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위만왕은 고조선을 계승했다고 할까? - 준왕 vs 위만왕 ㅣ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1
송호정 지음, 조진옥 그림 / 자음과모음 / 2010년 8월
평점 :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이 60권으로 완결을 했다. 소장하고 있는 책이 조선왕조부터 시작하고 있어서 단군왕검에서 고려시대까지의 내용이 없었던 차에 작은녀석이 5학년이 되면서 처음부터 읽기 시작하려 준비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에 처음으로 한국사를 배우기 시작하는데, 거의 통으로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배우기때문에 아이들에게 여간 어려운것이 아니다. 큰아이 5학년때를 돌이켜보면 한국사의 년도를 달달 외우던 기억이 난다. 한학기만에 그많은 한국사를 익힌다는것이 가당키나 한지 모르겠다. 어찌되었던 큰아이는 한국사에 대한 맛보기를하고 중학교에 입학을 했고, 이제 2학년이 된다. 이제서야 한국사를 다시 배운다고 하니 어떨지는 모르겠다. 주변에 있는 큰 아이보다 위에 학년 아이들을 보면 초등학교 때 한국사가 아예 전무하다시피 했고, 중학교에 올라가서 한국사를 처음 접하면서 남의 나라 이야기같다는 이야기를 하는걸 보면 우리 교육이 이상하긴 정말 이상하다.

어렸을때 부터 한국사를 좋아했었다. 고등학교에서 그 당시에 수행평가처럼 내주던 역사 이야기들은 도서관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준비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제 아이들은 그런 낭만은 없을듯 하다. 컴퓨터에서 찾으면 모든 자료가 바로 바로 나오니 말이다. 그래도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기를 바란다. 작은녀석한테 매냥 하는말. "역사를 제대로 아는 남자가 멋있는 남자야.". 작은 녀석은 이 말을 너무 들어서 인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역사 만화에서 책까지 참 많이도 주변에 있다. 만화부터 읽었던 녀석이라 이렇게 책으로 주어졌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까 내심 걱정을 했었는데, 제법 자신의 의견을 펼치면서 우리 역사를 받아들인다.
위만조선을 어렸을때 배웠었나 생각을 해보니 기억이 없다. 아니, 큰아이의 5학년 한국사 책에서도 위만왕을 본 기억이 없다. '고조선=위만조선'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서 였던 것 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사실이라고 받아들였던 역사가 어쩌면 승자의 기록으로 확연하게 치우쳐서 받아들였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역사 공화국을 읽으면서 하나씩 다르게 생각하게되는 것이 사실이다. 조선의 궁궐안에 심어져 있는 단풍나무가 변절을 상징하고 있기때문에 조선시대에는 결코 심겨졌을리가 없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는 것 처럼 말이다.

역사공화국 1권에서 다루는 내용은 고조선의 마지막 왕인 준왕이 위만왕을 고소한 내용이다. 중국에서 내려온 위만왕에게 억울하게 왕위를 빼앗겼으며, 결코 위만왕을 고조선의 왕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이번 이야기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표면적으로는 '준왕 vs 위만왕'처럼 보이지만, 청동기 문화가 철기 문화로 어떻게 바뀌어 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고조선의 건국 신화는 일연의《삼국유사》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하늘의 신 환인의 아들, 환웅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웅녀와 결혼을 했고, 웅녀와의 사이에서 단군왕검을 낳았으며, 단군왕검은 나라 이름을 '조선'이라고 정하고 백성들을 다스리기 시작했다고 되어 있다. 어린시절에 '단군신화'를 읽을때는 곰이 쑥과 마늘만 먹고 여인이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했는지 모른다. 토템신앙을 모르는 시절이었으니 그렇게 느꼈는데, 여전히 우리집 작은 아이도 신기해 하는걸 보니 이렇게 배우고 성장하는가 싶다.
위만왕이 고조선으로 올 때, 연나라 땅에서 철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자 여럿과 한의 문화를 공부한 유능한 인재들을 함께 데리고 왔는데, 이들은 뛰어난 친화력과 앞선 철제 무기 제작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고조선이 국가의 형태를 다지게 된 데는 철기의 사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이점은 생활도구를 비롯해 만들 수 있는 물건들이 훨씬 다양해 졌다고 할 수 있다. 쇠는 돌보다 단단할 뿐 아니라 잘 깨지지 않고, 청동보다도 훨씬 날카롭게 벼릴 수 있으며 쉽게 무르지 않는다. 농사에 필요한 농기구나 정복 활동에 필요한 무기들을 그 쓰임새에 맞게 척척 만들어 사용하게 되면서 철기를 사용하는 나라는 경제력과 군사력이 빠르게 상승곡선을 탔기때문에 자연스럽게 청동기 문화가 철기 문화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역사의 뿌리를 제대로 아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그래서 단군왕검을 시작으로 하는 고조선의 역사를 올바로 아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증명해 줄 사료들이 매우 부족하고, 고고학적 유물, 유적과 중국 측 사서에 의종해야만 우리의 처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위만왕이 고조선의 토착민이 아니었다는 점은 여러 사료들을 통해서 충분히 알수 있지만, 위만 왕조를 고조선의 역사에서 제외할 수도 없을 것이다. 고조선을 한 단계 발전시키면 청동기 문화를 철기 문화를 바꾼것은 인정을 해야하니 말이다. 단 한권의 책으로 고조선을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한권을 시작으로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을 읽어야할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