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칠드런 - 2014 제8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6
장은선 지음 / 비룡소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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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성장 소설을 좋아한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지만 그리 큰 기대를 한건 아니었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했었고, 얼마전에야 읽게 되었던 『기억 전달자』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었기에 그저 궁금했을 뿐이었다.  미래의 인류에 대한 이야기들은 굉장히 많다.  옆에 섬나라에서는 인구억제정책의 일환으로 츠츠이 야스다카는『인구조절구역』같은 어마무시한 이야기를 펼쳤었고, 유토피아를 불노불사로 여기는 이들은 그러한 이야기들을 펼쳐냈었다.  그리 어렵지 않게 접하는 주제이기에 어렵지 않게 읽을 생각으로 편하게 읽기 시작한것이 사실이다.  잠자리에 들기전에 몇장만 읽어야지 했던 책을 새벽까지 읽게 될줄은 몰랐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말이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에 들어갈 무렵엔 '둘만 낳아 잘기르자'라는 표어를 여기저기서 보았었고, 몇해지나선 '아들딸 구별말고 하나만 낳아 잘기르자'는 표어들이 보이더니, 이젠 두명이상은 낳아야하고 세명 이상을 낳으면 애국자 소리를 듣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은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 아이는 한명으로 제한이 되고 양가 조부모와 부모가 아이만 바라본다고 '소황제'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시대에 함께 살고 있다. 한편에선 '소황제'가 살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한명 이상의 아이들은 호적조차 없이 숨겨진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중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렇게 중국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채 몰래 길러진 아이를 헤이하이즈라고 부른단다. 헤이라 불리는 헤이하이즈 아이들과 넘버즈, 그리고 등록아동은 미래에 불리게 되는 이름이란다.  이 아이들에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학교, 정부에 허락받지 않고 태어난 아이들을 집단으로 수용하고 교육하는 국가기관.' (p.13)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교를 말하는 걸까?  학교의 의미가 상당히 다르게 다가온다.  가까운 미래가 배경으로 되어있는 '밀레니얼 칠드런'속의 학교는 사망률이 낮아지고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자 정부는 산아제한정책의 일환으로 ‘자식세’를 신설하고, 그로 인해 자식세를 낼 능력이 없는 부모들이 정부 몰래 아이를 낳아 기르거나 낳자마자 버리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들은 모두 ‘학교’라는 기관으로 보내 길러지게 된다. 몰래 기르는 걸 포기하고, 낳자마자 버린 아이들은 기관에서 등록번호의 끝자리를 이름으로 부여하게 되면서 '넘버즈'라 불리고, 몰래 기르다 걸린 아이들은 헤이하이즈의 준말인 '헤이'라고 부른다.  학교는 성년이 될 아이들을 가려내는 국가기관으로 학생들은 시험에서 받은 등급으로 숙소부터 급식의 수준까지 차별을 받고, 스무살이 되면서 치르는 성인능력시험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교육, 선거, 결혼 등 모든 것에서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출발선이 주어질 순 없잖아.  내게 주어진 조건이 불합리하다고 투덜거려 봤자 낙오자밖에 될 수 없어.  중요한 건,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지. 우리의 시험은 무의미하지 않아.  당당한 성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거잖아.  절대 시간 낭비가 아니야." (p.66)

  

  이곳에 '문도새벽'이라는 이름을 가진 등록아동이 스무살까지 1년 6개월을 남기고 들어오게된다.  헤이와 넘버즈와는 너무나 다른 '등록아이'.  어느곳에서나 텃세는 시작되고 새벽을 이해하는 것 같은 '이오'로 인해 새벽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지만, 첫시험에서 새벽이 이오를 제치고 1등을 하면서 모든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학교 안 모든 상항이 이해가 되지 않는 새벽과 무조건 1등을 할 수밖에 없는 새벽을 통해서 세상이 처음부터 불공평하다는 것을 알게되는 이오는 성년이 될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을 느끼면서 힘들어하다 자살을 택하게 된다. 성인능력시험 이후 극소수의 아이들만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기회가 주어지지만, 인공자궁에서 태어난 등록아동들은 학교안의 아이들과는 태어날때부터 다른 맞춤형 인자를 물려받음으로써 높은 지능과 예쁜 모습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18년만에 알게된 아이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스무살이 되기 전까진 정신이 미성숙해서 어른이 아니라고?  스무 살 경계에 줄이라도 쳐 놨냐?  누가정했지?  그런 규칙을 도대체 누가 정했는데? 가진 놈들이야.  다 어른들이 정하 거라고.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모든 걸 차지하고, 자기 몫을 안 빼앗기려고 온갖 법을 만들고, 그걸 지키라고 우릴 세뇌한 건 ..."  (p.219)

 

  유토피아를 꿈꾸면서 자신들의 삶의 기득권을 놓지 못하는 학교 밖 세계의 사람들과 학교라는 괴물같은 공간을 만들어 놓고 그곳의 아이들을 관리 감독하는 사람들.  악어의 말처럼 어느 누가 규칙을 정하고 이 아이들을 정할 수 있단 말인가?  새벽의 독려에 조금씩 움직이는 아이들.  18년만에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어쩌면...?' 이라는 당연한 생각을 갖기 시작하는 아이들.   새벽은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아직 태어나지 조차 못했어.  태어나고 싶다면, 세계를 파괴햐애 해." (p.115) 라고 말이다.  시작부터 학교라는 알속에 갇혀있었기에, 그 속에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아이들. 한줄의 희망도 보이지않는 곳.  학교 밖 유토피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디스토피아.  자식을 등록아동으로 키운다는 것은 재력의 상징이 되어버린 이 이상한 곳에서도 억압하는 젊음에게는 알을 깨고 나오려는 몸부림이 계속된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울릴때, 『기억 전달자』의 세계가 흑백에서 색을 입힌 세상으로 바뀌는 것처럼 세상은 이렇게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결국 세상은 변하지만, 제대로 된 삶은 나의 행복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모두가 행복해 질수는 없지만,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은 해야한다.  그것이 인생이니까 말이다.  알을 깨기위해 기를쓰는 아이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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