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도서가 아닌 청소년 도서 작가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최고의 아동 청소년 문학 작가는 누구 뭐라고 해도 '이금이'작가다. 그리고 두말할 필요없이 그녀의 대표작은 <유진과 유진>이다. 이런 책을 난 이제야 읽었다. 내용을 대략적으로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읽었다고 착각을 하기도 했었고, 워낙에 초등 고학년부터 이책은 거의 모든 도서 목록에 들어가 있어서 너무나 익숙하기도 했다. 어찌보면 굉장히 익숙한 이야기이고, 어찌보면 끔찍한 이 이야기를 너도 나도 추천을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책따세 추천도서 /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우수창작 지원도서 / 한국출판인회의 선정 이달의 책 /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권장도서 / 책 읽는 서울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선정도서 / 교보문고 선정 마음에 힘을 주는 책 / 부산광역시교육청 초중고 권장도서 / 경기도 학교도서관 사서협의회 권장도서 / 창비어린이 선정 올해의 책 그리고 조나단이 강력 추천하는 책. 300페이지 가량되는 이 얇은 책 한권에 무슨 수식어가 이리도 많을까? 근래에 나온 책이었다면 '마케팅'의 승리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책의 초판일이 2004년 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은 벌써 23쇄다. 이 대단한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길래 이렇게도 읽어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두 아이가 있다. 한 아이는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를 한 아이는 기억하고 있다.
유치원 시절에 유치원 원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큰유진이와 작은유진이는 중학교 2학년때 같은 반이 된다. 큰유진이는 유치원 동창인 작은유진이에게 반갑게 아는 체를 하지만, 작은유진은 큰유진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은 큰유진과 같은 유치원을 다닌 적이 없다고 말한다. 작은유진이 어렸을 때 인형 목을 자르고, 다리를 찢으면서 사건이 드러났었단다. 그런데 왜 작은유진은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큰유진과 만나면서 작은유진은 어린시절에 기억을 조금씩 찾기 시작한다. 어린 여자 아이의 몸을 때수건으로 살갗이 벗겨지도록 씻는 여자의 모습이 끊임없이 작은유진을 괴롭히면서 작은유진은 어린시절에서 도망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큰유진이와 작은유진이는 두개의 큰 축을 이루면서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큰유진이가 나올때면 시종 딱 그또래의 중학교 여학생들 처럼 발랄하다. 친구 소라와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고, 핸드폰때문에 슬퍼하고, 공부 스트레스에 빽빽 소리를 지르기도 하면서 자신보다 동생을 사랑하는 것 처럼 보이는 부모님께 떽떽거리기 일수다. 작은 유진이는 큰유진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작은유진이는 마음 속에 꽁꽁 숨겨놓았던 어두운 상처를 기억하게 되면서, 학교 성적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부모 몰래 담배도 피우고, 학원에 가는 대신 춤을 배우러 가는 등, 나름의 일탈을 시도한다. 봉인된 기억. 현실세계에서 가능한 것일까?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따뜻하게 감싸준 엄마와 아빠 덕에 별다른 무리없이 상처를 극복한 큰유진이와는 달리 자신들의 체면을 위해 사건을 덮어 두고 냉정하게 대하면서 '깨진 그릇' 취급을 받았던 작은유진이는 자존감이 너무나 약하다. 부모님을 새아빠나 새엄마라고 여겼기에, 공부를 했고, 다른 것을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과거의 기억을 공유하면서 서로를 안아주고 다독여준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별 걱정없어 보이던 큰유진이의 남자친구인 건우가 전하는 '그런 아이'는 큰유진이까지 아프게 만든다. 피해자임에도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물론,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모든것을 이해하는 것처럼 행동했던 건우엄마가 자식과 연결되어 지는 순간 돌변하는 것 처럼 말이다. 나 역시 어떻게 처신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작은유진이 할머니의 말씀처럼 기억을 놓쳐서는 안될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써 어떤것이 옳은지는 항상 고민해 봐야할것이다.
"나무의 옹이가 뭐더냐? 몸뚱이에 난 생채기가 아문 흉터여. 그런 옹이를 가슴에 안구 사는 한이 있어두 다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p.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