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굿맨
A. J. 카진스키 지음, 허지은 옮김 / 모노클(Monocle)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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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유대의 전설에 따르면 인류의 생존은 36명의 굿맨들에 의해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한 세대마다 인류를 돌볼 임무를 부여받은 36명의 굿맨이 존재하게 될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그 36명 안에 포함되었는지 전혀 모른답니다. 오로지 하느님만이 아시지요. 그들이 모른다고 해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p.126~128)

 

 

 

  유대의 경전엔 36명의 ‘굿맨’이 세상에 나타나 인류를 보호하며 그들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면 세상은 공멸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 있단다. 36명의 ‘굿맨’은 자신이 굿맨으로 선택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지금 세상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베이징, 수도승 한 명이 방에서 갑자기 쓰러져 숨을 거두고, 인도 뭄바이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많은 사람들에게 칭송받던 한 경제학자가 죽었단다.  그런데 이들의 등과 허리에 불에 탄 듯한 표식이 새겨져 있는것이 발견된다.  전 세계에선 이와 비슷한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피해자들은 하나 같이 선한 일을 행하며 산 사람들이다. 그들의 사체에는 공통적으로 문신과 비슷한 검은 표식이 새겨져 있는 것을 이탈리아 베니스의 열혈 형사 토마소가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덴마크 코펜하겐, 강력계에서 15년동안 일하고 있는 닐스 벤트손이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곳에 투입되었다.  교섭전문가로 10년 동안 일을하고 있는 닐스는 여행공포증으로 비행기도 타지 못하고, 동료들로부터는 조울증이 있는 이상한 사람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인터폴로부터 덴마크에 있는 '굿맨'을 찾아 신변에 위험을 알리라는 임무가 떨어진다.  덴마크에 있는 '굿맨'.  도대체 어떤 사람이 선한 사람이라는 말인까? 성경에 나와있는 '선한 사마리아인'을 찾아야 한다면 사막에서 바늘찾기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경찰 컴퓨터 전문가인 카스페르에 도움으로 닐스는 덴마크에서 가장 선한 사람으로 알려진 여덟 명을 가려 면담을 하기 시작한다. 덴마크에 있는 굿맨들이라니 이들에 삶이 얼마나 숭고하고 선할까를 기대해 보지만, 닐스는 자신이 선택한 '굿맨'이라고 여겼던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의 에고를 만족시키거나 인기를얻고자하는 목적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선행을 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뭐 위험만 알리면 되니 별 문제가 있겠는가?  

 

  '굿맨'목록에 포함된 천재수학자, 구스타우라.  임무니 찾아가긴 가는데, 그곳엔 구스타우라가 아닌 그의 전부인 한나가 있었다. 천재 천체물리학자. 덴마크에는 천재들이 깔려있나보다.  천재들은 천재들만 만나는지 둘이 만나 또 천재를 낳았단다.  어찌되었건 천재물리학자 한나에 눈에 모든것이 시스템으로 보인다고 하고 그녀에게 닐스는 운명처럼 다가와버렸다. 단지 그의 차량 번호판이 'Ⅱ 12 041'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Ⅱ 12 041' 한나의 아들 요한의 생년월일이란다.  어떻게 나오는지 설명을 해주고 있는데, 천재의 설명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어쨌든, 이 말도 안되는 일로 한나는 닐스에 일을 돕기시작한다. 천재 한명이 돕기 시작하니, 책의 중반부까지 '굿맨'의 언저리도 찾지 못했던 것을 착착 풀어내기 시작한다.  모든걸 포기한것 같았던 한나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하고, 자신과 같은 천재아들, 요한의 죽음이후 가장 어두운 곳으로 숨으려 했던 한나의 이성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토마소가 어떻게 '굿맨'들에 일을 찾아냈는지는 알수가 없다. 처음부터 토마소가 찾아내기는 하는데, 그가 어떻게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이 일을 찾아냈는지 모르겠다. 그저 '제가 조사한 바로는 세계 각지에서 유사한 형태의 살인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희생자의 등에 똑같은 표식이 새겨져 있는 살인 사건들이죠.'(p.98)라고 되어있고, 책에 초반은 토마소가 찾아낸 '굿맨'들의 죽음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잊을만 하면 나오는 토마소의 어머니 바르바라가 이야기하는 팔십센트와 막달레나 수녀의 이야기는 복선을 대 놓고 깔아놓고 있고, 초반을 장식하면서 찔끔거리게 만들고 압둘하디의 음산함은 소름을 돋게 만들어 버린다. 아니, 어린시절에 사건이 그렇게 느껴지게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본격적으로 풀어내는 한나에 이야기들은 내 머리로는 도통 알수가 없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천재의 머릿속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는 바다를 제외한 땅에 이야기를 말하고 있고, 그 땅을 둘러싼 '굿맨'의 죽음을 보여주고 있다.  천재의 머릿속에서 나온 말들이 하나씩 펼쳐지면서 천재는 자신의 유희를 즐기겠지만, 독자는 어렵다.  오죽하면 닐스 벤트손마저 그냥 결론을 이야기해달라고 요구 하겠는가? 어쨌든, 한나는 찾아낸 '굿맨'보다 더 많은 굿맨이 죽은 위치와 죽을 위치까지 알아낸다.  태초부터 정해진 이야기라니 이걸 어떻게 해야할까?  세상을 악인과는 반대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사람들. 저울을 하느님 쪽으로 기울게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그들을 찾기 위해서 뛰어다니는 사람이 '굿맨'이 아닐까?  누가 알수도 없는 사람을 위해서 그렇게 뛰어다니겠는가?  결말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지만, 이게 결론인지 알수가 없다.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기때문일 수도 있고, 막달레나 수녀에 과거와 현재, 압둘하디가 그럴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만나면서 누가 악인이고 누가 선인인지 구별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그냥 믿어야하는게 아닐까?  세상은 소돔이 아니고, 이 세상엔 여전히 한사람이라도 선한 사람이 있다고 말이다.

 

아브라함이 다가서서 물었다. "당신께서는 죄 없는 사람을 죄인과 함께 기어이 쓸어버리시렵니까?" 죄없는 사람 오십 명을 보시고 용서해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아야훼께서 대답하셨다.  "소돔 성에 죄 없는 사람이 오십 명만 있으면 그 죄 없는 사람을 보아서라도 다 용서해 줄 수 있다." (p.448 / 창세기 1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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