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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1
고우영 글 그림 / 자음과모음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은 고우영 선생님의 작품속에는 없다. 전통적인 홍길동을 기대했었다. 고우영 선생의 '초한지'가 만족의 단계를 넘어서 너무나 근사했기에 <홍길동>을 어떻게 표현하셨을까 궁금했었다. 2005년 선생이 작고하시고, 추모 2주기를 맞아 20여 년 전에 출간한 저자의 작품을 그대로 복원하여 그의 둘째 아들이 직접 색칠하여 재 출간 한 책이란다. 그리고 난 그런 홍길동을 이제야 만났다. 고우영 선생의 특유의 해학과 그림이 고전 소설<홍길동전>을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킨 <홍길동>을 말이다.

세조 3년, 세도가 이두강에게 밑보인 홍익제는 역적으로 몰려 모든 식구들은 옥에 갇히는데, 둘째 아들 길동만 보모에 손에 이끌려 피하게 된다. 가족들이 잡혀가던 순간의 트라우마로 인해서 길동은 북소리만 나면 정신이 나가지만, 민첩한 몸놀림으로 흑표에 눈에 들어 그와 함께 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흑표는 무예를 배우게 해주겠다면서 길동에게 바위타기, 소리내지 않고 걷기등을 알려준다. 부모의 대한 원수를 갚겠다는 의지로 흑표에게 무예를 배우기 시작하는 길동은 흑표와 그의 친구 두루미와 함께 대가집 담을 타기 시작한다. 도둑인지 모르고 함께 하던 길동은 두루미의 고발로 옥에 갇혀 한양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홍참판의 옛친구인 무학과 백학에 의해서 목숨을 건지게 된다.
목숨을 건졌음에도 스승이라 여기는 흑표를 잊지 못하는 길동. 이래야 주인공 할만 하지. 아마, 고우영 작가는 이런 길동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어쨌든, 목숨을 건지고 무학에게 무술을 배우기 시작하는 길동은 지금까지 배웠던 것이 아닌 새로운 경지에 이르는 것들을 배우기 시작한다. 장풍 직타 파괴술, 날라다니는 경신술, 보호색과 같은 비술. 3년후 길동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한다. 그렇담, 흑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제 버릇 개 못주 듯 산채의 산적두목이 되어있는 흑표와 돈을 갖고 튀어 문 꼭꼭 잠그고 살고 있는 두루미. 길동이 이들을 찾아 나섰다.
신출귀묘한 묘기로 두루미를 감화시키고, 흑표를 물리치면서 의적이 되어버리는 길동. 이제 '활빈당'을 꿈꿔면 되는 걸까? <홍길동>은 고전 <홍길동전>이 아니다. 어느곳에도 활빈당은 없다. 그저 산적 두목이지만, 의적이 되어 약자를 돕는 길동이 있을 뿐이다. 고우영 선생의 홍길동은 손오공을 닮았다. 털 몇가닥으로 변신술을 쓰는 손오공처럼, 길동은 볏집으로 변신을 한다. 슉슉슉~ 멋지게 날아가고, 악한 자를 물리치고, 약한 자를 돕는 길동. 어쩜 고우영 선생이 바라던 지금 시대의 영웅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