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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 나라에서 망드라고르 산맥까지 ㅣ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3
프랑수아 플라스 지음, 공나리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리본체조를 하는 것도 아니면서 긴 옷고름을 팔랑거리면서 공중제비를 하며 굴러오는 사람들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오르배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제 3권. <비취 나라에서 망드라고르 산맥까지>. 데굴데굴 구르며 산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언뜻보면 선녀들의 하강처럼 보이는데, 대머리다. 불덩어리 종파 스님들이시란다. 붉은 기운이 도는 나무들과 이 스님들의 모습이 제법 잘 어울린다. 아니, 아름답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모든 삽화를 작가 프랑수아 플라스가 그렸다니 글만 잘 쓰는 것이 아니라, 그림까지 소질이 있다. 그가 이번에 이야기하는 그의 머리속 신화들은 어떤 내용일까?

해마다 비취 나라의 왕은 멋진 계절을 즐기고자 비취산으로 가는데, 왕이 머무는 동안 단 한 방울이라도 비가 내리면, 자신에 대한 엄청난 모독으로 여겨서 '태양을 살피는 자'들이라고 불리는 점술가들에 목에 나무 형틀을 씌우고 형벌을 내린단다. 이번에 벌을 받는 주 통과 뒤키안의 수제자인 한 타오가 일주일 안에 원인을 밝혀내지 않는다면 스승과 제자 모두 목을 베겠단다. 자신이 노는데 비가 왔다고 이 난리니, 분명 독재다. 어쨌든, 한 타오는 하인인 자오 팅과 함께 원인 조사를 떠난다. 불덩어리 종파 스님들의 암호를 해독하고 갈대숲에서 작은 배를 탄 아이들을 지나 다섯 개의 찌푸림 고개를 건너서 한 타오는 왕족 꿀벌 한마리를 잡는다. 한 타오가 해결을 했단다. 어떻게 해결을 했을까? "벌떼들 때문에 궁궐의 점성가들이 곤란을 겪고 있어. 오염된 꿀이 태양새를 바보로 만들고 있어 꿀과자는 태양새의 식량이자, 수고에 대한 대가일세."(p.25) 꿀벌을 잘못 관리해서 맛없는 꿀이 만들어 지고, 그 꿀을 먹은 태양새가 잘못 날라갔단다. 태양새는 태양 빛이 가장 눈부신 장소를 향해 곧장 날아가는데, 잘못된 음식을 먹었으니 어떻겠는가? 탈이났지. 이 재미있는 이야기가 비취나라이다.

코라카르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이곳 사람들은 모두 용맹스런 기병들이다. 그들은 만 마리의 백마가 모이는 축제가 열리면 대규모 마상시합을 벌이는데, 이들 중 최후의 승리자는 푸른색으로 칠한 종마를 타고, 달의 산이라 불리는 방목지로 말들의 무리를 이끄는 영예를 얻게된다. 그리고 이곳, 쿠칼뤼아 마릉에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눈이 안보이는 소년 카들릭이 있다. 염소 가죽으로 만든 작은 북을 두드리며 연주를 하는 카들릭은 마상시합을 보고 싶었다. 허약한 할머니와 눈이 보이지 않는 카들릭. 흰 암말의 말총 타래를 가지고 있는 카들릭은 "나는 카들릭, 쿠칼뤼아의 장님 소년! 내 노래를 들어봐요! 내가 바로 북치는 소년! 암말들의 조련사! ~ 내 발은 땅을 구르는 발굽, 내 손은 가죽을 치는 발굽!~ 나는 카들릭, 말을 춤추게 하네! 나는 흰 암말의 말총, 말총을 잊고 또 잇네."(p.43)카들릭의 노래는 마법이 되고 카들릭은 종마들에 둘러쌓이면서 '말들을 춤추게 하는자'가 되어 달의 산으로 떠난다.

연꽃 나라는 많은 연못과 강과 운하로 이루어진 나라란다. 드넓은 영토지만 눈에 띄지 않은 곳에 있어, 세 가지 향수라 불리는 석호에 우연히 닳을 때에만 비로소 찾을 수 있는 곳. 혈관을 따라 흐르는 피처럼 물밑으로 흐르는 절대 불변의 법륭에 따라, 물의 왕은 그 방대한 나라를 평화로이 지배하고 있는 그런 곳이다. 말로만 들어도 근사한 곳, 연꽃나라를 자모렝이 제논에게 이야기를 하고 제논은 연꽃나라를 찾아 떠나기 시작한다. 자신의 배를 여자 부선장, 지야라에게 맡기고는 1년뒤에 만나자면서 연꽃나라로 향하는 제논. 첫해에 지야라는 제논을 만나지만 다음해부터는 만나지 못한다. 제논 당브르 와지는 이제 연꽃 나라에 대사가 되어서 물의 왕이 보내온 편지를 수중 배달부에게서 받는다.

3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야기는 망드라고르 산맥이다. 지도 제작을 위해 망드라고르 산맥으로 떤난 원정대. 언제나 실패로 돌아오는 그곳으로 니르당 파샤가 떠났다. 음산한 감시탑들이 내려다 보는 그곳으로. "스물여덟 개의 지방과 왕국, 백 서른네 개의 방언, 세 개의 공식 종교, 금지된 예식과 미신들..."(p.72) 이런것들이 특징을 이루고 있는 나라의 망드라고르를 지도로 그리기 위해서 조수 탈리즈와 함께 니르당 파샤는 산맥으로 들어가지만 길을 잃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여인숙에서 만났던 사냥꾼 안내인을 만나게 된다. 그가 이야기하는 감시탑들의 이야기. 죽은 병사를 세운 채로 매장을 해서 발은 땅에 박히고 몸은 나무와 돌들로 뒤덮여 버린다는 감시탑. 두 개의 심장을 가진 망다르그의 진정한 마법사를 찾기 위한 산의 노력.
네 가지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이야기보다 황홀한 그림에 눈이 가는 <비취 나라에서 망드라고르 산맥까지> 중국을 배경으로 그린듯 한 <비취나라>는 '불덩어리 종파' 스님들과 '눈덩어리 종파'스님들과 함께 태양빛을 향해 날아가는 태양새를 나타내기 위해서 선명하고 따뜻한 색채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코라카르 나라>는 장님인 카들릭 때문인지, 처음은 회색톤으로 그려지다가, 음악을 통해서 환한 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연꽃 나라>는 그림들이 장엄하다. 거대 선박들이 폭풍과 싸우는 모습에서 항구에 정박되어있는 모습들에서 장엄함을 뽑낸다. 하지만, 연꽃나라의 세부모습들 속에서 보여지는 '망사 지방의 우아한 여인들'이나, '미친 풀의 서체, '이동 수초들'과 '꽃마을'은 감탄을 금하지 못할 정도로 세밀하다. 마지막 <망드라고르 산맥>은 이번 이야기중에서 가장 강력한 반전이었다. 그림만으로는 대 서사시 한편이 쓰여진 분위기다. 거기에 두 개의 심장을 가진 마법사까지. 이야기들은 전편에 나왔던 지명이나 사물들이 중간중간 숨은 그림 찾듯 숨어 있어서, 읽는 재미를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좋은것 동화 속 그림들의 아름다움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동화를 어디서 또 만나겠는가? 작가의 상상속 사람들일지라도, 오르배 섬 사람들에겐 박수를 쳐줘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