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퍼 수집하기
폴 클리브 지음, 하현길 옮김 / 검은숲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역자 후기까지 634페이지다.  근간 읽은 책 중에서 아직 읽지 않은 책을 제외하고는 두깨가 있는 책이었다.  처음 책을 접하고는 이걸 언제 읽지 했는데, 이건 왠걸?  '이건 뭐지?, 이건 뭐지?'를 되뇌이면서 책을 손에서 떼어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했다.  아니, 끝나는 게 아쉬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멜리사 X'를 역자 후기 이후에 찾고 있었으니 말이다.  책장을 덮은 후 책 표지를 봤다.  책 표지속에 모든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어쩜 이렇게 모든 내용을 책 표지에 담고 있을까?  책을 펼치기 전에는 전혀 알수 없었던 이야기들.  '이젠 남반구 스릴러다!'를 외치던 출판사의 호언장담이 과장이 아니었다.  오호...폴 클리브.  이 작가 대단하다.

 

 

 감금된 범죄학 교수 vs 연쇄살인범 수집자 vs 범죄자를 죽여버린 전직 경찰.  강하게 포문을 열고 있다. 그래 이야기 해봐. 들어줄테니까 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펼쳤다.  40도를 웃도는 이상 기온으로 폭염에 휩싸인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  범죄 심리학 교수인 쿠퍼가 출근길에 괴한에게 납친됐다.   음주 운전으로 소녀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 전직 경찰 테이트는 4개월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를 했다.  그에 앞에 나타난 슈로더는 테이트에게 '멜리사 X'라는 연쇄 살인범의 신원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와 함께 테이트의 변호사인 도노반 그린이 나타난다. 테이트를 죽이려던 도노반 그린. 테이트가 죽음직전까지 몰아놓었던 소녀의 아버지.  그가 테이트를 찾아왔다. 그의 딸 엠마가 실종되었단다.  빚을 갚을 길을 알려주겠다는 도노번. 엠마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멜리사 X와 엠마를 찾기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는 테이트.  그들 앞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범죄 심리학자인 쿠퍼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을 낙찰받았다. 엄지손가락이 들어있는 유리단지. 그의 컬렉션 80%는 서적이지만, 칼 두어 자루와 옷 가지 몇점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호텔 벨보이가 세명의 여자들을 살해하는데 사용했던 베갯잇도 가지고 있다.  여간 이상한 남자가 아니다. 물론 그는 그의 컬렉션을 '탐닉'이 아닌 '호기심'이라는 단어로 표현을 한다. 그런 그를 양 어머니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불을 지른 에이드리언이 납치를 했다.  무슨 이유때문에?  그를 죽이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이야기를 하지 않는가?  "내 컬렉션이 된 걸 환영해."(p.74) 라고 말이다.  본격적인 쿠퍼 수집하기(collecting cooper)가 시작되었다.  쿠퍼를 연쇄 살인범으로 알고 있는 에이드리언.  쿠퍼가 알고 있는 살인범들에 대한 이야기를 에이드리언은 듣고 싶었다.  에이드리언은 쿠퍼라는 친구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 당신은 살인범들에 대해서 공부했고, 그들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신 자신이 살인범이란 말이야. 당신 한 명만으로도 완전한 컬렉션이라는 거지." (p.91)

 

 쿠퍼와 함께 다른 곳에 감금되어진 여인. 에이드리언이 쿠퍼를 위해 잡아온 이 여인은 누구인가?  끔찍할 정도로 모든것을 봉해 버렸다.  접착제로 입을 봉하고 입술에 빨대를 넣어서 물은 마실수 있게 했으니 죽지는 않게 만들었다.  에이드리언은 이런것을 어디서 배웠을까?  쿠퍼를 연쇄살인범이라 믿고 있는 에이드리언은 쿠퍼를 위해 살인을 할 수 있는 여인을 마련해 두었단다.  범죄 심리학자인 쿠퍼는 살인범이 아니라고 외치다가 에이드리언을 조정하기로 결심한다.  문제는 정신이 이상한 이 친구, 에이드리언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지능이 낮은 것 같으면서도 범죄심리학 책을 다 읽어 심리도 알고 있고, 쿠퍼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없다.  에이드리언이 쿠퍼를 조정고 있는 것인지 쿠퍼가 에이드리언을 조정하고 있는 것인지 읽는 독자 조차도 구분이 되지 않는다.

 

 엠마의 행적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하는 테이트.  멜리사 X보다 테이트에겐 엠마가 강하게 다가오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끊임없이 자신의 딸이 생각날테니까.  엠마의 흔적 끝에 사라져 버린 쿠퍼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남자는 어디로 간것일까?  한발 한발 엠마를 찾아 움직이는 테이트에게 쿠퍼의 이상한 행적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쿠퍼가 흘리고 간 USB, 쿠퍼의 집을 불태워 버린 남자. 이상한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테이트는 쿠퍼의 USB속에서 엠마를 발견한다.  이건 뭐지?  도대체 쿠퍼란 남자는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이제 알수없는 위협이 테이트를 향하기 시작한다.  테이트의 고양이, 덱스터가 죽을때까지는 그저 불운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테이트의 처마밑에 무덤에서 꺼내진 덱스터가 달려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누군가 덱스터를 죽이고 그의 처마 밑에 달아놓더니, 5개월전에 죽은 여자까지 처마 밑에 달아놓았다. '이런... 제길...' 이라는 말이 테이트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것이다.

 

 엠마와 쿠퍼.  그리고 그둘 사이에 있는 이를 찾기 위해 테이트가 움직이고, 그 경로를 슈로더가 함께 걷는다.  그 속에서 밝혀지는 진실들.  '이건 뭐지?' 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들게 만드는 이유이다.  책을 통해서 만났던 진실들이 진실이 아닌것으로 드러나고, 또 다른 비밀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한다. 테이트가 '그로브'라는 정신병원에 있던 제시 카트맨에게서 들은 이야기들. '쌍둥이'라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나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게 만들고, 더 깊은 수렁 속으로 읽는 이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이젠 늪에 빠진 것처럼 아무것도 할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그저 읽을 뿐이다.  다음 내용을 알기 위해서, 이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알기 위해서 눈이 텍스트를 따라갈 뿐이다.  반전에 숨 한번 고르고 나면, 또 다른 펀치를 준비하고 있는 <쿠퍼 수집하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남자, 그 남자의 삶이 가장 큰 반전이 아닐까?  그리고, 그 남자가 만들어 낸 '멜리사 X'. 그녀를 우리는 동정해야 할까, 정죄해야 할까?  스릴러를 이야기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심리부터 약자에게 너무나 강한 사회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는 <쿠퍼 수집하기>는 롤러 코스터의 정점에서 책을 펼치고 있는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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