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도전은 새로운 사회를 꿈꾸었을까? - 정도전 vs 이방원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22
문철영 지음, 배연오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도전에 관한 책을 올초에 읽었던 것 같다.  봉화백이라 불리고, 조선경국전을 만들어 조선을 법치국가의 근간을 세우고, 임금이 머무는 곳을  어진 이를 구하는데는 부지런하고, 어진 이를 임명하는 데는 빨라야 한다면서, 근정전이라 이름을 붙였던 인물.  초에 읽었던 책은 이수광 작가가 쓴 정도전이었다.  그 책에서 만났던 정도전은 요순의 태평성대를 꿈꾸고, 신민정책을 쓰고자 했던 그런 인물이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역사공화국 한국사 법정 22권을 통해서 다시 정도전을 만났다. 

 

 

 몇 일전에 읽었던 책이 고려의 최영과 태조 이성계에 관한 글이었다.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이 그만의 힘으로 이루어진것이 아니었으니, 다시 그들의 이야기가 오버랩된다.  시리즈임에도 작가가 틀려서,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 해주고 있어서 한번 더 이성계가 주장하던 '역성혁명'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시리즈에서 내가 처음 만난 인물은 역사공화국의 '박구자'변호사 이다.  역사의 진실을 밝힘으로써 한국사를 바로 세우고자 혼신의 힘을 쏟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우선, 이번 시리즈에 원고와 피고를 알아보자. 

 

원고 정도전 (1342년~1398년) 나는 스승과 친구들과 결별하면서까지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건국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들 방원에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지요. 내가 아니었다면 조선은 결코 정비될 수 없었는데 말입니다.  나는 이성계의 오른팔이었습니다.  나는 나를 죽인 이방원의 죄를 입증하여 내 억울함을 풀어야겠습니다. 
피고 이방원 (1367년~1422년, 재위: 1400년~1418년)  나는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로 조선의 제3대 태종입니다.  내가 두번에 걸친 왕자의 난을 통하여 왕위에 오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도전이 먼저 우리 왕자들을 없애려 하였고, 힘없는 동생을 꼭두각시 왕으로 세워 놓고 자신의 나라를 만들려는 음모를 꾸몄습니다.  이에 나는 정도전을 처단하고 역사에 길이 남은 왕이 되었지요. 

 

 정도전은 한손에는 붓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칼을 쥐었던 인물이다.  역사속에서 문무를 겸비한 지식인은 드문데, 정도전은 그런 인물이었다.  붓으로는 개혁의 좌표를 세웠고, 다른 한 손에 쥐었던 칼로는 썩은 고려 왕조를 도내렸던 인물.  태조 이성계가 그렇게 신임했던 인물을 태조의 아들, 이방원은 왜 적으로 돌리려 했을까?  

 

 고려말은 몰락 양인과 부곡민과 같은 하층민조차도 권력 투쟁에 관여함으로써 사회는 정치 체제의 몰락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외치던 '최영'장군조차도 왕의 장인으로서 권력의 중심의 있었고, 이러한 정형적인 위기상황에서 정도전은 자기의 사상과 행동의 방향을 결정해 나가면서 함주에서 이성계를 만나 그와 개혁을 도모한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의 '사불가론'은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서 틀린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승자의 기록'이라는 역사는 이성계 편을 들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 서있는 인물이 정도전이다.  역사만 놓고 보자면, 정도전과 이성계의 조선 건국의 성공으로 이방원이 조선의 3대 왕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방원은 정도전의 성공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방법에 있어서 모든 것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삼아 버리는 그의 행동을 문제삼고 있다. 이방원이 이야기하는 것은 정도전이라는 인물은 그가 섬겨야 했던 왕까지도 도구로 전락시켜고자 계획한 것이 바로 그가 원했던 재상 중심의 정치 체제라는 말이다.  삼봉 정도전. 올초에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속 정도전의 정치 철학을 이렇게 만난다. (물론, 드라마는 책과는 달랐지만 말이다).

 

 

 제왕이 부덕하여 민심을 잃는다는 것은 곧 하늘을 거역한다는 것이 '역성혁명'에서 주장하는 것이었다.  덕이 있는 다른 사람이 천명을 받아 왕조를 바꾸는 것이 하늘의 뜻을 따르는 길이고,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이런 의미에서 스스로 왕위를 찬탈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민심의 추대와 천명의 허락을 받고 이루어졌다는 '역성혁명'.  다시 말하면 이 왕이 하늘을 거스르면 또 다른 왕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사실은 조선 최초의 헌법이라는 '조선경국전'을 통해서도 알수 있다.  사람에 의한 통치가 아닌 법에 의한 통치.  경국대전의 다음 조항을 보면 확실히 알수 있다.   '국왕의 자질에는 어리석음도 있고 현명함도 있으며, 강력한 자질도 있고 유약한 자질도 있어서 한결같지 않으니, 재상은 국왕의 좋은 점은 순종하고 나쁜 점은 바로잡으며, 옳은 일은 받들고 옳지 않은 일은 막아 서, 백성들이 임금을 존경하고 떠받들게 해야 한다.' (p.84 / 조선경국전 중)

 

 재상정치를 꿈꾸웠던 인물인 정도전 입장에서는 강한 힘을 가진 이방원이 걸림돌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태조의 막내아들 방간을 세자로 세워서 자신의 위치를 좌지우지하려 했고, 태조가 나라의 기틀을 세울때 가장 많이 힘을 썼던 인물인 방원은 그의 세력을 억눌러야 했다.  '조선왕조실록'속에 나오는 정도전은 스승과 친구를 배신하는 배신자에, 역모를 꾸몄던 자다.  그로인해 '제1차 왕자의 난'때 이방원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죽은자는 말이 없으니, 역사는 이방원의 입장에서 쓰여졌다.  그런 정도전이 역적에 누명에서 벗어난 것은 그가 죽은지 500년 후인 고종때이다. '유종공종(儒宗功宗)' 경기도 유형 문화재 제 132호로 지정된 삼봉집 목판에 있는 말이다.  유교 학문의 최고 학자이며 나라를 세운 공적이 최고라는 정도전. 정치란 도덕에서 독립된 존재라고 주장한 마키아벨리의 '마키아벨리즘'에 딱 맞았던 인물 정도전.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역사일까?  '조선왕조실록'속 역사는 삼봉을 제대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그 속에서 주자학 이념에 바탕을 둔 조선 개국의 계획을 가지고, 그것을 위한 권력에의 의지가 강렬했던 삼봉을 찾기는 힘들다. 고려 때 백작의 작위를 받아 봉화백이라 불렸던 인물. 그의 진실은 무엇일까?  모르기에 우리는 역사를 찾아야 한다. 작가의 말처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우리 역사의 현장에서 '우리'속의 '나'를 찾아갈수 있도록, 과거의 '우리'에 대한 기억이라 할 수 있는 역사와 지속적인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그 대화 속에서 미래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마틴 루터킹이 키웠던 꿈이 흑인 외톨이 소년이었던 버락 오바마의 비전이 되었던것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