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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넘버 포 3 - 위기, 새로운 레거시의 발현 ㅣ 로리언레거시 시리즈 3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아이 엠 넘버 포 1>을 읽고는 몇일을 가슴 앓이를 했었다. 어찌나 멋있던지,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고 더욱 기대감 상승이었다. 영상물은 그리 좋아하지 않은 네가, 넘버 포를 어떻게 그렸는지가 궁금해서 영화를 봤고, 기대감은 바닥을 쳐버렸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로 그런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걸까? 도대체 감독은 책을 읽기는 한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아이 엠 넘버 포>는 실망스러웠고, 이 시리즈는 아직 영상으로 만들어지기엔 턱없이 부족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텍스트로 이루어진 책으로 돌아왔다. 지인의 선물로 거의 1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 로리언의 친구들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읽기 전부터 가슴이 콩쾅거리기 시작했고, 책장을 넘기는 순간 내 주변에 모든것은 정지를 해버렸다. 책 속 로리언의 아이들이 펼쳐낸 레거시가 발휘된것 처럼 말이다.

어린 아이였을때 자신의 세판들과 함께 지구로 날아온 아이들이 이제 10대가 되었다. 하나씩 레거시가 발휘되고 있기는 하지만, 로리언의 아이들 역시 10대의 아이들이다. 항상 거주지를 옮기는 세판에게 반항하기도 하고 여느 10대들처럼 유혹에 흔들리기도 하고, 지구아이들에 평범함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이렇게 세판과 함께 했을때는 그저 어린아이일 것 같은 아이들은 세판에 죽음을 목격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상황을 인지해 나가기 시작한다. 1권에서 넘버 포의 세판 '핸리 스미스'가, 2권에서는 넘버 세븐의 세판 ' 아델리나'가 자신들의 가드를 위해 희생하고, 3권에 들어와서는 넘버 텐의 세판인 '크레이튼'이 아이들을 남겨두고 죽음을 맞이한다. 이제 아이들은 보호받아야하는 어린이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야하는 존재들이 되어버렸다.
손에서 빛이 나오는 레거시를 발휘하는 넘버 포, 투명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넘버 식스, 생명을 주관하는 넘버 세븐, 투시가 가능한 넘버 나인과 로리언에서 날아온 넘버 텐과 함께 이제 새로운 아이에 이야기가 시작된다. 비슈누에 모습으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넘버 에잇. 3권은 넘버 포, 넘버 식스, 넘버 세븐의 시선으로 쓰여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함께 하면 할 수 있다는 경의로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시리즈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로리언에서 온 아이들은 번호순으로만 죽는다는 데 있다. 번호순이 아니면 죽일 수 없다는 것이 적들로 하여금 아이들을 찾아내 제거하기 어렵게 하고, 남은 아이들을 더욱더 결속시켜주고 있다. 아이들은 고유의 레거시(능력)가 나타날 때까지 최대한 안전을 확보하며 뿔뿔이 흩어져 숨어 살다가, 이제 아이들은 자석의 끌림처럼 모이기 시작한다.
책장은 넘길 수록 속도가 빨라진다. 넘버 세븐이 머무는 한겨울의 스페인 산맥 속 수녀원의 황량함과 고립감을 시작으로 넘버 포 일행이 도망 다니는 미국 대륙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자연 경관이 맞물리며 가드들의 시선이 교차 서술되고 있어, 극의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키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하나씩 발현되어지기 시작하는 레거시는 다른곳으로 눈을 돌리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아주 오래전에 지구별에 온 로리언인들. 지구상에 있는 납득하기 어려운 모든 것들이 로리언인의 작품이라는 설정은 흔하게 전해지는 우주인설을 차용하고 있지만, 재미를 위한 소설에서 가타부타를 찾는다면 어불성설일것이다. 여타 히어로들의 이야기들도 그렇지만, 지구상에는 존재할 수 없는 아이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거대한 우주속에 누군가 있을것이라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로리언의 가드들을 따라가다보면 지구의 신비가 우리가 모르는 다른 별에서 부터 시작된것 처럼 보이지만, 이런 이야기야 <슈퍼맨>때부터 차용되어오던 이야기이니 씩 웃어넘기면 된다. 물론, 지구에 불가사의중 대부분은 로리언들이 지구의 동력자들과 함께 했다고 이야기를 하고있다(피라미드를 건설하고, 그리스 신들이 실은 로리언인이었다는 설정). 그럼에도 세월은 흐르고 그런 생각들이 변색되어가면서 지구의 거주자들은 로리언들을 모가도어인에게 팔아 넘기려하고, 이제 로리언의 가드들에겐 모가도어인들 뿐 아니라 지구인들 역시 적이 되어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한다. 모가도어인들의 신 무기에 혹한 미국 정부는 로리언의 가드와 세판을 잡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너무나 빠른 전개로 읽다보면 2권에서 모가도어인들에게 사로잡힌 샘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초반에 넘버포의 모든 신경은 샘에게 닿아있고, 존에 꿈속에 나오기도 하지만, 이런 설정은 다른 가드들에 싸움속에 덮혀버리기 일수다. 아직 모든 아이들은 모이지 않았다. 어째서, 넘버 파이브가 나오지 않았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로리어 행성의 지도자로 피타커스 로어로 이름을 지은것처럼 작가는 센스가 넘친다. 분명 무언가가 있을것이다. 아이들 모두가 모여야 최대에 힘을 쓸수 있다고 말을 하면서도 넘버 파이브의 존재는 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을까? 알수가 없다. 3권에서는 모가도어의 절대 권력자인 세트라쿠스 라와의 만남과 그가 어떻게 가드들에게 걸려있는 마법을 무력하게 만드는지까지 알아 냈다. 전6권중 3권이 끝났다. 피타커스 로어가 이제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지, 넘버 파이브의 존재와 로리언의 수장인 피타카스를 대신할 가드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아홉 모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여섯이 살아남았고 넘버 텐이 합세해서 일곱이 된 가드들. 함께 모이며 모두 이겨내고,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고 했다. 평생 가드들이 함께 하는 순간을 기다린것 처럼 나는 또 다른 이야기를 기다린다. 궁금해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