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 - 만들어진 낙원
레이철 콘 지음, 황소연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정말 이런 세상이 가능한걸까?  복제를 이야기하던 십여년 전에는 '설마'라는 생각과 함께 '소설이니까'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새 이런 세상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거리낌 없이 드는 것을 보니 세상이 많이 변한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클론을 이야기하면서 먼 훗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젠 당연하게 이야기 되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이 사람이 아닌 동물을 가지고 하는 실험일지라도 황우석 박사가 코요테를 복제하고 맘모스까지도 복제를 했다는 뉴스들이 나오고 있지 않는가?  '클론'을 이야기 할때마다 '인간윤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작년 초엔 <스타터스>가 젊어지고 싶은 인간의 욕구로 서점가를 강타 하더니, 2013년 초는 <베타-만들어진 낙원>이 파라다이스 속 영혼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이젠 이런 클론들의 인권(?)을 이야기하기 시작하고 있다. 

 

 

 인간이 로봇을 만든 이유는 생활의 편리성을 위해서 였다. 오로지 인간을 위해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런 로봇중 궁극의 로봇은 터미네이터의 T-6000으로, 액체 금속 로봇 T-1000으로 분해서 인간을 위협하고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전쟁은 참 많은 것을 바꿔놓는다.  <베타>의 배경인 '드메인' 역시 전 세계를 폐허로 만든 '물의 전쟁'이후 부유한 권력자들이 만들어 놓은 지상낙원이다.  가장 깨끗한 공기에 완변하게 아름다운 풍경으로 둘러쌓여져 있는 곳.  그런 곳에서 사람들이 일을 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일일지도 모른다.  아니, 부유하지 못한 인간은 들어와서는 안되는 곳인지도 모른다.  이곳에 필요한 것. 인간을 대신해서 요리를 하고 운전을 하고 정원을 청소해야만 하는 복제인간은 이렇게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인간을 복제한 다음 영혼을 제거한 클론.

 

나는 영혼이 없다. (p.7)

 

 불과 몇 주 전에 출시된 열 여섯 소녀, 엘리지아. 당연히 그녀에 모체는 죽었을 것이다. 죽은 모체를 통해 만들어진 클론. 시험적으로 출시되었기에 베타가 되어버린 10대의 클론은 클론으로 태어난 순간부터 인간들이 '행복, 만족, 기쁨, 충분'을 느낄 수 있도록, 그들이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고안되어진 것을 알고 있다.  분명 베타인 엘리지아의 최종 목표는 인간들이 그런 표정을 짓게 노력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빼어난 외모와 귀여운 행동까지.  베타인 엘리지아에게 드메인은 자신의 칩속에 인식되어진 것 처럼 지상 낙원이다.  분명 모체와 함께 영혼이 제거되었을 텐데, 엘리지아에겐 이상한 일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마카로니 치즈와 초콜릿이 맛있고, 수영을 할 때 마다 환영처럼 나타나는 남자.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어야만 한다. 아무도 그녀가 인간처럼 맛을 느끼고, 환영처럼 나타나는 남자로 인해서 가슴이 아프다는 것을 모르게 말이다. 클론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그녀가 디펙트, 불량품임을 인정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총독의 집안으로 팔려와 아이반과 리젤을 만나면서, 엘리지아는 총독 집안에 가족이 된 착각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녀에 칩은 끊임없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반의 친구, 타힐. 드메인에서 가자 부유한 포테스키외 집안에 아들이 엘리지아를 보기 시작한다.  예쁘다고 해도 클론일 뿐인 엘리지아를 바라보는 타힐은 다른 인간들과 다르다. 아니, 엘리지아를 닮아 있다. 아이반이 만들어 낸 락시아라는 마약은 인간들은 흥분하게 만들고, 클론은 각성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완벽할 정도로 평화로와 보이는 드메인의 클론들은 그들이 느끼지도 못하면서 노예생활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메인랜드에선 드메인의 클론을 반대하고, 그들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닐까?  클론은 자살을 할 수 없다고 칩은 이야기하는데, 사랑을 하고 언덕에서 뛰어내닌 젠스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곳은 진정 파라다이스 인가?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럽기에, 순탄할 것만 같았던 엘리지아의 삶은 위태로워지기 시작한다.  전생을 기억하는 클론. 클론인 엘리지아와 함께 하고 싶어 하는 타힐과 그녀를 알아보는 남자, 알렉스.  작가 레이철 콘을 섬세한 심리 로맨스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클론일지라도 10대 소녀인 엘리지아와 다른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곳에 10대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다. 어른들이 권력을 이용한 것 처럼 클론을 섹스돌쯤으로 여기거나 허영과 허세로 시각을 낭비하면서 락시아에 취해 현실에서 도망치려 한다.  엘리지아가 가족으로 여겼던 총독 식구들이 그녀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엘리지아는 인간들이 주입한 칩의 정보는 모두 거짓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자신의 인생을 직접 선택해야만 한다.  폐기될 수 밖에 없는 디펙트. 그녀는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베타> 시리즈는 1편과 2편까지 출간이 확정됐고, 3편과 4편은 기획 단계에 있단다. 클론 소녀 엘리지아의 이야기를 다룬 1편에서 인간윤리와 영혼에 대한 화두를 던졌는데, 2편에서는 엘리지아의 시조인 즈하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단다. 3편에서는 스스로 클론이 되기를 원한 총독의 딸 애스트리드를, 4편에서는 엘리지아의 딸 잰스의 이야기를 펼쳐낸다고 한다.  10대의 이야기는 싱그럽고 순수하다.  <베타>속에 나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기는 힘이 들지만, 그들이 '드메인'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면 또 다른 모습으로 보여줬을 것이다.  완벽한 엘리지아와 외모와 지능, 힘까지 모든것이 우월한 아퀸 족으로 나오는 알렉산더.  '물의 전쟁'이후라는 전제하에 보여지는 세계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슈퍼인종인 아퀸족과 클론은 뭐가 다를까?  영혼의 문제를 <베타>시리즈가 어떻게 풀어낼지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부터 영혼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 하다.  지금, 당신의 영혼은 안전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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