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서 좋아 - 도시 속 둥지, 셰어하우스
아베 다마에 & 모하라 나오미 지음, 김윤수 옮김 / 이지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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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어하우스를 처음 들어봤다.  일본 이야기라고 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일본의 모습과 달라서 읽으면서 이런 가족 구성원들도 있구나 싶었다.  아니, 가족이라고 이야기하기는 뭐하고 세대 구성원이라고 해야할것 같다.  읽다보니 <세친구>라는 꽤 오래전에 방영했었던 시트콤 속 주인공들이 셰어하우스를 꾸미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선 미드 중 <프랜즈>를 예를 든 걸 보면 그런 느낌이다.  아니, <세친구>는 밥을 해주는 분이 계셨으니 그것과는 다를지도 모르겠다.  출판사의 책 소개글을 읽다보니 2014년 현재 대한민국 1인 가구의 비율은 23.9%나 된다고 한다.  당연하겠지만 이들은 주로 도시에 거주하는 20~40대고, 일본 역시 별반 다르지가 않다고 하는데, 홀로 생활하면서 직면하는 문제 중 거주 공간 문제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직장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려면 비싼 집세를 내면서도 좁은 공간에 살아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쓸쓸함을 견디기 힘들다는 것이 '셰어하우스'가 만들어진 배경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부모님 밑에서 살다가 결혼을 한 후 내 주변엔 항상 가족이 있어서 쓸쓸함을 느껴본 적이 없었기에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퇴근 후 아무도 맞이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을 하면 '셰어하우스'가 왜 만들어졌을까라는 의문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개인성향이 강한 현대 젊은이들이 서로 맞추어 가면서 타인과 함께 산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되어지지는 않는다. 책속 부록에 나와 있는 것처럼 아직 대한민국엔 이런 종류의 '셰어하우스'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장단점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일본 문화가 우리 사회로 퍼지는 시기가 계속 단축되는 것을 보면 조만간 이 문화 또한 흔한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도시 속 둥지, 셰어하우스'를 이야기하고 있는 『함께 살아서 좋아』는 익숙하지 않는 '셰어하우스'의 모든 것을 들려주고 있다.  셰어하우스의 A에서 Z까지를 소개하겠다는 포부처럼 주먹구구식의 관망하는 내용이 아닌 철두철미하게 사실적으로 셰어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는 일반인이 궁금한 내용일 수도 있고, 셰어하우스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볼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관심사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들이 책 속에 포함되어 있다.  책을 쓴 아베 다마에와 모하라 나오미는 그녀들이 살고 있는 셰어하우스 야기와 다른 셰어하우스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 하나 들려주고 있다. 가족도 아니고 애인도 아닌 타인끼리 도대체 어떻게 스트레스 없이 공동생활을 해 나갈까? 가사 분담은 어떻게 할까?  음식은 어떻게 해결할까? 부터 연인이 있다면 그들의 사생활은 어떻게 해결할까까지 정말 일본인답다고 할 정도로 별별 이야기들을 다 들려주고 있다.  

 

  셰어하우스의 실상만 들려주면 에세이처럼 느껴질텐데, 이 책이 세어하우스 입문서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세어하우스가 등장하고 번성한 배경을 그래프로 수치화 시켜서 보여주고, 셰어하우스의 유형별 소개까지 해주고 있는데다가, case by case로 유형별 셰어하우스의 상황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지은이들이 살고 있는 셰어하우스처럼 하나의 집을 빌려서 함께 사는 걸로만 생각을 했었는데, 셰어하우스가 하나의 사업이 된 이유가 일본 빌라들의 공실률 때문이라는 것을 보게되면서 오피스텔을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 역시 빌라나 맨션의 공실 률해결 방법 중 하나로 셰어하우스 문화가 생기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 셰어하우스라는 것이 점점 콘셉트화 되간다고 하니 그 또한 재미있는 사실이다.

 

  대가족으로 부대끼며 살던 사람들이 독립을 외치면서 핵가족화 되고 그 핵가족마저도 1인 가구가 되더니 이젠 외로워서 타인과 함께 살기 시작한다니 참 아이러니 하다.  심지어 0세부터 80세까지 함께 살고 있는 셰어하우스도 있다고 하니 이 또한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것이 현실이다.  가족간에 유대관계는 따라올수가 없겠지만, 가족이기에 짊어져야 하는 짐을 셰어하우스에서는 질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어떤 주거형태가 바른 형태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현대 사회가 이렇게 변해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가족보다 이웃이 더 가까웠던 시대도 있었고, 이젠 바로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시대가 되어버렸지만, 그러기에 이런 셰어하우스가 만들어 졌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관계 조차도 자립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시대가 만들어 낸 주거환경이 '셰어하우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아직 내가 일본이 아닌 정이 넘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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