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조커 1 한네 빌헬름센 형사 시리즈
안네 홀트 지음, 배인섭 옮김 / 펄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이야기의 시작은 차가운 봄바람이 불어오는 오슬로 피오르에서 한 남자가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하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다음 장면, 고등검사 할보르스루드의 집에선 그의 아내가 사무라이 검에 목이 잘린 상태로 발견되어 진다.  주검 곁에는 피를 잔뜩 뒤집어쓴 채 할보르스루드가 앉아 있다.  안네 홀트의 <데드조커>는 이렇게 시작된다.  내가 알고 있던 그런 인물이 아닌, 전혀 새로운 수사반장, 한네 빌헬름센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인간적이다 못해 너무나 현실적인 모습에 수사반장이 있다.  날카로운 직감과 사건을 휘두르는 면은 있지만, 바쁜 삶에 씻지도 자지도 먹지도 못해 폐인처럼 다가오고 있다.  그럼에도 뭇 남성들은 그녀에 매력에 빠져있는 것처럼 보인다.  버럭버럭 소리 지르고, 재털이를 던져도 씩~ 웃으면서 받아쳐준다.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연인은 죽음을 바라보고 있지만  평범한지 못한 사랑처럼 보인다. 동성애. 20년이 넘은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그려지고, 그녀의 주변 인물들은 이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 처럼 보인다.  변호사인 친구를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이야기 하다가고, 친구의 남편이 보여주는 호의에 가슴 뭉클하기도 한다. 노르웨이인들의 애정관이 이런가?  잘 모르겠다.

 

 

 <밀레니엄>을 필두로 북유럽 소설들이 쏟아지고 있다. 쏟아지는 이야기들은 내 정서와는 맞지 않은 점도 있지만, 새로움으로 다가오고 신선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 이야기들이 들려주는 북유럽의 정서들이 시종 동일하게 흐르는 것을 보면 동성간의 사랑이나 그곳에 애정간이 우리와는 다른 듯 하다.  그럴지라도 책을 읽는데 무리는 없다.  이런 삶들도 있구나 하고 그냥 넘어간다. 그런 정서가 이야기의 흐름을 막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사건 현장은 고등검사 할보르스루드를 범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어진 지문과 자기 아내가 처참하게 살해당하는 동안 바라보고만 있었을 뿐,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고, 두 시간 동안이나 신고조차 하지 않는 남편. 그리고 그가 범인으로 지목한 스톨레 살베센은 며칠 전 다리에서 뛰어내렸단다. 모두가 할버르스루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네의 촉은 다른곳으로 움직인다. 뭔가가 있다. 너무나 깨끗하고 그를 지목하는 것이 이상하다. 사건 뒤에 분명 뭔가가 있다.  

 

 <데드 조커>라는 제목을 만나고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알고 있는 조커는 베트맨에 나오는 입 찢어진 아저씨니까.  카드게임을 알지 못해서 조커가 카드게임에 나오는 단어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으니 제목이 생소했던것이 사실이다.  죽은 조커.  조커라는 것을 찾아보니 카드게임에서는 승패를 좌우할수도 있는 것이라고 하는데, 죽은 조커라니, 뭘까? 처음엔 그랬다.  1권의 마지막으로 달려갈수록 왜 작가가 제목을 '데드 조커'라고 지었는지는 이해가 되지만, 여전히 사무라이 칼위에서 날고 있는 파란 나비는 이해를 못하겠다.  다시 산다는 의미일까?  사무라이 칼로 죽임을 당한 도리스.  나비효과의 나비가 파란색이었던 걸로 기억되니, 그런 의미일까?  끝까지 나비를 쫓아가 보자.  죽은 조커를 쫓아가다 보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디에도 있지 않지만, 한네가 가는 곳마다 있는 몰락한 CEO 스톨레 살베센의 짙은 그림자.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어린시절 양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자신의 손으로 귀를 잘라 버린 천사같은 청년 에이빈 트르스비크, 소아성애에 빠져있으면서 매일 달리는 사회부 기자 에발 브르모, 누군지 알수 없지만 성아성애자들에 뒤를 봐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카이.  이야기의 흐름이 늦추어 지는 것처럼 보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스토레 살베센과 천사같다는 이야기를 후광처럼 달고 다니는 에이빈 트르스비크가 의심스러웠다.  분명 이들에게 뭔가가 있는데...  모든 지각을 가지고 있는 한네가 움직이지만 사건에 빠져서 사건만 보고 있지는 않는다.  그녀의 사랑이 죽어가고 있으니까.  사건도 사건이지만, 한네의 모습이 엉망이 되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세실리였다.  신경써주지 못한 사이에 세실리가 죽어가고 있었으니까.  누구를 먼저 찾는 것이 답을 찾는 길일까?  한네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에 이야기와 함께 1권에서는  할보르스루드가 구류에서 풀려난다. 파파걸 테아에 건강으로 인해서. 중간중간 나오는 소아성애 이야기로 인해서 테아와  할보르스루드의 관계가 의심스러워지고 있지만, 이렇게 대놓고 이야기한다면 노르웨이의 애거서 크리스티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요 네스뵈의 말에 의심을 해야할 것이다.  전직 기자, 아나운서, 경찰관, 변호사를 거쳐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인 안네 홀트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는 2권을 통해서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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