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 -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에세이
최준영 지음 / 이지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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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사가 참 묘하다.  매일 만나는 사람, 매일 만나는 글임에도 어떤날은 글 한줄에, 말 한마디에 인생이 바뀌기도 하고 세상을 살아갈 지침이 세워지기도 하니 말이다.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에세이'라고 되어있는데, 난 이 분을 모른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것도 소통용이 아니라 그냥 올리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글을 본적이 별로 없다.  핸드폰이 똑똑하지 않아서 이기도 하지만, 컴으로도 잘 들어가지는 않는다.  그런 내게 페이스북의 '420자 칼럼' 논객이라는 말도 낯선판에 전국 초청 1순위 대중 강연가라는 분의 글을 읽어보란다.  '에세이니 편하게 읽자'하는 생각으로 읽어내려갔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기에 편하게 다가온다. 정말 앉아서 1-2시간이면 뚝딱하고 읽을수 있을 정도로 머리 아프거나 갑갑함 없이 읽혀내려간다.  분명 그런 책인데, 망치로 때린것 처럼 내겐 '팅~'하는 울림을 주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라는 것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박사 학위는 커녕 이렇다 할 전공 분야도 없고 그다지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라는 저자는 여기저기 매체에 굉장히 많은 원고를 쓰고 있고, 이름 대신 '거리의 인문학자', '거지교수'로 불리우고 있는 인문학자란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인문학자.  왜 인문학인가의 대한 답은 얼 쇼리스가 해주고 있다.  '교도소를 방문한 얼 쇼리스가 흑인 여죄수에게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때, 여죄수는 "우리에겐 정신적 삶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부자들처럼 박물관, 음악회, 미술관 등을 다니며 정신적 삶을 살았더라면 범죄자가 되지은 않았을 것"이라고 대답하지요.'(p.44)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인 '클레멘트 코스'를 설립한 얼 쇼리스가 한 말이다. 


  지난 1년간 페이스북에 매일 쓴 저자의 글이 묶여 한 권의 책이 되어 나왔단다. 그리고 그 파급효과로 독자들이 글을 쓰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통하여 자신의 일상과 삶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단다.  책속 에피소드들은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늘상 흔들리고 부유하는 삶을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 그런 아들을 무던히도 참고 기다렸던 어머니가 이제는 치매에 걸리셔서 아들이 바라보는 어머니에 대한 가슴 아픈 사연을 들려주고 있다.  페이스북의 담벼락이라는 글쓰기 기능이 있는데, 그곳에 쓸 수 있는 글수가 420자 까지라는 것을 저자의 글을 통해 알았다.  평탄하지 않은 시간과 행로를 걸었음에도 최준영 교수는 보통사람들이라면 불가능한 일들을 해내고 있다.  진심어린 글 한줄이 울림이 된다는 것을 그는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의 글은 세상이 반응하게 만들고 있다.   

 

책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책을 읽어왔고 읽고 있기에 유지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늘 지적 허기에 시달리지만 그리 걱정하진 않습니다. 어제도 읽었고, 오늘도 읽었으며, 내일도 읽을 것이니까요. '나는 읽는다, 고로 산다.!' (p.227)

 

  노숙인들의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음에도 내눈엔 보고싶은 것만 보여진다.  아.. 지금 나 역시 읽기때문에 살고 있구나하고 무릎을 탁칠 수 있는 이 문장 하나에, 여기저기 매체에 원고를 쓰고 있는 저자의 사연을 읽으면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읽을때, 나는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만들다.  굉장히 부지런한 분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보통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는 것은 하루에도 몇 권씩 가능하지만, 책을 읽고 리뷰를 쓰거나 다른 종류의 글을 쓸때는 책을 읽는 시간보다는 더 많이 시간이 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 책상에는 읽고 리뷰를 쓰지 못한 책들이 쌓여간다.  살기 위해서 책을 읽는데, 그 책을 쓰지 못하니, 이 또한 악순한이다. 하지만 그래도 책을 읽는다.  이렇게 나를 깨우쳐주는 책을 읽고 또 맘을 다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제목한번 기차게 뽑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책 제목에 대한 부연 설명도 되어 있다.  그래서 써본다.  대학교수가 아님에도 교수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분에 멋진 이야기를 말이다. 

 

"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서 오늘도 쓴다.  올릴 때 매양 잘 썼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 다음 날 보면 쥐구멍을 찾고 싶은 거다. 삭제해버릴 수도 없는게, 이미 '좋아요'를 누른 분들이나 댓글을 달아준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그 부끄러운 글을 뒤로 혹은 밑으로 내리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그 유일한 방법이 바로 새로운 글을 올리는 거다.  그래서 매일같이 쓰는 거다. 어제 쓴 부끄러운 글을 밑으로 내리기 위해서.."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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