 / 시노부 선생님의 상경 / 시노부 선생님은 입원 중 / 시노부 선생님의 이사 / 시노부 선생님의 부활. 요렇게 소제목을 써놓으니 이게 뭐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읽은 이들이라면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는지 제목만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게 다가온다.

 

운동도 잘하는 시노부 선생님이 대학에 파견 유학을 나왔으니 공부중이다. 그 와중에도 사건은 일어난다. 왜 선생님 있는곳에서만 사건이 일어나냐고 한다면 뭐라 이야기 할 수 없지만, 히가시노가 애정하는 인물들 주변엔 언제나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그때문에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이니 어쩌겠는가? 운전면허 준비를 하고 있는 시부노 선생님과 이쿠오의 엄마인 하라다 히데코가 자동차 교습소에서 만났다. 개똥과 하라다 씨의 관계는 읽어보시길. 이사를 간 유타와 친구의 결혼식에 참여하기 위해 시노부 선생님과 뎃페이와 이쿠오가 도쿄로 상경했다. 이곳에서 벌어질 일은? 혹시 유괴?, 급성 충수염으로 입원을 한 곳에서도 사건은 일어난다. 병원이 아니면 어떤가. 그녀가 있는 주변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노부 선생님의 부활. 예수님도 아니고, 무슨 부활? 다시 학교로 돌아간 그녀. 또다시 그녀의 활약이 시작된다.

 

고전적이다. 권선징악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아이들도 중학생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순수하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회장님이나 주운 돈을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할머니를 보면서 뭐 저런 사람이 있어 하다가, 웃음이 삐죽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이야기들은 순수하게 다가온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과거와 현재의 공존이었고, 그 속에 순수함과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노부 선생님, 안녕!』역시 순박하게 다가온다. 전작에서 활약을 했던 선생님이 파견 유학을 마치고 다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것으로 새로운 시작을 보여주지만, 딱 여기까지라서 좋다. 순수함도 너무 오래 끌면 그 빛을 잃어 버리기 마련이니까. 그냥 예전 히가시노 게이고의『비정근』과 『신참자』를 만났었던 느낌을 떠올릴 수 있은 그것만으로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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