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나 1997 - 하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상권보다 하권의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빠르다.  이야기의 화자가 지연이기에 지연 입장에서 수현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줄리아나 오자매'의 일원인 4명의 사랑 이야기를 한명씩 들려주기 시작한다. 30대가 이야기하는 성이 아닌, 40대의 적나라한 성을 이야기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그리 적나라하지는 않다.  워낙에 몇년동안 '그레이'시리즈 처럼 듣도보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넘쳐나고 있으니 이정도 쯤이야.  현실에서는 불가하겠지만 이야기 아닌가?  작가는 소설에서는 현실에서보다 훨씬 더 솔직하고 뻔뻔해질 수 있기에 날라리 유부녀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다고 이야기를 한다.  남자들이 바람피운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는것처럼 말이다.  주변에서 무용담처럼 바람피운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을 본적은 없지만, 남자들 세계에서는 그럴수도 있을것 같고..  작가에게 친구들이 실화라며 전해준 사건들을 바탕으로 썼다는 '줄리아나 오자매'들의 성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현실이 소설보다 더할 때가 어디 한두번인가?  신나서 수학여행 간 아이들이 한꺼번에 돌아오지 않기도 하고 거금을 안고 도망다니던 사람이 몇달전에 죽었다고도 한다.  믿고 싶지 않은 소설 속 이야기라고 하고 싶은데, 그렇지 않단다.  막장처럼 들려오지만 '사랑과 전쟁'이라는 드라마의 소재들이 모두 제보를 통해 들어온 이야기들이라고 하니, 소설 속 오자매 이야기도 분명 실화라며 전해준 사건들일 것이다.  어찌되었든 수현과 썸을 타던 지연은 이제 썸이 아닌 연하의 남친이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고 있고, 수현의 중계로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면서 줄리아나 오자매가 2014년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들의 성문제를 연재하기 시작한다. 연재는 이들 모두의 이야기가 실리기 시작하고, 한명 한명 살아온 이야기들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글을 쓰는 작가는 듣기도 잘하는지, 친구들은 사기 케릭터라는 정아가 아닌 지연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줄리아나 오자매'가 다시 모이게 된 계기가 된 은영의 남자 민석. 연애경험 한번 없는 은영에게 민섭은 놓치고 싶지 않은 남자이지만, 민섭에 눈에 들어오는 진희의 모습이 은영을 안절부절 못하게 한다.  민섭과의 경험이 첫경험이면서도 수없이 연애를 한것처럼 행동을 하는 은영과 당연히 경험이 많다고 여기는 민섭.  은영이 좋으면서도 진희에게 눈이가는 민섭의 이야기와 함께 줄리아나의 웨이터 '조용필'과의 연애로 싱가포르에 갔던 진희가 바 '줄리아나'를 열고 혼자가 되어 돌아왔다.  어떤 남자도 조용필처럼 진희를 그대로 보는 사람은 없었고, 친구를 이야기하는 민섭에게 진희의 눈이 돌아가지만, 민섭은 은영의 남자다.

 

  현실 세계에 이렇게 완벽한 여자가 있나 싶은 사기 케릭터 정아는 어떨까?  모델같은 늘씬한 몸매에 완변한 두뇌.  로펌의 대표로 있는 아버지 회사가 아닌 다른 로펌의 변호사로 근무하는 정아에겐 완벽했던 남편이 있다.  정아와 달리 사시에 떨어지면서 폐인이 되어버린 남편.  10년간의 섹스리스 상태로 있는 정아가 아닌 야동을 애인으로 여기는 남편에게 자존심이 상하지만 어디에서도 이야기 할 곳이 없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오는 한 남자, 윤상무.  그가 보내는 메시지와 그가 보낸 옷과 그가 보내는 웃음에 흔들린다.  절대 그러면 안되는데, 한번쯤은 괜찮지 않을까?  완벽한 현모양처로 보이는 세화.  오랜시간 만났던 남자가 아닌 돈많은 남자와 선을 보자마자 결혼해 버린 세화.  친구들의 눈에 세화의 남편은 가장 문제인데, 세화는 그 덕에 동생들을 돌봐주니 괜찮단다.  남편이 밖에서 딸을 데리고 오기 전까지.

 

  이들의 문제는 해결이 된다. 하나씩 다섯명의 친구가 뭉치면 해결안되는 일이 없지만 문제의 중심에 친구가 끼게되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  청순한 김완선, 황진희는 어째 남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지 여기저기 그녀가 끼지 않은 곳이 없다.  지연의 남자 수현의 첫사랑, 마이지니가 진희란다.  불륜이면서 자기 남자 뺏어간다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지연은 아들 문제 외에 남편과의 문제는 거의 도를 넘은 사람처럼 행동을 하지만, 뒤에 숨겨둔 애인인 수현으로 인해서 그런것 처럼 보여지고, 그러기에 수현의 사랑은 자신뿐이어야 한다면서 아파하고 가슴 절여한다.  너무나 당연한것 처럼 말이다.  "송지연, 이 위선자야.  니 남편 바람피웠다고 그렇게 난리를 치더니, 너는 뭔데?  뭐? 남친? 그래도 되는 거니?  다른 남자 만나고 다니니까 좋아?" (p.164)  세화의 말처럼 지연은 불륜이라는 걸 알면서도 당연하게 사랑을 이야기하고 친구의 말에 가슴아파한다.

 

  이야기는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정아, 세화, 은영, 진희 모두 자신의 사랑을 찾고 자신이 원하는 살을 살게 된다.  지연 역시 자신의 사랑을 찾고 기쁘게 해피엔딩인데 여기서부터가 깔끔하지가 않다.  이걸 해피엔딩이라고 해야할까?  남편의 여자가 결혼을 한단다.   그래서 가슴아픈 남편이 가정으로 돌아오고, 그냥 돌맹이 보듯이 남편을 보고 있는 지연.  애인은 애인이고 남편은 남편인 이 여자가 지금의 보통 주부의 모습은 절대 아니다.  어느 주부도 아이들 두고, 남편을 두고 친구들만 아는 연애를 하지 않는다.  소설이기에 소설로만 보면 되지만, 이 해피엔딩이 깔끔하지 않은것은 사실이다.  네명의 친구의 사랑은 분명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는데 말이다.  아니, 깔끔하다고 해야 할까?  세화의 남편의 바람기가 사라진것도 아니고 그저 혼외자식이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들어난 것으로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분명 소설은 현실을 반영한다.  『줄리아나 1997 하』은 상권보다 훨씬 가독성도 좋고 재미도 있지만, 분명한건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따라해서도 동경해서도 안되는 그런 이야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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