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의 여왕 - 곰이의 이지쏘잉이 만드는 우리 가족 이지룩 30 바느질의 여왕
이인숙 글.사진 / 소울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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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평생학습센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거의 십여년전에 이벤트 선물로 받은 미싱을 보면서 저걸 어떻게 해야할까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는데, 친구의 권유로 재봉을 한번 배워볼까하고 평생학습센터를 찾았다. 석달에 30,000원이라는 저렴한 수강료에 혹 하기도 했고, 왠지 센터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에 빠져 버려서 그냥 신청을 한것이 벌써 세번째 신청을 하고 있으니 이번 수강기간이 끝나면 9개월을 다니게 된다. 수강료가 저렴하다고 재봉이 저렴한것은 아닌데, 멋모르는 초보가 그런걸 알리는 전무하고, 이때부터 재봉에 들어가는 돈이 어마어마하게 커지기 시작하더니, 책으로 빽빽하게 쌓여있던 책장에서 책을 꺼내고, 어느새 원단이 쌓여가고 있으니 웃음만 나온다.

 

 

 

암홀자, 곡자, 1m자, 방안자, 직각자를 시작으로 미싱을 제외한 바느질 도구중 가장 비싼 날아다니는 곤충표 가위를 구입하고 한번 본적도 없던 쪽가위와 실뜯개, 송곳, 겸자를 구입하더니 초크펜슬, 수성펜, 초자고까지 하나씩 구입하는 것들의 양이 상당하다. 처음 홈패션을 시작할때는 기본적인 재봉사 한두개와 북알과 북집 몇개로 끝났던 것이, 아이들 옷에 관심을 가지는 순간 재봉사, 코아사, 날라리사, 스판사와 청지사까지 눈이 돌아가기 시작하고, 티셔츠의 목이나 손목등의 신축성을 위해 달아주는 시보리 원단까지 기웃거리기 시작한다. 몇마의 시보리로 끝날것 같던 원단 산은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밀라노 시보리로 눈이 돌아가고 직기(늘어나지 않는) 원단들은 다이마루와 미쭈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

 

어떤 재봉관련 책에도 지금까지 언급했던 것들은 기본이기에 다 들어가 있다. 『바느질의 여왕』역시 그렇다. 재단만을 목적으로 하는 일본 패턴책들에는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책들은 고수들을 위한 책이니 나와는 맞지가 않다. 어떤 책에서든 들어있는 내용들이 실려있는 이유는 당연히 있다. 책을 통해 만나지 않고 이것저것 몸으로 부딪혀서 배우는 것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6개월 동안 평생학습센터에서 배운것보다 몇시간 책을 통해서 배운게 더 많으니 말이다. 기본적인 미싱의 바늘 바꾸기, 직선받기만을 원한다면 책을 만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람이 어디 그런가? 원단을 박으면서 왜 밑실과 윗실이 일정하게 나오지 않고, 어떤 원단을 사용할때는 실이 자꾸 끊어지는지 궁금하고 해결하고 싶어진다. 물론,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경우가 많지만, 센터의 선생님들은 바빠도 너무 바쁘다.

 

『바느질의 여왕』을 구입한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겠지만, 책에 들어있는 패턴때문이다. 처음엔 집에 있는 옷을 본떠서 만들어 보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무료 패턴으로 만들어 보기도 했는데, 사람 욕심이 끝이 없으니 좀더 좋은 걸 원하게 되는건 어쩔 수가 없는것 같다. 후드티를 만드는데 제대로 된 것이 나오지 않으니 패턴책들에 눈이 돌아갈 수 밖에 없고, 그래서 결정한 책이 『바느질의 여왕』이다. 출간된지 좀 되긴 했지만, 기본적인 패턴들이 들어있고, 응용을 할 수 있어서 요긴하게 다가온다. 사실, 아이들 패턴은 내게 필요하지 않지만, 조금 더 응용을 할 수 있게되면 아이들 패턴으로도 어른옷들이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고, 간만에 좋은 고모 노릇도 될듯하니 나쁘진 않다.

 

 

『바느질의 여왕』의 가장 좋은 점은 실물 패턴북이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나온 패턴북들을 몇권 선물 받았는데, 한장의 패턴지에 어마어마한 양의 패턴들이 들어있어서 눈돌아가기 일보직전까지 이르게 만든다. 물론, 집중해서 따라가다보면 어렵지 않게 패턴을 뜰 수 있지만, 초보에겐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30가지 패턴을 세장에 그려주고 있어서, 초보들에겐 편하게 다가오고, 패턴을 뜨고 옷을 만드는 방법이야 모든 패턴북처럼 당연히 알려준다. 심지를 붙이고, 시접을 주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으니, 그런 건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오만가지의 취미들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이젠 더 이상 늘리지 않고, 지금까지 쌓아둔 원단과 패턴북들을 이용해서 원단산을 깎아볼련다. 흔히 쓰는 말로, 뽕 뽑은 다음에 다른일들을 저질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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