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소년 다루 ㅣ 사거리의 거북이 12
김성종 지음 / 청어람주니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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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종 작가의 청소년 소설을 읽을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않은 시절에 만난 <여명의 눈동자>는 굵직한 선이 도드라진 글이었으니 말이다.  역사를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사람을 이야기하는 작가가 청소년 소설을 어떻게 풀어낼지 사뭇 궁금했다.  표지는 달밤에 울부짖는 늑대다.  표지와 제목만 보고 생각난 건 이 늑대가 '다루'구나 였다.  우리 큰아이가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 송중기가 출연했던 <늑대소년>이 생각났었고, 어린시절 눈 반짝이면서 읽었던 <모글리>속 주인공들을 떠올렸는데, 책 소개글은 그런 내용이 아니다. 

 

 

  어려서 엄마를 잃고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다루. 어느 날 하굣길에서 다치고 병든 개를 발견한다. 다루는 이 개에게 케르베로스라는 이름을 선물한다. 다루의 사랑으로 무럭무럭 자란 케르. 날이 갈수록 천재성이 돋보이는 다루. 가족과 함께 떠난 지리산 종주에서 상상도 하지 못할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고 책에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눈도 하나밖에 없는데?” “그러니까 길러야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입양아를 고를 때 잘생기고 건강한 아이만 찾지만 선진국 사람들은 오히려 못생기고 병약한 불구 아동을 입양해서 온 정성을 다해 기른다잖아요. 전 그게 옳은 정신이라고 봐요.” (p.47).  약하고 못생겼기 때문에 길러야 한다고 항변을 하는 아이가 다루다.  그리고 이렇게 영특하게 말을 하고 있는 다루는 초등학교 5학년이다.

 

  야간업소에서 엘비스라는 예명으로 노래를 기차게 잘 불렀던 아빠와 한쪽 눈이 실명한 상태였지만 책 읽기 좋아하는 엄마품에서 자란 다루는 가난한 가정환경으로 캠핑카에서 살고 있지만,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다. 엄마를 닮았는지 책을 좋아하고, 신통하게도 신문을 즐겨읽는 이 아이는 일반적인 어른들의 상식보다 뛰어나다.  개에 이름을 지옥을 지키는 '케르베로스'로 지을 정도인 다루는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지식이 굉장히 많은 아이이다.  그냥 책읽는게 좋을 뿐인 아이이지만, 선생님의 눈에도 아빠에 눈에도 다루는 특별한 아이로 보인다.  보통의 초등학교 아이라면 불가능한 혈액형문제를 아이들이 흔히 알고 있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어 궁지에 몰린 이들을 돕기도 한다. 물론, 다루는 이런 문제 해결이 누구를 도왔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선생님은 아이의 천재성을 이야기하며, 유학을 권하지만, 살집이 없어 캠핑카에 살고 있는 다루네 가족에게 유학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꿈처럼 다가온다.  그럼에도 이 가족은 굉장히 낙천적이다.  엄마의 병과 함께 늘어난 빚은 이 가족이 살 집조차 없게 만들지만, 가족간에 사랑도 대단하고, 아이들 역시 집안 환경으로 주눅을 들어하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막일을 하는 아빠는 아이들을 이해하는 폭이 굉장히 넓다. 아이들을 위해서 지리산 종주를 강행하기도 하고, 그곳에서 다루와 케르는 사람들에게서 잊혀진 군인들의 뼈를 찾아낸다.  뼈만 찾아낸것이 아니라 후 처리가 대단하다. CSI를 많이 본 사람도 하기 힘들것 같은데, 옷으로 구역을 표시하고, 신분이 확실한 것 같은 뼈를 가지고 내려오는 꼼꼼함까지 이 아이는 도대체 초등학교 5학년 아이 같지가 않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어떤 일이 다가올지는 아무도 알수가 없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케르와 가면서 잊혀진 군인들을 만나게 될지, 그리고 그 뼈가 오리온 그룹 서회장의 아버지의 뼈일지 누가 알았겠는가?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굴지의 그룹 총수가 천재적이지만 형편이 좋지 않은 아이를 만나 아이의 집안을 돌봐주고, 아이가 하고자 하는 공부를 시켜주니 말이다.  이런 아이가 있을까 싶지만 이야기 아닌가?  이런 아이가 있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는가?  이젠 '개천에서 용난다'는 표현은 불가능 하다고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꿈도 꾸지 말라고 하면 너무 무서운 세상이 아니겠는가?  다루가 늑대소년으로 불리는 이유가 단지 케르처럼 늑대소리를 잘내기 때문에 불리고 있으니 참 아이들다운 발상이구나 싶었지만, 김성종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다.

 

  아이의 감성과 발상으로 김성종 작가는 이제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이야기를 통해서 최선을 이야기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청소년 소설 아닌가?  희망이 없다고 모든것을 접어 버리는 것만큼 무섭고 두려운 일이 있을까?  가진것 없다고 해도 다루에겐 아빠가 있고, 누나 세미가 있고, 지옥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용감한 케르가 있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다루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한쪽 눈이 없는 개를 보면서 아내를 그리워하고 아내의 환생이라 믿고 있는 아빠는 가진것 없는 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정직하다.  늘어나는 빚을 갚기 위해서 노력하고 아이들을 사랑한다.  그러지 못하는 부모가 너무나 많은 세상이다.  말도 안되는 사건들이 하루에도 몇건씩 들려오는 세상에 가족간의 사랑만큼 결속력 있는 무기는 없을 것이다.  무서운것도 끔찍한것도 없이 세상 참 살만하구나를 알려주는 책이 『늑대소년 다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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