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 L 제임스 지음, 박은서 옮김 / 시공사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책을 읽기 전부터 난리가 아니었다. 호불호가 갈리고 일반적인 e-book의 판매량을 훨씬 웃돌았단다.  처음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말을 읽었던 것은 책이 아니라 인터넷 가십란이었다. 어디에서 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글을 읽고 별게 다 있네 했었다.  그런데, 그 유명한 책이 시공사에서 나왔단다.  '엄포'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붙어 다니는 책이 말이다.  얼마나 유명한지, 책 읽지 않기로 유명한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이 책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요지는 내가 이책을 읽었냐는 것이었다.  물론, 그들을 만났을때 나는 2권까지 읽을 상태였고, 십여명이 넘는 이들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이야기 해달라고 귀를 쫑끗 세우는게 아닌가?  책이야기만 하면 사라져 버리는 이들의 반응이 아니다.  무엇이 그토록 엄마들을 들근하게 만드는 것일까?

 

 

 고교시절 교과서 뒤에 숨겨서 읽던 하이틴 로맨스는 어찌나 달달했는지 모른다.  하이틴 로맨스보다 무엽지를 더 좋아했었지만, 그래도 가끔 읽는 하이틴 로맨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만화책으로 바로 만나는 길쭉 길쭉한 남녀 주인공보다 환상적으로 느껴졌다.  머릿속을 휘젓고 나오는 주인공들의 사랑은 어찌나 모든 신경계를 건드리고 사라져 버리는지, 하이틴 로맨스에서 무협지로 갈아타길 잘했다는 생각을 그 어린나이에도 했었었다.  그럼 이책은 뭘까?  하이틴 로맨스는 아니다.  요지만 말한다면야 고교시절 읽던 내용과 별반 다르지는 않다.  예쁘고 귀여운 아가씨가 잘생기고 매력적인데다 부자이기까지한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약간의 오해가 있기는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해피엔딩을 외치는 것이 어린 시절 읽었던 이야기들의 기본 줄거리였다.  그 기본적인 줄거리에 '엄포'라는 말이 버젓이 들어가는 것처럼 적나라한 표현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게다가 50가지 이상한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 그레이의 취향이 매우 도특하다. 물론 그레이를 만나기전까지는 평범했을지 모르지만 받아들이는 아나 역시 보통의 평범한 아가씨는 아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대학 졸업반인 아나스타샤 스틸이 아픈 친구, 캐서린을 대신하여  크리스천 그레이를 인터뷰하는 것이었다.  부자라고 하니 나이좀 지긋한 아저씨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젊고 잘생긴 사내가 있는게 아닌가?  거기에 자주 넘어지는 아나에게 묘한 관심을 보이는 그레이. 관심을 가져봤자 서로 다른 사람들이니 그러려니 하는데, 이 남자가 자꾸 아나 앞에서 얼쩡거린다. 우연히 그와 만나게 되면서 아나는 그레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에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리고 그레이가 아나에게 원하는 것. 이걸 연인관계라고 해야하나?  요상한걸 원한다. 어디선가 불쑥 불쑥 튀어나오고 완벽한 스토커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매력적이다.  돈때문인지?  외모때문인지?  아나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가용헬기를 타고, 오리지널 <테스>를 선물하는 이 남자.

 

서브미시브는 도미넌트가 내린 지시에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즉시 신속하게 복종한다.  서브미시브는 도미넌트가 적합하고 만족스럽다고 여긴 성적 행위에 따른다.  다만 고정 한계에 기술되어 있는 항목은 예외로 한다.  서브미시브는 열의 있고 망설임 없는 태도로 행위를 수행한다. p.166

 

 뭐 이런 말도 안되는 계약서에 싸인을 이라고 하겠지만, 이 요상한 두 사람은 킥킥 거리면서 심각하게 문장 하나 하나를 따져본다.  물론, 아직 싸인을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남자의 요상한 오락실.  이걸 오락실이라고 표현하기도 뭐한 그런 오락실에서, 아니 다른 곳에서도 도미넌트와 서브미시브의 관계가 시작되기 시작한다.  워싱턴 주에서 가장 부자이고 가장 사람을 피하며 가장 수수께끼 같은 독신 남성은 이유가 있다.  왜 이렇게 매력적인 남자가 꽁꽁 숨겨져 있는걸까?  굉장히 매력적이게 그려진다.  일반적인 모습이야 겉모습만 보이니, 못하는것 없고 재력까지 갖추고 있는 이 남자에게 빠져들수도 있겠지만, 아나는 뭘까?  어쨌든 멀쩡해 보이는 아나는 조울증걸린 사람처럼 끊임없이 기분의 변화를 맞는다.  계약서의 싸인은 하지 않은상태에서도 '네, 주인님'을 하고, 그가 원하는 데로 하는 요상한 스물두살의 아가씨.

 

 왜 이책이 이렇게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걸까? 사실, 읽다가 책장을 꽤나 많이 건너 뛰었다. 그런데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겐 그리 재미있지 않아서 인지, 이 얇은 책을 이렇게 건너 뛰면서 읽으면서도 너무 오래 읽었다.  로맨스 소설에 흔히 나올 법한 아나와 못하는 것 하나 없는 이 남자, 제 3세계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박애주의자에 요트와 헬리콥터를 조종할 줄 알고 피아노는 수준급으로 연주하는데다 킥복싱까지 할줄 하는 관능적인 이 남자.  도미넌트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을 대단한 자랑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이남자가 조금씩 흐트러지기는 하지만, 뭐라 말할 수는 없다. 여러 리뷰어들의 글들을 읽었었기에 대략의 내용은 알고 있었다.  내가 읽은 1권. 2권을 읽기 전에 1권을 읽으면서는 혹시 그레이가 뱀파이어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읽는 내내 그레이에게서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를 떠올리게 된다. 모든걸 다하면서 자신을 만지지 못하게 하는 요상한 취향을 가진 뱀파이어로 말이다.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2권이후에도 진행중이지만, 지금은 여기까지 하려한다.  2권에서 다시 이야기를 나눠야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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