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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향연 1 - 개정판 ㅣ 얼음과 불의 노래 4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성검의 폭풍』이 워낙에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끝을냈기에 『까마귀의 향연』을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 아직 이야기의 전개가 덜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1권만 놓고 본다면 전작들에 비해서 흡입력이 덜하다. 궁금했던 인물들이 대거 빠지고 새로운 인물들의 이야기가 채워지면서 이들이 어떤 복선을 깔고 있는 건지 아직은 알 수 없게 만들어 버리고 있다. 아일랜드의 아에론, 도란 마르텔 왕자의 호위대장 호타, 크라켄의 딸인 야사 그레이 조이, 미르셀라 공주를 도르네까지 수행해온 킹스가드 아리스 오크하트 등의 인물이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나가기 때문에 지금까지 기존 인물들에 익숙해 있던터라 많이 당황했고, 잡히질 않았다. 게다가, 전 이야기들에 비해서 확 잡아끄는 무언가가 없다. 1권이기에 그럴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작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지금까지의 내용으로는 알 수가 없다.

프롤로그 / 예언자 / 호위대장 / 세르세이 / 브리엔느 / 샘웰 / 아리아 / 세르세이 / 자이메 / 브리엔느 / 산사 / 크라켄의 딸 / 세르세이 / 타락한 기사 / 브리엔느 / 샘웰 / 자이메 / 세르세이 / 아이언 선장 /드라운드 맨 / 브리엔느 / 퀸메이커 / 아리아 / 엘레인
3부가 '피의 결혼식'과 함께 굵직 굵직한 인물들의 죽음으로 충격을 던져 주었는데, 4부는 마지막 인물의 죽음 이후에 벌어지는 음모와 계략, 주변 정세와 세를 잡기위해서 움직이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왕좌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날을 새우고 있는 아린가문, 플로렌트 가문, 프레이 가문, 하이타워 가문, 마르텔 가문, 툴리 가문, 티렐 가문까지 세븐킹덤에 있는 모든 가문과 한번씩 스치기만 해도 나오는 인물들로 인해서 머리가 아플지경이다. 왜 제목이 '까마귀의 향연'인지 조차 아직은 모르겠다. 워낙에 왕가들에게 까마귀를 많이 날려서 인지, 아님 존 스노우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조차 모르겠지만, 4부는 매력 철철 넘치도 대너리스도 티리온도 브렌과 베일에 감싸인 3부 마지막의 히든카드도 보여주고 있지 않다.
"나는 산사 스타크예요. 에다드 경과 레이디 캐틀린의 딸이예요. 원터펠성의 핏줄을 이어받았어요." (p.311)
돈토스가 산사를 돕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킹스랜드에서 조프리에 죽음 이후 산사를 빼돌린 사람은 리틀핑거로 불리는 페티르였다. 산사의 이모인 리사와 결혼을 한 후, 산사를 죽이려던 광기에 빠진 리사를 하늘 문에서 밀어버린 사람. 자신의 핏줄 중 아무도 살아있는 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산사였기에 페티르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고, 산사는 페티르에 서녀, 엘레인으로 살아가기 시작한다. 이 영악한 아이는 산사 스타크라는 이름을 숨기고 완벽하게 페티르의 딸로 모습을 감춘다. 왜 페티르가 산사를 돕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의 말처럼 캐틀린에 대한 첫사랑 때문인지 아직은 장담 할 수가 없다. 산사뿐 아니라 자켄을 만나기 위해 이방의 땅으로 간 아리아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고, 오로지 그녀가 죽이고 싶어하는 인물들만은 되새긴다.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진짜는 에다드 스타크 경과 레이디 캐틀리니의 딸이며, 한때 롭과 브랜과 릭콘이라는 이름의 남자 형제와 산사라는 이름의 언니와 니메리아라는 이름의 다이어울프와 존 스노우라는 이름의 이복형제가 있었던 윈터펠 성의 아리아였다.' (p.654)
에다드 스타크가 죽은 후 애리였던 적도 있었고, 위즐이었던 적도, 스콰브였던 적도, 술 따르는 낸이었던 적도, 회색 생쥐였던 적도, 양이었던 적도, 하렌할의 유령이었던 적도 있었던 아리아. 1부 이후 이 아이들에게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존 스노우가 윌의 대표가 되면서 그를 향한 죽음의 그림자도 서서히 다가오고, 스타크 가문의 남아있는 아이들이 가야할 곳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이 아이들이 여전히 10대 초반이라는 것을. 티리온과 결혼을 했던 산사는 열세살, 사람까지 죽이고 무수한 이름을 가졌던 아리아는 10살, 브랜은 9살, 릭콘은 4살, 죽은 북부의 왕,롭이 열여섯살이었다. 존 스노우의 나이는 알수가 없지만, 롭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다.
이 거대한 전쟁을 치루고, 지략을 내세우면서 서로 싸우고 싸우는 이 곳에 주인공들의 나이가 겨우 십대 초반이라는 것이다. 이 아이들과 아이들을 둘러싼 인물들이 왕좌를 위해서 전쟁을 한다. 아니, 어떤 경우에는 어른들의 들러리가 되기도 한데, 세르세이가 토멘을 앞세우면서 섭정대비로 왕권을 잡으려고 하는것 처럼 말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로 인해서 존이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존 스노우경이기에 길리와 다달라의 아이를 바꾸기도 한다. '존이 그 어린 왕자를 보호하기 위해 레이디 멜리산드레의 불로부터, 그녀의 붉은 신으로부터 떼어 놓으려고 아기들을 바꿔치기한 거야. 설사 그녀가 길리의 아기를 불태우더라도 누가 상관이라도 할까? 길리 말고는 아무도 상관하지 않을 거야.' (p.472)
"한 소녀와 동침하고 나서 한 소년을 죽이게 되면 당신은 나를 가질 수 있어요. 당신에게 그럴 만한 용기가 있나요?" (p.529)
스타크의 핏줄인 존 스노우를 죽이기 위해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세르세이. 그녀가 하는 행동들은 토멘을 위해서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손을 잃고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이메를 왜 사랑했을까라고 자문하는 세르세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알수가 없다. 로드릭이 야사에게 했던 말처럼 죽은 역사는 잉크로 쓰이지만 살아있는 역사는 피로 쓰여지고있고, 세븐킹덤의 역사는 끊임없는 피의 향연이니 말이다. 《얼음과 불의 노래》시리즈는 총 7부로 완결이 예정되어 있단다. 그러기에 언제 끝날지 알수가 없다. 올해 5부 『드래곤과의 춤』이 거의 5년만에 나왔으니 남아있는 2부가 언제 어떻게 나올지 저자외에 누가 알겠는가? 다만, 『까마귀의 향연 1』을 통해서 만났던 이야기들이 『까마귀의 향연 2』를 통해서는 어떻게 풀어내어지고, 매력에 빠지게 만들었던 인물들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