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탐 청소년 문학 11
강미 외 지음 / 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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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는 글들이 참 좋다.  기어다니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좋았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중고생들의 이야기가 좋다.  누군가 그런말을 한적이 있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자란다고.  어느새 내 딸아이가 중학생이 되었고, 나 역시 중학교 학부모가 된 이후로는 딸아이의 속 이야기를 읽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청소년 소설'이라 이름 붙여진 이야기들에 자꾸 손이 가게 된것이 사실이다.  도통 한가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는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들에 대한 것은 온 신경을 집중하고 외울필요도 없을 것 같은 가수들의 프로필을 달달 외우는 걸 보면서 뭐하는거야 하면서도 이해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아이들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좋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청소년케리어코치' 연수 프로그램이 있었다. 20시간에서 30시간의 교육을 받은 후 서울시 초중고등학교에서 '케리어코치'보조 교사로 자원봉사를 하는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의 연수를 받으면서 아이들 미래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었다.  그리고 『우리는 별 일 없이 산다』속 아이들은 연수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모든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서울시 일반 고등학교의 아이들 중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선 자신의 반에서 1-2등 안에 들어야만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때와 비교하면 한반의 학생이 반으로 줄기도 했지만, 요즘 아이들의 학습량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중학교 딸아이가 배우는 수학을 보면서 저걸 고등학교때 배우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그런 이유일 것이다.  아니 초등학교 다니는 작은 녀석이 벌써 영어 문법을 공부하는 시대에 이 아이들은 얼마나 힘이 든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른다.  객관적으로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만, 역시 부모가 아닌 학부모가 되는 순간 나의 이성은 스스로의 지각능력을 잃어 버린다.

 

  일곱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첫 작품을 읽을 때는 아이들이 쓴 글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만큼 아이들 내면에 이야기가 제대로 들려온다. 오시비엥침 (강미), 유자마들렌 (김혜정), 팩트와 판타지 (반소희), 두드ing (은이결), 나우 (이경화), 내 사랑은 에이뿔(A+) (장미), 영재는 영재다 (정은숙)가 실려있는데, 강미 작가가 작가의 글에서 쓴 글처럼 '다양한 이유로 담 밖으로 밀려난 아이들의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그리고 힘들고 쓸쓸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날것으로' 들려온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아이들도 있지만, 『우리는 별 일 없이 산다』고 외치는 아이들은 자신이 가야할 곳을 알고 있다.  아니, 그렇지 않다해도 자신의 인생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몇해전에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선 청춘들이 고민을 하지 않아 취업 후 이직율이 상당하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청소년기에 고민했어야 할 문제를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대학교 시절에도 못했다가 취업후에야 자아를 찾으려고 생각을 한다는 내용이었었는데, 읽으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었다.  오로지 대학을 위해 공부를 하고, 그 후에는 취업을 위해 도서관에 앉아 있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에 비하면 일곱편의 이야기속에 나오는 아이들은 대단한 아이들이다.  자신이 가야할 길을 제대로든 아이든 걷고 있고,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청춘은 아름답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건 청춘을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 청춘의 중심을 걷고 있는 아이들은 느낄 수가 없다.   

 

"에이뿔 오빠들이 있어서 나는 정말 기쁘고 고맙거든. 우리 에이뿔이 나에게 준 희망과 용기, 위로는 돈으로 따질 수가 없을 정도야.  나는 정말, 오빠들한테라면 나한테 있는 거 다 갖다 줘도 하나도 안 아까워.  오히려 내가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 내가 고른 티셔츠를 입고, 내가 준 베개를 베고 자는 오빠들을 생각하면 기졸하게 좋거든. 그러니 조공을 바치는 건 우리지만 기쁜 것도 에이뿔보다는 우리가 더 기쁘다구.'(p.178)

 

  팬 문화가 없으면 학교 생활이 힘이든다는 딸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아이들은 왜 이렇게 스타에 열광하나 했었다.  '조공'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이해를 하지 못했는데, 그 이야기를 다빈이를 통해서 듣는다.  저렇게 기쁘다는데 어쩌겠는가?  게다가 에이뿔 오빠들 일본에서 공연하는 문제를 미리 생각하고 일본어 공부에 불을 켜는 다빈이를 보면서 뭐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지, 그리고 그게 '케리어 코칭'에서 다루는 문제인데, 이 녀석들은 참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도 찾는구나 싶다.  물론, 쉽지 않다.  이야기들을 한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른다면 공부라도 해야한다고. 참 쉽게 이야기 하지만, 공부가 쉬운가?  절대 아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공부가 쉽다 여겨지지만, 공부만 하는 아이들에게 '공부가 젤 쉬었어요'를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두드ing 속 현제의 말이 와 닿는다.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기를... 그것만큼 행복한 건 없으니 말이다.  

 

"그냥 좋아서 하는데요. 하다가 좋으면 계속하는 거고요."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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