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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스펠 3
코넬리아 푼케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잉크하트>시리즈 중 두번째 이야기 <잉크스펠>이 끝이 났다. 마지막이 아님을 알고 있기에 이 중간부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날까 궁금했었다. 그리고 이렇게 이 이야기가 끝이난 후, 마지막 시리즈인 <잉크데쓰>를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중이다.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책과 책 사이의 간극을 말하고 있는거다. 아직 도서관에 신청한 <잉크데쓰>시리즈가 1권만 들어온 상태다. 6월 중순이나 되어야 책이 들어온다고 하고 <잉크데쓰>1권을 읽기 시작하면 다음권이 궁금해서 정신이 없을 듯 하니 말이다. 책들이 다 들어올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그냥 다른곳에서 빌릴까? 마지막 페이지에 <끝>이라고 되어있는데, 이게 영 일보고 뒤처리를 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다. 하나는 제대로 끝을 내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든지, 너무 한거 아닌가? <잉크하트>도 그렇긴 했지만 말이다. 설마, <잉크데쓰>까지 여운을 남기는 건 아니겠지...

위험에 빠진 모를 구하기 위해서 페노글리오의 편지를 가지고 메기가 모를 찾아가지만, 이미 모와 레사는 애더헤드의 무리들에게 잡혀간 상태였다. 메기가 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모의 피가 묻은 짚을 보면서 페노글리오의 편지를 읽는 것 뿐이었다. 메기의 목소리로, 모가 들을 수 있도록... 죽음의 흰 여자들이 모를 비켜가도록 읽고 또 읽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페노글리오가 만들어낸 세계에서 모는 살아난다. 페노글리오가 만든 인물도 아닌 모가 어떻게 살아날 수 있을까? 모를 보는 사람들의 눈길이 이상하다. 페노글리오가 쓴 시. '블루제이'. 블루제이가 나타났단다. 시의 언어 속에서만 살아 움직이던 블루제이가.
어떻게 하면 모와 레사, 에더헤드에게 끌려간 유랑극단의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까? 페노글리오의 이야기 속에선 벌써 죽음을 맞이했어야 할 더스트핑거는 파리드에 도움으로 죽음을 변하고 잉크월드속 세상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페노글리오가 새로운 잉크월드를 위해 만들어낸 코지모. 그리고 새로운 글. 메기가 그의 글을 읽으면서 새로운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의 글을 끝까지 읽는다면 말이다.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닌 메기의 입을 통해서 단어가 되어 흘러나와야 하는데, 메기가 읽어 내린 부분. 그 부분까지 현실이 되면서 새로운 세상을 위해 만들어진 코지모는 죽음을 당한다. 모든것이 엉망이 되어버린 지금. 모와 함께하는 메기. 마녀로 마술사라는 이름이 명명되면서 그들에게 주어진 죽음을 가두어 두는 500페이지의 책.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 만들어 지고 악명높은 애더헤드는 모를 포함한 모든 이들을 풀어준다.
이야기가 여기서 끝날까? 이렇게 <끝>을 외치면 말이 안될것이다. 이곳 잉크월드에서는 단연 더스트핑거가 최고다, 그런데 그가 죽었다. 파리드의 시신을 품에 안은 더스트핑거는 그동안 그토록 애지중지 지켜온 자신의 심장이 둘로 갈라지는 것을 느꼈다.(p.282) 페노글리오의 책 속의 죽음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으로 그가 죽음의 흰여인들을 찾아갔다.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더스트핑거에게 피라드는 그런 의미였나보다. 그윈이 아닌 파리드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심장이 둘로 갈라지는 슬픔을 느끼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제 파리드가 더스트핑거를 살리길 원한다. 어떻게... 어떻게 살려낼 수 있을까? 코지모 만들어낸 페노글리오를 통해서..
이 망할 놈의 이야기는 도무지 죽음을 빼면 남는 게 없구나... 나는 더 이상 이 이야기의 작가가 아니다. 천만에, 진짜 작가는 바로 죽음이야. 내가 어떤 글을 쓰건 간에, 그가 그걸 가로채서는 자기 마음대로 이용해 먹는 거야. (p.301) 글을 잃은 작가, 페노글리오. 글을 잃어버린 작가는 죽어버린 작가다. 그리고 이제 페노글리오는 글을 쓸 여력이 없다. 아무것도 남지않고 마음대로 흘러가버리는 이야기 속의 일부가 되어 버린 그가 마지막 일지 모르는 글을 쓰기 시작한다. 또 다른 시인, 오르페우스를 불러내고, 이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블루제이가 아님에도 블루제이가 되어버린 모와 함께 말이다. <잉크데쓰>는 블루제이가 되어버린 모와 오르페우스가 만들어낼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상상이 현실을 넘어서 넘을수 있는 모든 것을 넘어버리는 코넬리아 푼케의 <잉크하트>시리즈는 이렇게 이어간다.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이들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