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의 범위가 다양해지고 있다. 아이들의 사회성 향상을 위한 놀이치료도 있고, 미술치료, 운동치료까지 심리가 들어간 것이 상당히 많은데, 음악이나 영화, 이제는 독서를 통한 심리 치료도 많이 접하고 있다. '영화심리학자 심영섭의 마음에세이'라고 되어 있는『지금, 여기, 하나뿐인 당신에게』는 심리학자 심영섭님이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영화 평론가이자 심리학자, 상담가. 심영섭 아트테라피 대표라고 되어있는 저자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니 ‘심영섭’이라는 이름은 영화 평론상 수상 당시 그녀가 스스로 지은 이름으로 ‘심리학과 영화를 두루 섭렵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사랑에 관한 아픈 이야기를 펼치다보면 평론가들이나 심리학자들이 공통분모처럼 다루는 영화들이 있는 것 같다. 근간에 읽은 책 중에 송정림님의 『내 인생의 화양연하』가 있는데, 그 책속에서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송정림님은 책, 영화, 음악과 그림속에서 사랑을 이야기해주었고,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었다. 기억은 지워져도 사랑은 지워지지 않는 사랑이야기에 관한 것이었는데, 심영섭님의 글을 알리는 서두 역시 〈이터널 선샤인〉이다. 고백하자면, 영상으로 되어있는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딱히 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책이 아닌 다른 문학들을 인내심을 가지고 앉아서 보는것을 잘 못한다. 그런데 이렇게 몇번을 책을 통해서 만나는 작품은 궁금하다. 짐 캐리와 케이트 윈슬렛이 나온다는 영화가 궁금해서 다운을 받았다. 조만간 보려고 한다. 이렇게 책이 영화로 나를 이끌어준다.
1장. 사랑. 그 놈. - 01. 사랑의 기억을 지우고 싶어요 / 02. 무엇이 사랑을 증명하는가 / 03. 다른 사람에게 자꾸 끌려요 / 04. 사랑의 고백, 언제 어떻게 / 05. 결점 많은 두 인간의 운명적 만남 / 06.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대체? / 07. 한가인은 왜 쌍년이 되었는가? / 08. 육체를 가진 사랑, 섹스 / 09. 사랑한 만큼 아프다, 이별 2장. 어떤 감정들. 어떤 문제들. 그리고 영혼은 녹슨다. - 10. 분노, 질 좋은 양식 / 11. 무시무시한 시간의 역습, 권태 / 12. 고독을 기다리며… / 13. 열등감은 나의 힘 / 14. 중독에 중독되지 않으려면 / 15. 시선의 지옥, 타인 의식하기 / 16.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 17. 나는 후회한다. 고로 존재한다 / 18. 우아한 삶의 철학, 의심 3장.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 19. 그러니 일단 행복하라 / 20. 고통의 수용 / 21. 너의 죄를 사하노라, 나를 위해 / 22. 마음껏 슬퍼하라, 애도 / 23. 다름의 인정 / 24. 죽음의 수용 / 25. 내일의 새로운 태양, 희망 / 26. 내려놓거나 버리거나 / 27. 감사, 우리가 선택할 기적의 언어
책을 읽으면서 어느 한 부분에 감응을 할때가 종종 있다. 다른이들에겐 어떤 느낌도 들지 않지만, 단순한 한구절이 과거를 회상하게 만들고, 지금의 나를 뒤흔들어 놓을때가 있다. 영화는 더할 것이다. 눈으로 들어오는 일상들이 과거의 어느 시점과 닮았을 때, 어느 한 순간의 장면이 지금의 나를 생각하게 만들 때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은 다반사일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울고 웃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것이다. 보지 않고 듣는 이는 그 감흥이 그리 크게 다가오지는 않겠지만,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말처럼 '이 책을 읽는다고 마음을 흔들어놓는 것들에 대한 답을 쉽사리 얻을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축축하고 빡빡한 별에서 함께 살아가는 또 한 명의 예민한 순례자가 영화는 창 너머로 나직하게 불어오는 말소리는 이상스레 뭉클하다', 예민하지 않은 내게 예민한 순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이 글속에 담겨져 있다.
생각보다 내가 알고 있는 영화가 많이 나와서 놀랐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득하게 본것이 아니라 드문드문 본 작품들이 대다수 이긴 했지만, 꽤나 많은 작품들을 만났었다. 영화로 만나지 않은 작품은 책으로 만난 이야기들도 상당 수 있다. 내겐 영화보다 책이 훨씬 풍부하게 다가오기에 기억나는 것들 역시 책속 한구절이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책 한권을 읽으면서 꽤나 많이 메모를 해놨다. 보통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경우가 드문데, 어어..하면서 갈무리를 해놓은 곳이 꽤 된다. 물론, 다시 그 부분을 읽고 왜 이 부분을 적어두었을까 하기도 하지만, 읽을땐 분명 가슴을 간질간질하게 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영화심리학자의 영화 이야기이지만, 분명 에세이다. 그래서 남의 심리를 이야기 한다고 해도 그녀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내 이야기를 발견하고는 씽긋 미소짓는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느끼면서 행복해 지는 것. 이것이 책이 내게 주는 의미다. 그래서 행복하다.
둘은 단 몇 달을 함께 했지만, 그 몇 달은 그들의 수십 년의 결혼 생활 보다 길었다. 브로크broke, 백 back. 진정한 사랑을 한 사람들은 그 결과에 상관없이 '깨어서 돌아가 보고 싶은 시간'이 있다. (p.31)
남성들에게 사소한 선물은 잘 통하지 않는다. 자질구레한 손뜨개, 이니셜 수를 놓은 손수건, 직접 만든 초콜릿 같은, 애정을 듬뿍 담아 전달하는 그 무수한 잡것들보다 남자는 늘 큰 것, 늘 대박, 늘 한방을 원한다. (p.70)
동희의 충동성은 열정의 다른 말이고, 영의 답답함은 배려의 다른 말이기도 한데, 둘은 실상 같은 이유로 끌려서 만나다, 비슷한 이유 그러나 아주 다른 이유라고 착각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헤어진다.(p.103)
열등감을 느낀다는 것은 '내가 못났다' '나는 쓰레기다'라는 확신이 아니라, '당신이 인간이라는 멋진 증거'일 따름일 뿐이다. (p.145)
뭐가 행복인지 모르겠으면, 일단 미소를 짓고 낙천주의자를 가장하고, 뭔가 신나고 재미있는 일부터 기웃기웃하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척'이라도 하는 것이다. (p.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