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페르노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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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신이시여, 세상이 내 이름을 괴물 같은 죄인이 아니라 은혜로운 구세주로 기억해주기를 기도합니다.  그것이 사실임을 아시지 않습니까.  내가 남기는 선물을 인류가 이해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나의 선물은 미래입니다.  나의 선물은 구원입니다.  나의 선물은 인페르노입니다.' (p.16)

 

  '로버트 랭던'이 돌아왔다.  기억의 한 부분이 사라진 단기 기억상실 상태로 미국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눈을 뜬 랭던의 모습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엉망이 된 상태 였다.  총상을 입은 머리엔 수술자국이 있고, 몸은 제대로 움직일수도 없는데, 고슴도치 머리를 한 검은옷의 여인이 그를 죽이기위해 따라다닌다.  이유도 모르고 랭던은 병원에서 만난 닥터 브룩스 시에나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다. 미술사와 기호학을 연구하는 하버드대 교수. 그의 사라진 3일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총명의 저주'의 걸렸다는 지능지수 208의 천재 의사, 브룩스 시에나와 히든 포켓속에 들어있던 원통 바이오튜브.  사라진 3일을 찾아야 그를 죽이려는 자들을 알 수 있을테고, 이제 댄 브라운의 특기인 랭던의 숨막히는 기억의 추적이 시작된다.

 

 

 원통 바이오튜브 안에 든 패러데이 포인터는 랭던과 시에나에게 무시무시한 지옥의 지도를 보여준다.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를 교묘하게 바꿔놓은 지옥도.  그리고 랭던의 머리속을 휘집고 다니는 나이를 알 수 없는 은발의 아름다운 여인의 목소리 '구하세요. 그러면 찾을 겁니다.' , '시간이 없어요'  지옥도의  쓰여진 글씨 CATROVACER, 카트로바테르?  기호학자 아니랄까봐 한순간에 랭던은 지옥도의 위치를 바로잡으면서 케르카트로바(Cercatrova),  "케르카(Cerca)... 트로바(trova)...  "구하라, 그리하면 찾을 것이요." (p.177) 라는 라틴어 문장을 풀어낸다.  도대체 못하는게 있기는 한건지, 중후한 매력에 잘생기고 워낙에 추격전을 많이 해서 몸까지 좋은데다 하버드대 교수다. 전 세계에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이 남자는 도대체 정체가 뭘까?  물론 알고 있다.  바티칸이 싫어하는 남자, 로버트 랭던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보티첼리의 지옥도 - 출처: 네이버)

 

14,233행에 달하는 대서사시《신곡》은 지하 세계로 내려갔다가 연옥을 거쳐 결국은 천국에 도달하는 단테의 숨 막히는 여정을 다루고 있다. <인페르노(지옥)>, <푸르카토리오(연옥)>, <파라디소(천국)>로 이루어진 3부작 중에서도 이 <인페르노>가 가장 널리 읽히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p.105)

 

  단테 알리기에리의 대서사시 《신곡》중 <인페르노>가 제목이다.  단테 알리기에리의 얼굴위에 연옥으로 가는 9개의 산을 위미하는 9개의 원이 그려져 있고, 피렌체의 산 로렌초 성당의 전경이 배경으로 책 표지가 되어있다.  새주둥이 처럼 긴 부리를 가지고 있는 마스크가 계속해서 보여지면서, 지옥을 이야기하는 '인페르노'와 언듯 언듯 흑사병을 생각나게 만든다.  랭던은 어떤 일에 끼어들어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시에나와 모르는것 빼고는 다알고 있는 박학다식한 기호학자는 하나씩 그에게 풀어달라고 교묘하게 숨겨둔 암호들을 풀어내면서 사라져버린 기억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저《신곡》을 쓴 단테 알리기에리를 찾아가면 조금 더 비밀을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간 곳에서 마르타 알바레즈는 랭던을 반기면서 '단테의 데스마스크'를 이야기를 한다.

 

  데스 마스크라니 몸서리부터 쳐져야 당연할텐데, 중세의 유럽엔 유명인들의 데스 마스크가 유행이었단다.  죽은후 바로 얼굴에 석고 마스크를 만들어 사자의 모습을 기리는 것.  초상화외엔 그들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을테니, 이 데스 마스크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물건임에 틀림이 없다.  사실과 허구가 교묘하게 교차되어 있다.  사라져 버린 단테의 데스마스크. 그리고 CCTV속 일 두오미노라고 불리는 이그나치오 부소니와 랭던의 행각. 도저히 생각나지 않는 3일의 기억속에서 랭던은 데스마스크를 찾아내야하고, 함께 했던 이그나치오 부소니는 주검으로 발견된다.  그리고 다시 랭던과 시에나를 쫒는 검은 무리들. 도대체 그들은 무엇때문에 랭던을 쫓고 있는 것일까?   

 

"당신이 찾는 것은 안전하게 숨겨놨어요. 당신을 위해 문이 열려 있긴 하지만, 서둘러야 해요. 파라다이스 25.... 부디 성공하기를.."(p.302)

 

  데스 마스크도 찾아야 하고,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자신을 향해 오는 이들도 따돌려야 하고, 중간 중간 암호처럼 숨겨진 문장들도 풀어내야만 하니 랭던은 역시나 전편들 만큼 숨차게 바쁘다..  전세계의 인구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맬더스는 《인구론》에서 전쟁과 질병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에 비해 식량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유에서 였는데, 《인구론》을 읽으면서 목사였던 맬더스의 사고 방식이 지식인의 고정관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그 속에서도 맬더스는 죽음에서 자신은 제외시켰었기 때문이었다.  빠른 속도로 넘어가는 《인페르노》에서도 처음엔 그런 생각을 했었다. WHO의 수장인 엘리자베스 신스키와 대립되는 인물로 그려진 버트런드 조브리스트도 자신을 제외한 인류의 정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림자를 이야기하고 있는 버트런드는 정체를 확실하게 드러내 놓고 있지는 않다.

 

  돈으로 비밀을 만들어 내고 지키는 일을 하는 비밀조직의 사무장이 자살을 한 버트런드 조브리스트의 의뢰를 수락하면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책을 몇장만 넘겨도 알수 있는 일이었다.  중간 중간 랭던의 기억상실 이전에 신스키와의 이야기도 나오지만, 아직 랭던은 알지 못하고 그저 암호문을 풀어내는 일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과도한 스테레스로 민머리가 되어버린 시에나와 랭던이 어디까지 갈지는 알수 없지만, 이들의 움직임은 굉장히 빠르다. 피렌체 이곳저곳을 지상과 지하를 막론하고 뛰어다니면서, 독자들에게 피렌체 전경을 머릿속에 심어주고 있다.  댄 브라운의 특기인 스릴넘치면서도 사실적인 묘사는 당장이라도 여권을 챙겨서 이탈리아로 날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고 있다. 1권은 여전히 안개속을 걷고있는 것처럼 두리뭉실하게 펼쳐지고 있니만 어떤 곳이 <인페르노>인지는 조금 더 읽어보아야 할 것 같다.  <인페르노>는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올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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