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성계는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렸을까? - 최영 vs 이성계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21
김갑동 지음, 조진옥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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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공화국 시리즈를 좋아한다.  승자의 기록만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더 좋아한다. 이 책을 어디서 부터 읽었는지 생각나지 않지만, 드문드문 읽어내려서, 역사의 맥이 끊긴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읽고싶었는데, 위만조선부터 들어가기엔 시간이 걸릴 것 같고, 고려의 마지막과 조선을 이어주는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부터 읽어내려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중간중간 읽은 책들도 있지만, 그 부분은 그때가서 다시 읽기로 하고, 고려 말 북벌정책을 폈던 우왕과 최영. 요동 정벌을 포기하고 회군해버린 이성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만약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하지 않고 요동 정벌에 성공했다면 고려는 고구려의 옛영토를 회복 할 수 있었을까?

 

 

 고려 말의 명장, 최영이 김딴지 변호사를 찾아왔다.  그가 소송을 건 사람은 태조 이성계.  최영장군은 이성계가 요동을 정벌하라는 왕의 명령을 어기고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린 반역자에 불과한데, 후손들이 그를 영웅처럼 높이 평가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아닌가?  거기에 사람을 죽이기를 즐겨하는 장수라는 오명까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만약 요동 정벌을 성공시켰더라면 한반도가 이렇게 작아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국력도 지금보다 훨씬 커졌을 테니 말이다.

 

 신기에 가까운 활솜씨를 가졌던 이성계는 백 보 이상의 거리에 있는 투구나 날아가는 새 따위의 표적을 정해놓고 '저것을 맞추면 이번 전투는 우리가 승리한다'라는 식으로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던 인물이었다. 물론 그 화살이 1388년에는 아군을 겨냥했다고 김딴지 변호사는 이야기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성계는 전쟁을 끝내고 백성들을 토탄에서 구하려면 개혁이 필요했다고 이야기를 한다.  개혁이 필요했다?  그당시 고려가 어떻길래 개혁을 운운하는 것일까?   1374년 불과 열살에 왕이 된 우왕은 힘이 없었다.  사람들은 더 높은 자리로 나가기 위해 권문세족에게 뇌물을 바쳤고, 백성은 안중에도 없었다.  고려는

왕과 조정 대신만 있는 나라였다.

 

 

 요동정벌은 우왕입장에서는 왕권강화를 위한 꼭 필요한 결정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끊임없이 조정 대신들은 반대를 했고, 이성계 역시 사불가론을 이야기한다.  첫째,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치는 것은 옳지 않다.  둘째, 여름철에 군사를 일으키는 것은 좋지 않다. 셋째, 거국적인 원정으로 왜가 그 허점을 틈탈 것이다. 넷째, 지금은 무덥고 비가 많이 오는 시기이므로 활의 붙임이 풀려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군대가 질병에 걸릴 것이다.  사불가론과 함께 이성계는 회군을 하고 가장 먼저 최영을 제거한다.  그리고 '페가입진(廢假立眞)'이라 하여 창왕을 폐위할때 명분으로 내세운것이 우왕과 창왕이 왕씨가 아니라 신씨라고 주장한 것이다.

 

 우왕이 공민왕의 아들이 아니라 신돈의 아들이라는 것에 진의는 여전히 알수 없지만, 이성계는 역성혁명을 내세우면서 <고려사>에 '페가입진(廢假立眞)'을 열전에 넣고, 끊임없이 왕씨의 존재를 없앤다. 고려 400년 역사속 모든 왕이 왕씨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왕조 500년이 지나면서 왕씨를 찾아 볼수 없다는 것은 이성계가 왕씨의 자립을 얼마나 두려워했나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달은 차면 기우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받아들이는 것이 쉬운것은 아니다.  고려 왕실을 수호하려는 보수 성향의 권문세족을 대표하는 최영과 현실 개혁 성향이 강한 신진 사류를 대표하는 이성계.  군대의 시각에서 본다는 충실한 무장이었던 최영에게 이성계는 반역자지만, 당시의 모순된 현실을 개혁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했던 측면에서 보면 이성계는 그 시대의 요구를 잘 읽어낸 사람이다.  지나간 역사는 만약에라는 말로 되돌릴수는 없다. 하지만 끊임없이 숙고해야만 한다. 역사는 돌고 돈다.  시대도 상황도 다르지만 이 돌고 도는 역사를 제대로 끌어나가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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