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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스펠 2
코넬리아 푼케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네가 한 페이지를 읽을 때마다 뭔가가 그 책갈피에 남겨지는 거야. 느낌, 생각, 소리, 냄새...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 그 책을 다시 펼치면, 너는 그 속에서 너 자신을, 지금보다 조금 더 어린 너 자신을 발견하는 거지. 마치 책갈피에 끼워 둔 꽃잎처럼, 너 자신이 책 속에 보존되는 것 아닐까... 아주 낯선 동시에 익숙한 너 자신이." - 잉크스펠 1권 p.80
1권 리뷰를 쓴뒤에 기억하고 싶은 글이 있었는데 하다가 잊고 있었다. 2권을 읽다가 문득 이 글을 읽고 있는 나와 함께 읽기를 원하는 딸아이가 느끼는 느낌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1권을 뒤적였다. 어렸을 적 아버지는 국민학생인 나에게 중고등학생이 읽을만한 전집을 사주셨다. 생각해보니 나중에 또 사야하니까 한번에 해결하자는 생각으로 그 어려운 전집을 사주셨던 것 같다. 국민학생이 읽기엔 굉장히 어려웠던 문학전집을 다 읽었었다. 책이 고팠으니까. 물론 그책은 국민학교 시절 몇번을 재탕했고, 중.고등학교 시절까지 사골국 끓여먹 듯 읽고 또 읽었었다. 읽을때마다 책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고, 그런 느낌을 코넬리아 푼케는 모티머를 통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더스트핑거를 뒤쫓아 잉크월드로 간 파리드와 메기.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는 모톨라가 모에 레사를 납치해 잉크월드로 돌아온다. 파리드는 그토록 좋아하는 더스트핑거를 찾아내고, 메기 역시 페노글리오와 재회한다. 자신이 만든 잉크월드에 문제가 많다고 느낀 페노글리오는 메기의 힘을 빌려 세상을 바꾸려 한다. 모톨라에 의해서 부상을 입고 페노글리오의 글로 블루제이가 되어버린 모. 잉크월드를 바꾸기 위해 만들어낸 코지모는 페노글리오의 뜻데로 행하지 않고, 애더헤드 군대의 포로가 된 모와 레사, 유랑극단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더스트핑거와 메기 그리고 파리드가 나선다.
<잉크하트>속에서 더스트핑거는 비열하고 겁이많고 배신을 밥먹듯이 하는 인물이었다. 사람은 그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지도 모르겠다. 잉크월드로 돌아온 더스트핑거는 지금까지 알고 있는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 잉크월드 속 유일하고 완벽하게 불과 이야기를 하고 불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불을 먹는 자. 레사를 두고 껄떡거린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것 같았던 그가, 너무나 사랑스런 그의 아내, 록산느에게 순정을 바치는 남편으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못해 어쩔 줄 모르는 그런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더스트핑거는 그래서 그토록 잉크월드를 열망했는지도 모른다. 10년의 세월동안 그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었음에도 돌아올수 없었지만, 한번도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의 운명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파리드와 메기와 그윈의 등장으로 말이다. 바뀔 것 같지 않았던 운명이 바뀌고 있다. 아직은 확실하지 않지만 그는 아직 죽지 않았다.
<잉크스펠>은 잉크월드의 두 왕국인 '아젠타'와 롬브리카'의 두 군주와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글 속에서 또 다른 글을 쓰고 있는 페노글리오. 그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현실이기에 자연스럽게 풀어져 나온다. 자신이 만들어 낸 사랑스런 여인 록산느에게 반하기도 하고, 현실에서 이런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던 유리인간도 만들어서 조수로 둔다. 소설 속 또 다른 이야기. 액자소설의 구조를 하고는 있지만, 이 이야기들에 혹하는 것은 코넬리아 푼케가 만들어 내는 이야기가 환상을 다루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 코넬리아 푼케의 그림동화에 빠져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작가. 그녀가 코넬리아 푼케다. 아마도 <잉크하트> 시리즈를 만나게 된 이유도 작가 때문이었다. 환상을 눈앞에 뿌려주던 그녀의 글을 만나서 그녀의 환상여행에 동참하고 싶어서 말이다. 이제 <잉크스펠>의 3권이 남아있다. 거의 다 읽어가고는 있는데, <잉크스펠>이 끝나고 나면 조금 시간을 두고 그녀가 쓴 <잉크하트>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잉크데쓰>로 넘어가 보려고 한다. 한번 들어간 환상 여행은 발을 빼기가 힘드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