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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후
기욤 뮈소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1월
평점 :
<천사의 부름>을 작년에 읽었으니 꽤 오랜만에 기욤뮈소의 작품을 만났다 . 2012년 말에 나온책을 몇달만에 읽었는지, 그동안 다양한 작가들이 끊임없이 나왔고, 그들에게 눈을 뗄수가 없어서 사랑하는 기욤뮈소를 너무 등한시 하고 있었나 보다. 기욤뮈소의 책은 비슷한 점이 많다. 가끔은 터무니 없이 과거로 오고가기도 하고, 현세가 아닌 중간지대에 머물러 있는 이야기들도 많다. 프랑스 작가의 작품임에도 프랑스보다는 헐리우드가 어울릴듯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 것 또한 사실이다. 누군가는 그의 작품은 너무나 뻔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면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기욤뮈소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게 근간의 그의 작품들을 통해서 알 수가 있었다. <천사의 부름>은 기욤뮈소 같지 않는 기욤뮈소를 만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7년 후>에 대한 기대가 컸던 이유 역시 기욤뮈소가 이번엔 어떤 이야기로 기욤뮈소 같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낼지 궁금해서 였다. 결론은, 다시 제자리이다. 예전의 기욤뮈소를 다시 만났다. 물론 그렇다고 싫은 것은 아니다. 난, 기욤뮈소를 그 자체로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가 이야기하고 있는 달콤한 사랑이야기가 좋다. 어린시절 읽었던 하이틴 로맨스속에 주인공들 처럼 완벽한 모습을 하고 있는, 가끔은 아닐지라도 그들이 펼쳐내는 사랑이야기는 사탕처럼 달달하고 황홀하다. 실생활에서 그런 달콤함을 만날 수 있는건 책이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뿐이고, 내 경우에는 영상보다는 책이 좋으니 이를 통하지 않으면 이런 달달함을 느끼기도 힘들 것이다. <7년 후>는 기욤뮈소 특유의 트렌디한 감성코드가 여전하다. 그래도 다른점을 찾자면 추격신을 통한 액션까지 가미하고 있어서 완벽하게 영화화를 원하면서 만든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최고의 바이올린을 만든는 현악기 제조 장인인 세바스찬과 패션모델 출신의 니키는 7년 전에 이혼을 했다. 세바스찬과 니키에게는 열다섯살이 되는 쌍둥이 남매, 제레미와 카미유가 있다. 니키를 닮아 자유분방한 제레미와 엄마의 외모를 닮았지만 세바스찬같은 모범생인 카미유. 자신의 성향과 비슷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이혼한 후 거의 만나지 않았다. 그런 이들에게 만날 수 밖에 없는 일이 발생한다. 아들 제레미가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아이를 찾기 위해서 움직이는 과정속에는 부모에게 일부로 남긴듯한 단서들이 나오는데, 그 보다 큰 문제는 제레미 방에서 발견한 1kg이상의 코카인 이었다. 설마 제레미가? 어색한 재회속에서 세바스찬과 니키는 제레미가 마약과 연관되어진것을 발견하고, 설상가상으로 살인용의자가 되기도 한다.
제레미의 행방을 쫓는 세바스찬과 니키의 추적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의 프로그램, 번뜩이는 기지로 스릴과 박진감을 더해간다. 게다가 니키를 사랑하는 형사, 의 질투심은 곳곳에 장애물처럼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최신의 첨단기기들을 따라 제레미를 찾는 과정에서 세바스찬과 니키는 끊임없이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된다. 어느 한가지 비슷한 것 없는 두 사람이 사랑의 콩깍지가 씌어 집요한 구애로 결혼에 골인했던 일. 명문가 세바스찬과 폴란드 이민자 출신의 니키의가 만나면서 느꼈던 일들. 자신들의 사랑의 결실이었던 아이의 사라짐은 그들을 추억속으로 들어가게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사랑과 갈등은 이들의 폐부를 찌르면서 여전히 아름답고 멋진 니키와 세바스찬을 번뇌하게 만든다.
기욤뮈소의 작품을 단 몇권이라도 읽은 사람들은 그의 작품의 결말을 알 수 있다. <7년 후>역시 어떤 결말을 낼지는 책의 중반까지만 읽어도 알아차릴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이글은 약간 다르다. 다른 반전이 숨겨져 있고, 또 한번 이 반전을 풀어내기 위해서 세바스찬과 니키가 의기투합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속엔 가족이 있다. 요즘 책들의 트렌드가 가족인지 모르겠지만, 근간의 읽은 책들에 대부분이 가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의 삶의 가장 큰 행복은 무엇일까? 권력이나 명예나 다른 이들이 나를 보는 것. 그런것이 최고인 사람들도 분명 있지만, 가장 내면에 있는 것은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이고, 사랑하고자 하는 욕구일 것이다. 그리고 그중 가장 깊게 자리하는 것은 아이들일 것이다. 사랑에 결실로 태어난 아이들. 이 아이들이 바닥을 깔고, 부모가 쫒아 가면서 만들어 내는 <7년 후>는 그런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 내가 열 네 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어요, 아마 내 생에서 최악의 시기는 바로 그때였을 거예요. 내 가슴은 갑자기 갈가리 찢겨나가는 듯했고, 내가 믿었던 모든 가치들이 한순간에 보잘것없는 것으로 바뀌어 버렸으니까요. (...)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 대부분은 은연중 엄마 아빠가 언젠가 재결합해 함께 사는 모습을 보게 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고 해요. 그리고...."(p.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