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조커 2 한네 빌헬름센 형사 시리즈
안네 홀트 지음, 배인섭 옮김 / 펄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1994년에 만들어 졌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은 B급 영화의 고전이다.  20세기 초반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국의 싸구겨 장르 소설을 펄프 픽션이라고 칭했었다.  지금 내가 있는 책은 민음사에서 장르 불명, 규정 불가, 순수 100%의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을 내새우면서 B급 소설의 부활을 외치면서 만든어낸 <펄드>에서 7월에 야심차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요즘 흔하게 접하게 되는 책들과는 다르다.  책 날개가 없는 표지, 양장본을 과감하게 엎어버리고 중저가 본문용지를 사용해서 7800~8800원대의 가벼운 책을 보여주고 있다.  책 값만 가벼운 것이 아니라 책도 가볍다.  아이들 책보다도 아담한 사이즈의 책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읽어봐~ 후회하지 않을꺼야. 재밌거든.'을 외치는 것 같은 그런 책이다.  

 

 

 노르웨이 전 법무부 장관 안네 홀트가 쓴 <데드 조커>.  검사 부인의 참혹한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는 이제 브로모라는 소아성애자의 이야기를 슬쩍 슬쩍 꽤나 비중있게 차지하고 있다.  누군가 그에 목을 조이고 있고 카이에 도움이 필요하다.  달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하나 둘이 아니다.  시한을 두고 그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것이 무엇일까?  물론, 책을 읽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꺼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드러내놓고 이야기 하지는 않고 있다. 처음엔.  숨겨둔 카드처럼 살짝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또 다른 시선으로 다른 곳을 비추고 있다.  <데드 조커>는 비쳐야 할 곳이 꽤나 많은 이야기다.  세실리와 함께 한 한네가 어째서 천사같은 이라는 말을 항상 달고 다니는 에이빈을 만났는지는 모른다. 우연? 아니면 필연?  그녀의 오토바이가 달린 끝에 에이빈이 있었다.  그가 이야기 한다.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여전히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네는 그를 믿지만 내 머릿속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그가 진실을 이야기하는 걸까?  또 다른 조커가 있는걸까?   알 수 없다.

 

"소소한 증거들이 너무 많지. 아주 이상하고 너무 눈에 띄어서 절대 우연이라고 말할 수 는 없는 증거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할보르스루드를 부인의 살해범으로 잡아넣기에도 모자라고, 브로모의 살해범으로 잡아넣기에도 너무 약한, 순전히 정황증거들뿐이야.  할보르스루드가 진술을 거부하지 않았다면 아무 지금 가둬 놓지도 못했을것." (p.179)

 

 한네의 말처럼 모든 것은 할보르스루드를 범인으로 지목하지만, 너무 약하다.  갑자기 죽어버린 소아성애자인 브로모의 죽음에 할보르스루드의 지문이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급전개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확실히 그를 잡아두기에는 무엇인가가 부족하다.  그리고 그속엔 '나머지 하는 우리 조커, 스톨레 살베센이야. 우리가 이 게임 전체에서 그의 역할을 찾아낸다면 문제의 해답도 찾을 거야.  분명히 그럴 거라고.'(p.181)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것 처럼 할보르스루드 뒤에 살베센의 그림자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몰락한 CEO 살베센과 고등검사, 할보르스루드. 그리고 그들의 사건을 기사로 썼던 신문기자, 브로모.  이들에게 있었던 일들은 무엇이었을까?  어째써, 할보르스루드는 벌써 죽은 살베센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무엇이 이렇게 한네의 촉을 거드리는 것일까?  

 

 B급 소설의 귀환이란다.  분명 내 책장을 채우고 있던 예전 책들은 이런 책이었다. 가볍고 읽기 편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이 소설들 뒤에 인터넷 소설이 자리를 차지하더니, 책장만 바라 봐도 기분좋은 하지만 손에는 잘 잡히지 않는 두꺼운 양장의 책들이 한자리를 차지했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다시 그 옛날 얇고 가벼운 책을 잡아 들었다.  커피 한잔에 5,000원이 넘는 지금, 커피 두잔값보다 저렴한 책.  내겐 흐믓하다.  B급 소설을 킬링타임용 소설이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킬링타임이라? 책으로 킬링타임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책에서든 무엇인가를 얻어낸다.  쌓여있는 책들중에서 이 책을 고른것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족한다.  재밌다.  슬쩍 슬쩍 끼어 놓은 상황들이 조각보를 맞추어 가듯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되는 순간, 통속적인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어서 더 좋다.  이제 나는 안네 홀트가 만들어 낸 한네 반장에 또 다른 이야기를 기다린다.  <펄프>에서 밀고 있는 안네 홀트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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