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3 : 세계편 - 완결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몇일을 <퇴마록>에 빠져서 다른책들은 안중에도 없었는데, 또 또 이렇게 리뷰를 질질 끌고 있다. 책을 읽은지가 이주는 된듯 한데, 지금에야 쓰고 있으니 말이다. 책을 읽을때는 그속에만 폭 빠져서 다른 내용들은 기억도 나지 않다가, 몇일만 지나고 나면 다른 책들과 엉켜서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특히 비슷한 류에 책을 읽는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훨씬 심하다.  <퇴마록 - 세계편>이 그랬다.  거의 20년만에 다시 읽은 <퇴마록>은 기어코 20년전에 나왔던 책들을 들춰내게 만들더니, 국내편부터 다시 읽게 만들어 버렸다.  이번에 <퇴마록 - 외전>이 나왔다고 하던데, 그것까지 읽으려면 아직 멀었지만, 결국엔 혼세편까지 읽어버리고는 본 책에 대한 리뷰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세게편>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3권에 나와있는 <얼음의 악령>과 <아스타로트의 약속>이라고 작가가 이야기를 했다. 전면 개정을 했다고. 그래서 구간을 읽었는지도 모른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데, 왜 그 내용이 궁금했을까?  너무 오래전에 읽기도 했었고, 큰 줄거리만 기억에 남아있었기 때문에 <얼음의 악령>이나 <아스타로트의 약속>을 개정판으로 읽으면서도 뭐가 달라졌는지 몰랐었다.  구판에서 퇴마사를 쫓아다니던 윈필드 기자가 아닌 <얼음의 악령>에서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사설탐정 더글러스가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있다.  <아스타로트의 약속>은 훨씬 많이 다듬어진 느낌이 들었다. 사실 작가는 애매하게 마무리된 구판을 굵고 강렬하게 바꾸었다고 말하는데, 세세한 인물묘사는 탁월하지만 굵고 강렬해졌는지는 모르겠다.  역시 마지막은 애매하게 끝나버리니 말이다.

 

  어찌되었던 <퇴마록 - 세계편>의 마지막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1, 2권을 통해 끝임없이 나오고 있는 '블랙서클'에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 3권이고, 블랙서클의 수장인 마스터와의 결전이 이루어지는 것 역시 3권이다.  모든 베틀에는 수장과에 싸움이 있기전에 하수들과에 싸움이 보여진다. 지금까지 쉬지않고 퇴마사들 주변을 오가면서 간을 보는것처럼 왔다 갔다 했던 카프너가 2권에서 죽으면서 마스터옆에 있던 금발에 미녀를 보여줬었다.  그 금발에 미녀가 2권 끝부분부터 나오더니 이제 3권에서는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1권과 2권을 통해서 보여진 사건들. 이집트 주술사는 한국에 전화를 불러일으키려 했고, 영국에서는 전멸한 켈트족의 영들을 이용하여 수라장으로 만들려고 했고, 카프너는 덜 떨어진 사람들을 이용하여 늑대 인간을 만들었지만 그건 블랙서클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퇴마사들을 상대하기 위해서였다. 

 

  블랙서클에 일원이 죽을때마다 왜 그들에 영은 사라져버리는 것일까?  3권은 퇴마사들과 블랙서클의 삼대 승정들에 대결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큐라성을 배경으로 하는 '왈라키아의 밤'은 윌리엄스 신부를 흡혈귀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금발의 미녀, 증오의 승정인 코제트. 대대적으로 이야기를 고쳤다는 '얼음의 악령'에서는 두려움에 벌벌 떠는 승정같지 않은 공포의 승정인 젠킨스가 등장을 한다.  세번째 승정은 어떤이일까?  세계편이지만 퇴마사들은 참 멀리도 간다. 아프리카의 한 나라인 말리. 말리에서 말도 안되는 반란이 일어났단다.  그곳에 있는 고통의 승정, 히루바바.  이들과의 싸움은 물론 동방에서 온 우리의 퇴마사들이 이긴다. 하지만, 개운치가 않다.  증오와 공포, 고통을 끌어안고 살던 세승정의 모습은 보통의 사람들이 느끼는 가슴앓이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무엇때문에 증오에 쌓여있고, 공포를 느끼고, 고통을 당하는지 퇴마사들은 그들과의 격전을 통해서 위로해주길 원하지만, 이들에 죽은 영들 역시 다른 블랙서클의 영들처럼 사라져 버린다.

 

  드디어 퇴마사들과 마스터의 대결만이 남았다.  1권부터 끊임없이 나오던 블랙서클의 실체가 들어나기 시작했다.  블랙서클의 악행을 막기 위해 뒤를 쫓아 전 세계를 누비던 퇴마사들 앞에 베일에 싸여 있던 블랙서클의 정체가 밝혀지고, 퇴마사들은 마스터와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정말 말도 안되게 강한 인물이 이들 앞에 나타났다.  다 모여도 모자랄 판에 마스터는 한명씩 묶어놓고 박신부와 대전을 펼친다.  그리고 드러나는 이야기들.  어떻게 마스터가 이토록 강해졌는지는 읽어봐야한다.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대략에 감은 올테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퇴마록 - 세계편>은 끝이 났다. 치밀한 구성을 자랑한다고 출판사는 이야기를 하지만, 구편이나 개정판이나 마지막이 허무한것은 어쩔 수가 없다.  퇴마사들을 살려내는 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고, 우리 인생이 이렇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내게 새로운 대안을 내놓으라고 하면 대안은 없다.  그래도 허무하고 이게 뭐지하고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는 이유는 퇴마록을 심하게 아끼는 독자이기 때문이다.

 

"마스터 같은 사악한 적 따위는 얼마든지 만들어 보내 주겠어. 세상에 위기가 닥쳐야 나선다면 얼마든지 만들어 주겠어.  그러니 싸워. 영원히 살아남아 싸우고, 피 흘리고, 고통받아 줘.  그게... 정말 우리가 원하는 거니까." (p.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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