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를 구한 개 - 버림받은 그레이하운드가 나를 구하다
스티븐 D. 울프.리넷 파드와 지음, 이혁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받자마자 아이가 '개가 늑대도 구하나봐'하면서 호기심을 표했다. 그런가하고 책표지를 보니 저자 이름이 울프다.  원 제목은 'Comet's Tale: How the Dog I Rescued Saved My Life'로 되어있는데, 울프라는 저자의 이름을 연관지어서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유발시키기 위해서 『늑대를 구한 개』로 지은 것 같다.  아이가 먼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니 호기심 유발 작전이었다면 성공이다.  읽는 중에도 카밋이 어떻게 늑대를 구했는지 나와있고, 원 제목인'개가 어떻게 내 인생을 구했을까'보다는 심플한 것 같다. 어쨌든 저자 이름이 폭스였으면 '여우를 구한 개'가 될 뻔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에세이다.  그러기에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전에 읽은 동물관련 실화들처럼 체루성 강한 에세이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저자는 깔끔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저자인 스티븐 울프는 전직 변호사로서 알 수 업는 후유증 때문에 혼자 걷지도 못하게 된다. 직장도 잃고 가족과도 떨어지게 된 울프는 어느 날 구조센터에서 경주견이었던 그레이하운드, 카밋을 입양하게 된다.  허리 통증 때문에 혼자 걷지도 못하게 된 변호사, 경견장에서 쫓겨나 버림 받은 그레이하운드의 이야기는 1998년 가을부터 2006년 10월까지 사람과 반려견과의 우정과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반려견 종류를 몰라서 그레이하운드가 어떤 녀석인지 몰랐었다. 책 표지를 보고 이런 녀석이구나 하고 알았는데, 이 녀석들은 보통의 반려견과는 다르단다. 그레이하운드는 경주견으로 태어난지 넉달이면 크레이트에 갇혀서 훈련이나 경주할때 빼곤 전혀 보살핌을 받지 못한단다.  보통은 일이 년 정도만 경주에 나가는데 빨리 승수를 올리지 못하면 주인은 더 이상 사료값 등에 한푼도 쓰려하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리면서 도살되거나 버려진단다.  게다가 이 녀석들은 조련사가 아니면 어울리지도 못해서 노는 방법이나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단다.  크레이트와 경견장 안에서만 살고 훈련받았기에 계단도 잘 못 올라간다니 주인에게 사랑받는 보통의 반려견과는 너무나 다른 환경에 놓여있는 녀석들이다.

 

  자신의 몸도 제대로 거두지 못한 남자가 사회성 제로인 그레이하운드를 반려견으로 만났으니 앞날이 캄캄할법도 한데, 이 녀석이 묘하다.  울프가 카밋이라는 그레이하운드를 입양한것이 아니라, 카밋이 울프를 선택한 것 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스스로 주인을 선택한 카밋. 체지방이 낮아서 더위나 추위에 극도로 민감하고 주기적으로 뛰어다녀야만 한다니,도통 허리 아픈 주인과는 맞출래야 맞출수 없을것 같은데, 카밋은 '가축'에서 '애완동물'로 받아들여 준 주인이 고마워서 인지, 말도 안되는 행동을 펼친다.  보조견으로서는 결코 적합하지 않은 카밋이 울프의 보조견이 되고, 2010년 4월 네브래스카 동물보호단체는 카밋을 '올해의 보조견'으로 선정했으니 카밋으로 인해서 도살될 수 밖에 없는 그레이하운드의 운명을 바꿔놓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카밋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로도 성공을 했는데, 2014년 현재 그레이하운드 후원 그룹의 든든한 후원자로서 오마하, 네브라스카, 애리조나를 옮겨 다니며 활동하고 있단다.  그렇다면 카밋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울프와 그의 가족까지 구원해준 카밋.  출판사 평처럼 만약 소설이었다면 카밋은 다시 경견장으로 돌아가, 멋지게 마지막 경기를 치렀을 것이고, 울프는 건강을 완벽하게 되찾아 변호사로 활동을 해야 할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해피엔딩이라고 좋아했겠지만, 인생은 소설이 아니다.  작가 인터뷰를 보니 카밋은 책이 출판된 후 14살의 노령으로 죽었고, 지금은 공주같은 카밋이 아닌 골목대장 같은 파이퍼와 함께 한단다. 

 

  경주견으로 작은 철장이 세상에 전부였던 개가 자신을 구해준 주인을 돕는다는 것은 미담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게 인생이다.  분명 울프의 노력도 상당했겠지만, 아무도 없는 외로움을 분명 심장이 뛰고 따스함을 간직한 카밋으로 인해 극복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울프가 본 카밋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기에, 모든 그레이하운드가 본능을 억제하면서 주인을 돌볼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울프는 카밋으로 인해 건강을 회복하고 구원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눈물샘 자극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아도, 잔잔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울컥할때가 있는 것처럼 울프와 카밋은 인간에게 가장 좋은 친구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반려견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