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의 꽃 1 뱀파이어 시리즈
신지은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트와일라잇》시리즈에 푹 빠져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린시절 읽었던 《드라큘라》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뱀파이어들이 세상을 돌아다니고, 그들에게 빠져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임에도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에겐 완벽함으로 다가왔다.  백마를 탄 왕자보다 더한 왕자의 모습으로 그들은 다가온다.  죽음을 거부하고 너무나 매력적인 모습으로, 오랜세월 이어온 삶은 그들에게 막강한 힘과 함께 부까지 안겨주고 있다. 그러니 그들이 내미는 손을 거부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뿐인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속에서 크리스찬 슬레이터는 인터뷰를 하다가 인터뷰어의 본분을 망각하고 그들의 삶에 매혹되어 버려 자신 또한 뱀파이어를 꿈꾸기도 한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뱀파이어'이야기 속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뱀파이어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살아왔다.  그리고 그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흡혈로 인한 방법뿐이었다.  그러기에 남여 뿐 아니라 어린 뱀파이어까지 존재해왔다.  《트와일라잇》에서는 '불멸의 아이'라는 이름으로 어린 뱀파이어를 금기시 하기도 했지만, 여러 책을 통해서 만난 '뱀파이어들'은 비슷한 유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고영훈 작가가 만들어낸 《트레이스》의 능력을 상회하는 '뱀파이어'가 신지은 작가에 의해서 탄생되었다.  처음 읽었을때는 이게 뭐야 했다가 속수무책으로 빠져들어서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던 하루동안 내 일상이 올스톱이 되어버렸다.  네이버 웹툰으로 연재되고 있는 이야기는 아직 제대로 풀어내지도 않았는데, 책으로 출간이 되었고, 결재를 해야만 볼 수 있는 유로보기 싸이트가 마비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뱀파이어의 꽃』.  시력 저하를 운운하면서 e-book을 기피하는 내가 다운을 받아서 읽어버렸다.   남자만이 뱀파이어가 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작가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이야기가 이렇게 시작된다.  사라진 '뱀파이어 꽃'을 찾아 500년 만에 인간 세상에 나타난 뱀파이어, 루베르이. 그리고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뱀파이어와 계약을 하게 된 고등학생, 서영.  뱀파이어 세계에서 서열 1위에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루베르이.  600살 전후에 성년식을 거치면서 각성을 하게 되는 뱀파이어들의 관례에 따르면 터무니없는 힘을 가진 뱀파이어가 '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루베르이다. 

 

  500년 만에 인간 세계에 나타난 미소년 뱀파이어와 여고생 서영의 계약은 '뱀파이어 꽃'을 찾기 위한 모험을 이끌어 내고 있다.  루이의 동력자인 그림자 아칸과 하프 백한, 그리고 루이에 맞은편에 서있는 아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나는 삼촌은 서영이 루이와 함께 하는 것을 알고 있고,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뱀파이어 꽃'이 있어야만 로드가 될 수 있는 뱀파이어계의 관행되로라면 루이는 꽃을 찾아야만 하는데, 로드들이 꽃을 어찌나 꽁꽁 숨겨 두었는지 이 꽃의 존재조차도 알 수가 없다.  결코 뱀파이어는 여자가 될 수 없다고 하지만, 핏빛보다 붉고, 뱀파이어를 유혹할 만큼 향기롭고, 뱀파이어들의 위에 군림한다는 그 꽃은 혹시 여인이 아닐까?  그리고 서서히 밝혀지는 꽃의 정체. 

 

“꽃잎은 핏빛보다 붉고, 그 향기는 어떤 뱀파이어라도 유혹할 만큼 향기롭다. 그 꽃을 조금만 맛보면 어떤 상처라도 치유되고, 그 꽃을 가지면 뱀파이어들의 위에 군림하게 된다.”(p.28)
 
  꽃의 사라짐으로 15년 전에 로드가 갑작스럽게 소멸하고, 그를 보좌하던 7인 또한 소멸해 버렸다.  2천년 넘게 이끌던 수장이 사라지면서 혼란은 가중되었고, 이제 새로운 로드를 뽑아야만 할 때가 되었다.  로드가 죽기 전에 인간들이 꽃을 가져갔다는 말을 했고, 꽃의 존재를 아는 뱀파이어들은 인간들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어떤게 그렇게 나약한 인간이 뱀파이어의 수장에게서 꽃을 가져갈 수 있단 말인가?  뱀파이어보다는 약하지만 인간보다 강한 존재. 하프.  인간과 뱀파이어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의 피는 뱀파이에겐 독이 되어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인간과의 전쟁이 아닌 하프와의 전쟁이 더 옳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중간에 서열 2위인 아셀이 있다는 것을 루이는 알고 있다.   
 
  1권은 꽃의 존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보다 루이가 서영에게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하는 로맨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외면으로는 자신보다 어려보이는 뱀파이어에게 끌리는 서영과 인간치고 너무나 강한 서영에게 관심이 가는 루이.  뱀파이어 세계에 서영과 함께 하기 위해 자신의 피를 먹이는 각인의식은 달달함을 느끼게 하지만, 이 의식이 얼마나 무서운 의식이었는지는 아직 1권에서 다루지 않고 있다.  아직 나오지 않은 이야기들까지 다운받아 읽어서 그 다음 이야기를 알고 있다.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짜릿해서 풀어놓고 싶은데, 아직 책이 출간되지 않았으니 꽁꽁 감춰두련다.  태어나자마자 인간인 어머니에게 괴물이라 불리우며 가슴에 칼을 꽂아야만 했던 루이.  아버지의 피로 다시 살아나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살았던 어린 소년이 왜 성년식을 거부하지는에 대한 이야기는 뱀파이어 뿐 아니라 우리 내면에 있는 아픔들을 끌어내고 있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자신만의 이야기.  그 이야기들을 끌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속에 감추고 거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어린소년이 감춰진 힘을 풀어내면서 성인이 되는 과정은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신지은 작가의 『뱀파이어의 꽃』이 특별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달달한 로맨스만 생각하기에는 독특한 설정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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