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1
최종훈 지음 / 발해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HUN작가를 2008년에 웹툰을 통해서 처음 만났다. <항해>와 <향연상자>를 시작으로 작가의 이름은 알지도 못하면서 HUN이라는 필명에 끌리듯 끊임없이 그에 작품을 탐독했었다.  물론, 웹툰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은 공상과학이나 극사실주의 작품들로 좁혀져가기 시작했다.  그런 내가 고양이와의 일상을 다루는 <그루밍 선데이>나 <해치치 않아>처럼 다정한 이야기를 그려주고 있는 HUN작가의 열혈 팬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2010년 7월에 은밀하게 침투해오는 한 남자, 동구를 만났다.  

 

두려웠다...
생존하지 못 할까 두려웠고, 그래서 배식이 끊겨 굶어 죽을까 두려웠고,
당에서 버려질까 두려웠다.
지금은...
내가 변할까 두렵다.  - 연어 중

 

 

 남들 다 보는 동네 어귀에서 똥을 싸고, 여자 팬태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놀이터에서 소리를 지르는 한 남자가 있다.  어린 치웅이와 성민이게게 매일 놀림을 받고 동네 슈퍼에서 쌀을 배달해주는 이 남자는 오마니를 만날 수 있다는 단 하나에 소망으로 살아온 공화국 혁명전사이다.  들개로 태어나 괴물로 길러진 이 남자의 남파임무는 어이없지만 동네 바보이다.  북한의 남파특수공작 5446 부대. 20000:1의 경쟁률을 뚫은 최고 엘리트 요원 원류환이 왜 바보로 살아야 하는지는 알수가 없다.  이렇게 가난한 달동네에서 어떤 임무를 펼치게 될지도 알수가 없지만 당에 명령이기에 따라야만 한다.  그리고 그에 곁으로 공화국 최고위층 간부의 아들이자 류환 못지 않은 실력자 리해랑과 공화국 사상 최연소 남파간첩 리해진이 들어온다.  5446부대의 전설 같은 존재인 이들이 만났다.  

조국통일이라는 원대한 사명을 안고 남파된 그들이 맡은 임무는 어처구니 없게도 달동네 바보, 가수지망생, 고등학생이다. 전달되는 명령도 없이 시간은 흘러만 가고 남한 최하층 달동네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일상에 익숙해져 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에게 전혀 뜻밖의 은밀하고 위대한 임무가 내려진다. 동네 바보이기에 아무것도 알수 없었던 원류환, 동구에게 리해진이 전하는 말. '위대한 인민 공화국을 위해 5446부대 혁명전자 전원 자결 하라. 명령 불복시 해당구역 감시자는 책임지고... 전원사살, 보고 후 자결하라.' 도대체 당에선 왜 이들에게 이런 말도 안되는 명령을 내린것인가?  당에 명령이니 따라야 하는데, 오마니의 생사가 궁금하다.  자신이 죽는건 상관이 없지만 오마니는 살아계신걸까?


'명령하달 24시간. 고정간첩 21명 사망. 4명의 중, 하급 간첩 명령 불이행 생존. 백두조 1명, 흑룡조 1명,오성조 2명'  5446 남좌부대 총교관 대좌인 김태원과 백두조 제4대 조장 황재오, 흑룡조 5대 조장 최완우가 생존해 있는 이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조용히 남파를 시도한다.  거지도 밥을 먹고 사는 이곳에서, 멸치 몇마리 더 먹고, 닭알 몇알 먹어도 문제가 없는 이 곳에서 살고 싶지만, 가족에 안위가 걱정되는 이들.  '멸치... 수 백마리 중... 몇 마리 쯤 없어진다고 누구도 신경쓰지 않아!'라고 이야기를 해도 그들은 알고 있었다. '3군.. 쌀이 두되, 2군이 되면 네되, 1군이 되면 네되에 고기 반근. 다섯조원 안에 들면 그때서야 겨우 아우들 굶어 죽을 걱정은 않겠구만.'  이 때문에 끝까지 살아서 조장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이들을 둘러싼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된다. 자신들 주위에 평범하게 있었던 인물들이 서로를 감시하고 있던 남파 간첩임이 드러나고, 백두조 3대 조장이었던 서수혁은 이중간첩에 모습으로 그려진다. 자신의 우상이었던 원류환을 따라 오성조 조장이 되고 남파간첩이 된 리해진.  이들에 숨겨진 이야기는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 - 슬럼버>를 통하면 알수가 있다.  웹툰이 연재되었을때는 너무나 잘생긴 세 남자 때문에 간첩은 다 저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북한을 미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왔었다.  그럴 수도 있다.  바보로 분했음에도 이 꽃미남들에 영향력은 대단했으니 말이다. 

 

 올 6월에 영화화가 된단다.  분단조국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이것이 가능한일인지 아닌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근래에 이런 이야기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모른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연어처럼 살아가고 싶지만, 그냥 사라져도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는 멸치처럼 소멸되어 버리는 이들에 모습은 어떤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걸까?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 한반도. 휴전에 시간이 60년이 넘어서면서 전쟁에 기억이 많이 사라져 버렸다. 아니, 나는 그 기억조차 없기 때문에 전쟁을 모른다.  어린시절엔 북한사람들은 모두 머리에 뿔이 달리고 못된 모습이라고 배웠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남북정상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 남북단일팀이 만들어 졌지만, 여전히 북과의 괴리는 무시하지 못한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어떤모습으로 영화화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에 대한 이야기일것이고 통일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게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을것 같다.  이 이야긴 남과 북에 문제이기전에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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