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10분 창의놀이 (QR 놀이 동영상 제공)
김동권 지음, 이보연 감수 / 시공사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빠가 칠순이 되셨다.  이젠 정말 할아버지가 되셨는데도, 내게 아빠는 여전히 젊은 아빠들 못지않고, 남편보다 든든하다.  내 눈에 아빤 여전히 어린시절 TV프로그램 속 만능이었던 맥가이버 보다 멋진 분이시다.  아빤 어떻게 그럴 수 있으신 걸까 하고 생각해 봤다.  어렸을 때 떠오르는 기억들.  아빠를 떠올리면 아카시아 나무가 떠오르고(언젠가 아빠와 아카시아 꽃길을 걸었던 기억때문인지), 아빠가 해주신 요상한 음식들이 떠오른다.  자가용이 없던 시절 베낭가득 짐을 넣은 가방을 아빠가 메고 함께 버스를 타고 갔었던 계곡들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아빠의 요리 솜씨가 좋으셨던 건 절대 아니었다.  언제나 엄마는 맛있다고 하셨고, 동생과 나역시 맛있다를 외치긴 했지만, 맛은 없었다.  요즘도 아빠는 내 아이들에게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을 해주시고, 우린 '맛있다'를 외친다.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말이다.  나의 아빠는 그런 분이신다.  그 당시에 어떻게 그러실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의외이긴 하지만, 아빠를 떠올리면 미소부터 나게 만드는 굉장한 분이시다.

 

 

 

 결혼을 하고 가장 놀랐던 건, 모든 아빠가 우리 아빠 같지 않았다는 거였다.  남편은 나와 같은 어린 시절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래서 일까?  남편은 아이와 노는 방법을 모른다.  아이가 어렸을 때,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면 어쩔줄을 몰라했었다.  후에, 이런 아빠가 남편만 있는게 아님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요즘은 아빠들에 생각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결코 쓸모없이 버려지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아빠들도 알고 있다.  가족 구성원들도 변화하고 대가족제도가 점점 사라져 버리고, 아이들이 학원에 내몰리게 되면서 아이들은 노는 방법 자체를 잊어버렸다.  우리집 역시 똑같다.  거의 아이와 놀아주는 것은 아빠가 아닌 엄마였고, 노는 것 보다는 책을 읽는 걸 훨씬 즐겼던것 같다.  <아빠와 함께 10분 창의놀이>는 아빠를 위한 스킨십이라고 되어있지만, 모든 가족들을 위한 책이다.

 

 

 여기저기에 눈들이 나온다. 큰 눈, 작은 눈, 속눈썹이 있는 눈까지 책장을 넘기면 여기저기서 뭔가가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 사실, 그리 놀라운것은 없다, 컵에 눈 스티커 하나 붙이고, 과일 스티로폼에 눈 스티커 하나 붙이고, 과자 박스 상자에 눈 스티커 하나 붙인게 다인데, 이게 참 신기하게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나 역시 이런 눈을 좋아하지만, 스티커가 아니라 움직이는 눈알을 사용했었다.  '눈알'을 글루건으로 붙이고 인형놀이를 하면 아이들은 굉장히 좋아한다.  문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무지하게.. 10분 놀이는 불가능하다.  김동권님이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 놓은 '눈 스티커'를 사용하면 10분 놀이는 OK다. 그러나 저러나 이분은 어떻게 아이랑 이렇게 놀아 줄 생각을 하셨을까?  요즘 아빠라고 해도 참 대단한 분임에는 틀림이 없다.     

  

 북트레일러를 보게 되었다.  열심히 일해서 가족에서 생활비를 가져다주는게 가장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아빠. 그래서 일주일에 7일을 일을 하는 아빠.  하지만 아이에겐 가장이 아닌 아빠가 필요했단다. 아이가 아빠를 괴물이 아닌 아빠로 봐주길 원했고, 그래서 매일 10분씩 놀아주기 시작했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자신처럼 피곤하고 지친 아빠들도 쉽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재활용품 놀잇감을 하나씩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이 과정을 담은 블로그 [아빠와 함께하는 10분 게임]이 네티즌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아빠로서는 최초로 네이버 육아 부문 파워블로거가 되었단다. 그리고 이렇게 아이와 놀아주다보니 어느날 아이에게서 ‘우리 아빠 최고!'라는 말을 듣고 있더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아이와 노는것이 대한민국 아빠들에겐 쉽지 않다.  하지만 무뚝뚝하고 조금은 서툴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에게 이 책은 단비와 같은 존재이다.

 

 

 어려운 놀이는 하나도 없다. 다만 끝없는 사랑이 필요할 뿐이다. 아니, 아이와 함께 하기만 하면 된다. 눈 스티커 하나를 떼어 내는 것만으로도 놀이는 시작된다.  아이와 함께하니 아이는 여기저기에 눈 스티커를 붙이기에 바쁘다.  그러면서 깔깔거린다. 가위에도 붙여보고, 종이위에도 붙여보고 구식핸드폰에도 붙여본다.  붙인 자리에 따라서 물건들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아이의 이야기는 끝이 없이 펼쳐지고,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만으로 아이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렇게 상기되어 웃는 아이의 웃음 소리에 무엇을 갖고 노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노느냐가 중요하며, 무엇보다도 놀이를 함께 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도 모르게 아이를 꼭 안을수 밖에 없게 만드는 마법이 펼쳐진다. 이 작은 '눈'스티커 하나만으로도 말이다.  

 

 '아이랑 어떻게 놀아주지?'하고 고민을 하는 아빠라면 참 좋은 아빠다. 고민을 하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그리고 그런 아빠의 육아고민을 단숨에 날려버리는 이 책도 참 좋은 책이다.  아이들 문제만 나오면 어디서든 튀어나오실 것 같은 이보연 선생님이 아빠 놀이에 도움말까지 수록을 하고 있어서, 더욱 믿음이 갈수도 있겠지만, 그런것이 없더라도, 아이에 대한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빠와 10분 창의 놀이>다.  꼭 아빠가 읽기를 바라고, 엄마도 함께 읽기를 권한다.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아이들과 미친듯이 사랑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노는게 별건가?  마주보면서 웃고 이야기 들어주기부터 시작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