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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따듯해지는 북유럽 스타일 손뜨개 소품 ㅣ 마음까지 따듯해지는 북유럽 스타일 시리즈
Applemints 지음, 김수정 옮김, 송영예 감수 / 참돌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겨울엔 역시 손뜨개가 눈에 들어온다. 책방 구경을 갈때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뜨개 소품이나 패턴들이다. 게다가 북유럽 스타일이
들어있는 책들이 어찌나 많은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워낙에 주변에 북유럽 스타일을 표방하는 가구나 침구들이 많아서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여전히 눈에 들어오는것은 어쩔 수가 없다. 큰 아이가 딸이라 우리집에도 뜨개실이 참 많이도 굴러다닌다. 겨울만 되면 목도리와 장갑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곤 하는데, 내눈엔 썩 예쁜 작품이 나오질 않는다. 만들어서 아이가 하는 경우를 도통 볼 수가 없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작품들 투성이니, 예쁜것 좋아하는 나이의 아이가 작품이라고 말하기도 뭐할 정도다. 그렇다고 내가 솜씨가 좋아서 아이의 작품을 손을 볼
수도 없으니 그냥 집안에 뒹굴거리다 사라지기 일수다.

어렸을 때, 엄마는 솜씨가 참 좋으셨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 방학이 되면 병에다 옷을 입혀서 인형을 만들어
주셨는데, 방학숙제로 가지고 갔던 기억이 난다. 누가봐도 내 솜씨는 아니었지만, 어찌나 예쁘게 만드셨던지, 항상 숙제를 집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학교에 몇달씩 전시가 되곤 했었다. 엄마를 보면 금방 인형이 나오고, 조끼가 나와서 손뜨개가 참 쉬운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정작 내가
뜨개질을 배워야만 하는 중학생이 되니, 이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엉터리고 뭔가를 하지는 않지만, 엄마만큼
고도의 집중력으로 단시간에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뜨개질은 시간과의 싸움이고 자신과의 싸움이기전에 사랑이 기본으로 깔려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아이를 낳은후에 유일하게 제대로 만든 게 아이의 스웨터였다. 아이에게 입힐 욕심에 얼마나 기를 쓰고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러니, 뜨개질은 사랑이 없으니 참 고역이 아닐 수가 없다.
책은 아란무늬 가방을 시작으로 밧줄무늬 머플러까지의 Contents를 먼저 보여주고 있다. 요거 한번 만들어 보고 싶은데 하고
호기심을 일으키자마자 뜨개방법 포인트 레슨을 시작하면서 23가지의 소품들의 뜨개도안과 함께 뜨개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어찌나 세심하게 알려주고
있는지, 도안만 가지고도 충분히 소품하나를 만들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엔 대바늘
뜨기나 코바늘 뜨기가 가정시간에 들어있어서, 도안을 보고 뜨개를 하는게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물론, 이렇게 도안과 뜨개방법만 나온것은
아니다. 정말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고, 코바늘뜨기 기초와 대바늘뜨기 기초도 실려있다.

하트 부분의 통과구멍에 머풀러의 아랬단을 넣어주는 타입의 미니 머플러나 지나치게 소녀스럽지 않지만 코디하기에 유용한 오프하이트
뜨개칼라는 당장 뜨개실을 가지고 만들어 보고 싶을정도로 사랑스럽다. 짧은 줄기뜨기로 탄탄하게 떠서 보온효과가 뛰어난 삼각머리 빵강 벙어리장갑은
이렇게 쉽게도 장갑을 뜰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면서, 내 머릿속에서 나올 수 없는 뜨개방법들을 알려 주고 있다. Basic
Lesson은 실과 바늘 쥐는법, 첫코 만드는 법, 시작코같이 가장 기초적인 것을 알려주는데, 오래전에 손을 놓았던 이들도 금새 따라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서 용이 하다. 게다가 'Material Guide'에서는 책에서 사용한 실을 소개해주고 있는데, 사진과 함께 바늘호수와 함께
대체가능한 실까지 알려주고 있으니 이 책 참 친절도 하다. 북유럽 손뜨개 시리즈를 찾아보니 손뜨개 가방, 손뜨개 모자가 따로 있던데, 책
속에서 만나지 못했던 다양한 뜨개도안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궁금해 진다. 머릿속에 있는 패턴은 겉뜨개와 안뜨개밖에 없으니 이렇게
사랑스럽고 멋스러운 문양이 나올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소품마다 도안과 뜨는법을 알려주고 있는『북유럽 스타일 손뜨개 소품』은 손뜨개를 오랜만에
하는 내게도, 처음시작하는 딸아이에게도 참 유용한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