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포스 영웅전 1 - 사라진 영웅 ㅣ 올림포스 영웅전 1
릭 라이어던 지음, 김난령 옮김 / 서울문화사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작은 아이가 《그리스.로마 신화》를 꽤나 좋아한다.  아이가 읽은 책은 만화책이라 읽기가 편한점도 간과할 수는 없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읽기 시작한 책을 매년 몇 번씩 읽다보니 그리스.로마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는 엄마를 능가하고 있다.  신화 속 이야기의 특성답게 은유적인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고, 아이가 이해하기는 힘든 부분이 많았을 텐데, 만화로 받아들여서 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는 것을 보면 스무권으로 이루어진《그리스.로마 신화》를 필독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말도 일리가 있는것 같긴 하다.  아이 덕분에 만화를 통해서 만난 신들은 학부시절에 만난 신들에 이야기보다는 확실히 재미있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었던 신들은 로마보다는 그리스 신들이었다.  쥬피터나 주노보다는 제우스와 헤라가 친숙하니 말이다.

 

  

  기억을 빼앗긴 채 낯선 삶의 한가운데 떨어진 금발 소년 제이슨, 아버지의 관심을 끌기위해 BMW를 훔친 매혹적인 소녀 파이퍼, 입양된 집에서 계속 도망치는 유쾌한 주의력 결핍 장애 소년 레오.  《올림포스 영웅전》이라고 책 제목을 읽었는데, 얼토당토않게 기억을 읽은 아이와 캠프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게 뭐야 하는 순간 이야기는 롤러코스터의 브래이크가 고장난것 처럼 급속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4일 안에 감옥에 갇힌 헤라 여신을 구하지 못하면 신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는 절대 악이 깨어날 것이다!' 도대체 이 아이들보고 어떻게 하란 말인가?  캠프의 코치라고만 생각했던 헤지 코치가 슈퍼 염소로 변하고 폭풍 정령이 나타나고 난리가 아니다. 이제야 기억을 잃은 아이의 이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속 '이아손과 아르고 원정대'의 이아손이 로마식으로 표현을 하면 제이슨이니 말이다.

  현실에선 문제아라고 낙인찍혔던 아이들이 사실은 데미갓이라면 수긍 할 수 있을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신들을 닮아 정신없고 한곳에 있을 수 없던 아이들.  한쪽 부모가 신이었기에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외부모 가정의 아이로 자라야만 했고, 숨겨야만 하는 능력으로 인해 부모의 죽음을 마주 대했던 아이가 신의 아이란다.  그래서 이 아이들을 불렀단다.  폭풍 정령과의 싸움터에 나타난 아나베스는 자신의 남자친구인 퍼시 잭슨을 찾기위해 아이들 앞에 나타났다.  데미갓, 반신반인이라고 하니 자신들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던 아이들은 페가수스들이 날아다니고 신들의 아이들이 모여사는 '데미갓 캠프'로 가게 되고 그곳에선 아이들앞에 꽁꽁 숨겨진 은유적인 시들이 풀어져 나온다. '일곱 명의 데미갓이 부름에 답할지니, 폭풍과 불을 위해 세상은 반드시 무너지고... 마지막 숨을 다해 서약을 지키고... 적들은 죽음의 문까지 무기를 지닐지라..'(p.177), '번개의 자식이여, 땅을 경계하라.. 거인의 복수가 일곱 명의 영웅을 탄생시킬지니, 용광로와 비둘기가 우리를 부수고 해라의 분노를 통해 죽음을 불러일으키도다.'(p.185) 

 

  신들의 아이인데, 이 정도는 풀어줘야지 이야기가 재미있어 질테고, 요렇게 만들어 내는것이 릭 라이어던의 특기란다.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이라는 작품을 읽어 본적이 없다.  얼마전에 영화로도 개봉을 했던 것 같은데, 그땐 북유럽 신과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읽어보지 않았으니 뭐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 이야기가 굉장한 인기 였단다.  아들의 부탁으로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들려 줄 이야기를 구상한것이라고 하니 작가는 작가다. 뚝딱 나왔을 리는 만무하지만, 그의 능력이 부러운것은 어쩔 수가 없다.  어찌되었든, 이야기 속에 '퍼시 잭슨'이 나오고 있으니, 작가는 자신의 작품들을 하나로 묶어주려고 하고 있다.  어느것부터 읽던 릭 라이어던의 책을 읽었다면 그의 다른 작품에 손이 가게 만드는 능력이 대단하다.

 

'헤라는 제이슨의 과거를 완전히 빼앗고 그를 낯선 삶의 한가운데에 떨어뜨려 놓았다.  그러고는 자기가 앗아간 기억을 되찾기 위해 제이슨이 자기를 감옥에서 구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제이슨은 이런 상황이 너무나 화가 났고 헤라야 우리 속에서 썩든 말든 멀리 도망치고만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p.299)

 

  신들의 여왕, 가정의 신이라 불리우는 헤라가 갇혔다니 이걸 믿어야 할까?  그뿐이 아니다.  가정의 신이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들을 던져버릴만큼 야멸차고, 남편의 바람을 결코 넘어가지 않는 이 이율배반적인 여신이 제이슨의 기억을 빼앗았단다.  이제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아손이 제우스의 자식이라는 것을... 제우스의 자식들이 하나둘만 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 헤라에겐 눈에 가시같은 존재였을 제이슨에게 자신을 구하란다.  그리고 그옆에 있는 파이퍼와 레오.  '데미갓 캠프'는 데미갓인 아이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레오의 머리 위에 홀로그램 같은 불타는 이미지가, 정확히 말하면 불이 활활 타오르는 망치가 둥둥 떠 있었다.'(p.59), '미와 사랑의 여신이자 비둘기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딸이다!'(p.194). 대장장이와 불의 신인 헤파이스토스(불카누스)와 아프로디테의 아이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헤라구출 원정대의 일원이 된다.  제우스의 아들이 지명하였으니 무조건 따라야만 한다. 자식이라도 신들의 서열은 있나보다.  족보상으로 따지면야 아프로디테가 제우스의 고모쯤 되겠지만 그리스 신들은 모든 걸 무시하지 않는가?  엄마와도 결혼하는 판에 신들 중 최고인 제우스의 아들이니 뭐가 문제겠는가?

 

  무엇이든 뚝딱거리면 짠하고 완성하는 레오가 일을 냈다.  고장난 강철 용에게 날개를 달아서 날아올 줄 누군들 생각이나 했을까?  그리고 이 모든것이 아주 먼 옛날부터 계획된 일이었다면... 표지 그림 속 황금 용과 세명의 아이.  사라진 영웅은 퍼시잭슨인지 헤라인지.. 아니면 기억을 잃은 제이슨인지 알고자 한다면 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어내려야만 한다.  그리스신화를 떠오르게 만드는 장치 하나 하나를 넘어서게 되면 오로지 제이슨과 파이퍼, 그리고 레오만 만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의 이전부터 신들이 만들어낸 예언처럼 끌려갈것인지 아니면 아이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낼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왠지 예언은 이루어져야만 할 것 같지만 그렇다면 이 반신반인인 데미갓들에게 너무나 불공평하지 않을까?  제멋대로인 신들의 틈에 끼워서 인간도 신도 아닌 아이들.  그 아이들이 어떻게 그들의 운명을 헤쳐나갈지 궁금해서 2권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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