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세계 아이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4
프랑수아즈 제 지음, 최정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 내 22개 문학상 노미네이트, 6개 문학상 수상작. 코냐크 추리소설상, 메종 파밀리알 루랄 상, 블랑크포르 시 고등학생상, 사블레 쉬르 사르트 독자상, 벨기에 파르니앙트상, 반 시 중학생상. 책 한권의 이력이 대단하다. 책을 수식하고 있는 상들이 어찌나 많은지 어른들은 혹할것이고, 아이들은 어떨까 싶은데, 이 상 이들이 고등학생, 중학생 하니 프랑스내에서는 필독서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나라도 뭔가 상을 받으면 필독으로 한권씩 들어가니 말이다.  겉표지만 보고 드는 생각은?  빨간머리의 여자아이가 갓난아이를 안고 있고, 그 옆에 조금 더 큰 사내아이가 어린 아이 손을 잡고 있다.  아이들이 서있는 곳이 심상치 않다. 맨홀뚜껑. 그 밑은 지하를 나타내는 것 같다.  그곳에 알수 없는 괴물체들. 사람일까? 알수없다.  그리고 커다랗고 무서운 손.  처음 보았을때는 악마의 손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아이들앞에 펼쳐진 길. 뜬금없이 그 길 끝에 노란 문이 '트루먼 쇼'의 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5년.  가까운 미래가 눈앞에 펼쳐진다.  대기를 오염시키고 석유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모하는 자동차가 사라진 미래. 2010년대 초에 화석 에너지가 고갈되고 탄산가스가 대기를 오염시키자 비행기를 운송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 시대라니, 과거로의 회기일까? 아니면 유토피아의 도래일까?  평온함을 기대하고 있었다면 꿈을 버려야 한다. 지상 세계는 경찰력으로 유지되고 하수도에는 고아들이 살아간다.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그 곳에 열일곱 소녀 이리엘이 다섯살 난 조드와 함께 지내고 있다.  그리고 모세처럼 물속에서 건져낸 아이, 모이자가 그녀의 가족이다.   부모없이 지하세계에서 살고 있는 아이가 되지않기위해서 이리엘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지하세계 아이가 되지 않기 위해, 삶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다른 삶에 대해 말해주는 책들이 필요했다.  신문과 잡지를 통해 자신이 살다가 쫓겨난 곳, 자신이 씁씁하게 '부자구역'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도 했다. p.25

 

 이 아이들 앞에 나타난 지하세계의 아이, 놀란. 하수도 아이들의 공격속에서 놀란은 이리엘을 구해내면서, 돌아 갈곳이 없어진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버려진 비행기 A380안에서 자신들만의 삶을 살기 시작한다.  이리엘과 조드에게서 글을 배우면서 놀란은 새로움을 경험한다. 지금껏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평온함이 놀란을 감싸면서 놀란은 산다는 것에 경이로움을 배워나가기 시작한다.  이리엘이 주운 아이들, 조드(쓰레기통에서 주운 아이)와 모이자(하수도에서 주운 아이)도 그렇지만, 이 아이들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고 있다.  부모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면서도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 이리엘과 큰형이 잡혀가는 것을 보면서도 숨을 죽여야 했던 놀란.

 

 빈곤과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  A380안에서는 모든것이 해결될 것 같았지만, 아이들의 은신처에 경찰들이 습격해 오면서 잠깐의 행복은 깨어져버린다. 다시 만날 수 있는 길이 있을까?  열 일곱, 다섯, 한 살도 안 된 아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면, 청소년 소설을 읽을 준비가 덜 된 것이다.  '15소년 표류기'를 넘어서고, '로빈슨 크로소'에서 로빈슨이 프라이데이에게 글을 알려주는것처럼 아이들은 스스로 깨우치면서 적응을 하고, 살아나간다.  아이들이 갇히게 된 기숙학교.  갇혔다는 표현이 옳은지는 알수 없지만, 이 곳에서 나가면 모두가 꺼리는 일을 해야만 한단다. 그리고 그렇게 죽어나간단다.   근간에 나오고 있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들은 무섭다. 두려움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무섭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미래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것이 당연함에도 그러지 못하는 것은 현실이 너무나 어둡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끝에는 언제나 희망이 있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다. 그래서 희망이 있다.  어두운 세상.  혁명의 기운이 감돌고 울분을 토하는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스모그. 그가 아이들을 찾기 시작한다. 스모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어찌어찌 될꺼라는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그것으로 결론이 난것인지 모르겠다.  하루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이 아이들에게서 미래를 이야기하기는 힘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희망을 품어본다.  300페이지 가량되는 얇은 책. 어른의 시각으로 읽으면 결말이 뭐 이러지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게 딱일 듯 하다. 그리고 스모그와 오팔리아의 말이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겁이 난다니 다행이네요!  그 두려움과 무서움이 당신에게서 떠나지 않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거만함, 지나친 확신, 당신의 자리에서 이익을 끌어내려는 욕망에 굴복하지 못하도록 말이에요. 궐녁은 끔찍한 유혹을 함께 몰고 오니까요. p.2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