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에 햇살 냄새 난 책읽기가 좋아
유은실 지음, 이현주 그림 / 비룡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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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 냄새를 맡아 본적이 있나요?  엄마들은 햇살을 참 좋아해요.  물론 저도 그래요.  출근을 하다가도 볕이 좋은 날은 옥상에 빨래를 널지 않아서 아쉬워요.  집에 있는 날엔 볕이 좋으면 어김없이 빨래를 해서 옥상으로 가지고 가지요.  옥상에 너는 빨래는 참 빨리도 말라요. 볕에 마르고, 바람에 마르고.  잘 마른 빨래에선 집안에서 말린 빨래와는 다른 냄새가 난답니다.  뽀송뽀송한 감촉과 함께 햇살 냄새가 나지요. 그 행복한 경험때문에 빨래방이 생기고, 고층 아파트에 베란다 너머로 빨래를 널지 못하게 할때면 참 슬퍼져요.  아니, 미국이나 유럽에 살지 않는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그래도 아직 대한민국에선 빨래를 너는게 자유로우니까요.

 

 

 유은실 작가님이 <내 머리에 햇살 냄새>라는 멋진 이름에 책을 가지고 돌아오셨어요.  어쩜 이렇게 제목이 고울 수 있을까요?  머리에 햇살 냄새가 어떨지 눈을 감고 상상으로 맡아 보세요.  우리 집 작은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있든 없던 꼭 엄마를 찾아요.  가끔 집에 있는 날 집으로 들어오는 아이는 너무나 씩씩하지요.  그리고 아이의 머리곁에서 맡아지는 냄새가 햇살 냄새예요.  어찌나 볕속에서 뛰어 놀았는지, 땀냄새도 나지만, 그 냄새가 너무 좋아서 아이를 꼭 안아 줄 수 밖에 없어요.  유은실 작가님도 알고 계신가 봐요.  아이가 어린시절 즐겨읽던 책중에 사토 와키코의<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라는 책이 있었어요.  책 표지를 보면서 생각났던 책이 그 책이예요.  빨래하기를 무척 좋아하는 엄마가 도깨비까지 빨아서 빨래집개로 빨래줄에 널어 놓는다는 이야기인데요, <내 머리에 햇살 냄새>의 표지는 그 책을 생각나게 만들어요.

 

 <내 머리에 햇살 냄새>는 유은실 작가님의 동화집이예요.  동화집은 여러 동화가 들어있는 책을 말해요. 이 책엔 도를 좋아하는 아이, 백일 떡, 내 머리에 햇살 냄새, 기도하는 시간. 이렇게 네편의 동화가 실려 있어요. 책 한권에 네편의 동화가 실려있다니 정말 좋죠?  짧아서 혼자 읽기도 어렵지 않아요. 비룡소 '난 책읽기가 좋아' 3단계로 되어 있어서 조금 글 밥이 많은것 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짧은 글들로 되어 있는 책이라 독서레벨 2단계 정도로 느껴져요. 유은실 작가님은 칭찬을 참 많이 듣는 작가님이에요. 한국어린이도서상, IBBY 어너리스트 수상작가이기도 하고요, IBBY 어너리스트를 수상할때는 '있는 그대로의 삶' 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꾸리는 어린 인물들의 모습을 잘 형상화했다. 세련되고 상징적인 접근으로 한국 동화의 미래를 짐작케 하는 작품을 써냈다.”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어요.  대단하지요? 이런 분이 4년만에 들려주는 이야기가 <내 머리에 햇살 냄새>에요.

 

 '도를 좋아하는 아이'는 항상 '나도'를 외치고 있는 지수이야기에요.  아마도 지수는 '나도'라는 말로 관심을 받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백일 떡'은요 보배 같지 않은 갓난쟁이 동생 보배를 받아들이는 지민이에 이야기지요.  백일 떡은 백명이 먹어야 한다는데, 보배는 아프고, 떡은 돌려야하고 수줍은 많은 지민이에겐 어려운 문제래요.  '내 머리에 햇살 냄새'는 책의 타이트롤을 맡을 정도로 고와요. 지하방에서 사는 예림이가 햇살 가득한 날 가족들과 함께 햇살을 가득 받는 내용인데, 얼마나 고운지 몰라요.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을 먹겠단 소망으로 저린 다리를 참으며 기도하다 다 녹어버린 아이스크림때문에 울어버린 선미의 이야기 '기도하는 시간'이 있어요.  식사시간에 기도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은데, 기도를 해 주고 싶은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우리집 아이들도 제가 기도를 한다고 하면 조금 싫어하는 것 같아요. 선미 이야기를 읽고는 기도는 짧게를 속으로 외쳤지요. 

 

  출판사에서 낸 글을 읽다보니, 책 속의 주인공들이 "이런 게 모두 우리의 행복이예요"라고 말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읽으면서 맞다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나 동생이 태어나고 무심해 진것같은 부모님을 보고있는 아이도 지하방에서 햇살을 잘 느끼지 못하고 사는 아이도, 가족을 위한 기도보다 아이스크림이 중요한 그 나이의 아이도 모두 우리 아이들이더라구요.  아니, 꼭 우리집 아이들 같았어요.  '머리카락에 스며든 햇살 냄새'라는  <내 머리에 햇살 냄새>를 타이틀로 하고 있지만, 이책은 기뻐 팔짝팔짝 뛸만큼 행복한 이야기만 들어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아무리 어려도 세상은 세상이더라구요.  좋은 것만 보고, 기쁠 수만은 없으니까요.  그래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무한한 햇살을 맘껏 누릴 수 있다는 걸 알면 참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 <내 머리에 햇살 냄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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