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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의 회고록 ㅣ 코너스톤 셜록 홈즈 전집 6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바른번역 옮김 / 코너스톤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홈즈의 이야기는 어떤것을 꺼내읽어도 흥미롭다. 이 책이 쓰여진 시기가 1890년대였음을 감안한다면 놀라서 '헉~'소리 나게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할 정도이지만, 이젠 아서 코난 도일의 능력을 모르는 바가 아니니 그 당시에도 독자들은 더 강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외쳤을거다. 셜록 홈즈 전집 중 다섯번째 이야기였던 『셜록 홈즈의 모험』 시리즈가 막을 내린 지 5개월 만에 새로이 「스트랜드 매거진」에 연재되기 시작한 이 작품들은 1892년 12월에서 1893년 12월에 걸쳐 매달 발표되고, 후에 『셜록 홈즈 회고록』(1893)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발행되었단다. 12편의 단편은 홈즈의 과거부터 가족사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들을 조금씩 들려주면서 단행본을 읽은후엔 셜록 홈즈라는 인물을 자세히 알 수 있게 해준다.

『셜록 홈즈의 회고록』에는 실버 블레이즈 / 소포 상자 / 노란 얼굴 / 증권 회사 직원 / 글로리아 스콧 호 / 머스그레이브 가의 의식문 / 라이게이트의 지주들 / 등이 굽은 남자 / 입주 환자 / 그리스 인 통역사 / 해군 조약문 / 마지막 문제까지 12편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인터넷 팟케스트에서 '소포 상자'와 '그리스인 통역사'를 다룬적이 있어서 쉽게 다가온다. 물론, 홈즈의 이야기는 어린시절부터 단편들로 읽어왔기에 익숙하지만 금새 만나는 작품이 기억에 남는것은 어쩔 수 없이 반갑다. 게다가 '마지막 문제'는 홈즈의 팬들을 기함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일대의 사건이었다. '마지막 문제'에 가기전에 홈즈의 다른 이야기들을 들여다 보자.
유력한 우승 후보인 경주마 '실버 블레이즈'의 실종 사건은 홈즈 특유의 상상력과 꼼꼼함으로 해결을 하고, 소포 상자 안에서 발견된 두 개의 사람 귀에 관한 '소포상자'는 이것 저것 잡학다식한 홈즈만이 풀 수 있는 문제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누가 귀만 보고서 친족 여부를 알아낼 수 있단 말인가? '노란 얼굴'은 홈즈의 실패담을 적은 이야기다. 왓슨은 홈즈의 이름을 높이기 위해서 성공담만 적은것이 아니라 홈즈가 실패하는 사건은 남들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서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기로 남는데, '노란 얼굴'은 우연히 진실히 밝혀진 경우로 왓슨에게 자신의 열정이 식을 때마다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상상력이 이렇게 중요하단 말일세. 그레고리에게 부족한 게 이런 자질이지.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마음에 그려보고, 추정한 대로 행동에 옮기고, 우리가 옳다는 걸 알아내지." (p.30 / '실버 블레이즈' 중에서)
"왓슨, 만일 내가 능력을 과신한다거나 사건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부디 내 귀에 대고 '노베리'라고 속삭여줘. 그래주면 정말 고맙겠어." (p.112 / '노란얼굴' 중에서)
『셜록 홈즈의 회고록』은 '회고록'답게 홈즈의 과거 사건들을 들려주고 있다. 홈즈와 왓슨의 만남 전에 일어난 '글로리아스콧호'와 '머스그레이브 가의 의식문'에서는 홈즈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고, '그리스인 통역사' 편에선 홈즈 관련 영화마다 등장하는 홈즈의 친형 마이크로프트가 첫 등장을 한다. 지인을 만난것 처럼 반갑다. 이제 종종 마이크로프트를 만나게 될테니 말이다. 슬쩍슬쩍 비쳐졌음에도 악의 축이라 생각이 드는 모리아티 교수와의 마지막 승부를 다룬 '마지막 문제'는 왓슨가 함께 책을 읽는 독자들을 비탄에 빠지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 홈즈의 부활을 알고 있으면서도 책을 읽는 중에는 나도 모르게 왓슨에 글에 동요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셜록 홈즈 전집의 여섯번째 이야기는 홈즈의 베일에 싸인 과거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셜로키언들을 흥분시킨 작품이었을 거다. 요즘 영화에서 유행처럼 보여주고 있는 '프리퀼'처럼 과거의 홈즈를 만날 수 있게 해주니 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속편으로 '셜록 홈즈'의 인기도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회고록'속 홈즈는 왓슨을 이제 친구이상으로 믿고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홈즈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하는 왓슨과 혼자서도 충분하지만 비서겸 동료로써 의지하면 함께 걷는 홈즈. 친구란 이런 관계를 말할 것이다. 왓슨이 홈즈를 처음 만나서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 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아니, 아서 코난 도일이 프리퀼을 써내려가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인생은 이래서 즐겁다. 1897년 이나 2014년 이나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