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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셜록 홈즈의 귀환 : 최신 원전 완역본 - 셜록 홈즈 전집 07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바른번역 옮김 / 코너스톤 / 201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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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홈즈 이야기는 나오지 않으리라 생각했었을 것이다. 워낙에 유명한 일화 이지만 아서 코난 도일이 홈즈 시리즈를 발표 순서를 보면 『셜록 홈즈의 회고록』에서 홈즈가 죽은 후, 홈스 전집의 3편격인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를 발표할 때까지 8년이 걸렸고, 단편인'빈집'으로 죽은 홈즈가 돌아오기까지는 꼬박 10년이 걸렸으니, 길어도 정말 긴 시간이 흘렀다. 홈즈의 죽음 때문에 며칠 동안 런던 시민들이 상장을 달았다는 유명한 일화는 홈즈 시리즈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함을 알 수가 있다. 홈즈라는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었던 코난 도일이 홈즈를 살려내라는 협박편지와 테러의 위험까지 받고 결국 10여 년만에 살려낸 홈즈는 오랜 시간 동안 홈즈를 기다려 온 이들의 마음을 달래 줄 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무장해서 돌아왔다.

작가의 능력은 확실히 대단하다. 어떻게 죽은 홈즈를 부활시켰는지 막힘없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모리아티 교수와의 전무후무한 결투후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홈즈가『셜록 홈즈의 귀환』에서 3년 만에 홀연히 나타나 왓슨 박사를 놀라게 한다. 이 책에는 런던 암흑가를 주름잡고 있던 모리어티의 부하들을 소탕하며 멋지게 귀환한 첫 번째 에피소드 '빈집'을 비롯한 13편의 단편이 담겨 있는데, 홈즈만큼 성장한 왓슨의 면목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홈즈가 사라진 후 병원을 운영하며 평범한 의사로 살고 있던 왓슨은 신문에 나는 다양한 사건 사고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추리를 해 보며 지내고 있다. 그러나 ‘로널드 아데어 살인 사건’의 결론이 실망스럽게 맺어지자 직접 사건 현장을 방문하게 된다. 젊은 귀족 청년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홀로 풀어 보고자 찾아간 현장에서 왓슨은 뜻밖의 인사와 마주치게 되면서『셜록 홈즈의 귀환』의 첫 이야기부터 반전을 풀어내고 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뒤쪽 책장을 바라보았다. 그런 다음 다시 앞을 바라보자, 내 친구 셜록 홈즈가 나를 향해 빙긋이 웃고 서 있었다..."이봐, 왓슨." 생생한 목소리라 울렸다. "참 미안하게 됐네. 자네가 이렇게까지 놀랄 줄은 몰랐어." (p.14 / '빈집' 중)
3년동안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노인의 모습으로 왓슨 앞에 나타나 노인처럼 행동하다가 변신로봇 마냥 셜록으로 변해있는데, 놀라지 않을 이가 몇이나 될까? 그나마 워낙에 셜록에게 익숙한 왓슨이니 기절정도로 끝났을 것이다. '빈집'은 모리아티 교수의 부하와의 전면전을 다루고 있는데, 현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트릭을 사용하는 점에서 그당시 독자들을 놀라게했을것이다. 우선은 홈즈의 부활 소식에 이미 놀랐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에피소드들은 3년이라는 시간이 홈즈의 실력을 녹슬게 만들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셜록 홈즈의 귀환』에는 '빈집'으로 홈즈의 귀환을 알린 후 노우드의 건축업자 / 춤추는 사람들 / 홀로 자전거 타는 사람 / 프라이어리 스쿨 / 블랙 피터 / 찰스 오거스터스 밀버턴 / 여섯 개의 나폴레옹 석고상 / 세 학생 / 금테 코안경 / 실종된 스리쿼터백 / 애비 농장 저택 / 제2의 얼룩등 열 세편의 단편들을 보여준다.
모든 에피소드들이 홈즈와 왓슨의 역활을 톡톡히 보여주고 재미면에서 부족함이 없지만, 내겐 '여섯 개의 나폴레옹 석고상'과 '제2의 얼룩'이 인상깊게 남는다. 어쩌면 언제가 읽었던 작품이기에 더 흥미로왔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읽고 결론까지 알고 있었을텐데, 또 다시 읽다보면 결론이 기억이 나지 않는것이 이런 탐정물의 특징이다. 한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속에 빠져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여섯 개의 나폴레옹 석고상'은 런던 경시청의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홈즈에게 기묘한 사건을 소개해 준다며 찾아온다. 다른 물건은 그냥 두고 나폴레옹 흉상 복제품만 훔쳐서 깨뜨리는 정신병적인 사건이라고 소개하는 그에게 왓슨은 의사로서 편집증, 강박 관념 등의 자문을 한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홈즈는 경감의 이야기를 들으며 흥미를 갖는다. 사건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여 살인 사건까지 번지게 되는 이야기로, 홈즈이기에 사건을 해결해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제2의 얼룩'은 전편인『셜록 홈즈의 회고록』에서도 스치듯 언급되어진적이 있다. '노란 얼굴' 에 대해 왓슨이 언급하면서 미스테리한 이야기가 해결되는 부분에서 '제2의 얼룩'을 언급한다. 홈즈와 왓슨의 집에 영국 수상과 장관이 방문해 심각한 외교적 문제가 담긴 외국 국왕이 보낸 편지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하는데, 장관이 보안 문제를 염려해 집에 가져온 편지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홈즈는 의뢰인들에게는 편지를 못 찾을 때의 문제까지 대비하라고 일러두고 수사를 시작한다. 한편 런던 경시청의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홈즈에게 흥미로운 사건을 소개한다며 연락을 해 오는데, 공교롭게도 홈즈가 추적하고 있던 용의자의 집이었다. 미궁으로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홈즈. 이번엔 어떻게 해결을 할까? 모든 미스테리는 읽어봐야 한다. 그냥 알아버리기에 고통을 감내하며 홈즈를 살린 아서코난 도일에게 미안해지니 말이다.
"자, 왓슨. 최후의 막이 오르고 있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거고, 트렐로니 호프 장관은 빛나는 경력에 오점을 남기지 않을 걸세. 경솔한 군주는 경솔했던 것에 대해 벌을 받지 않을테고, 총리는 유럽 분쟁을 해결하느라 진땀을 빼지 않아도 될거야. 우리가 조금만 요령 있게 해결한다면 아주 위험했을지도 모를 이 사건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거야." (p.446 / '제2의 얼룩'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