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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스펠 1 ㅣ 잉크하트 시리즈 2
코넬리아 푼케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잉크처럼 검은 마음을 가졌던 카프리콘의 죽음 이후, <잉크하트>의 뒷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림자가 현실세계로 불려나오면서 페노글리오 할아버지가 잉크월드로 사라져 버렸다. <잉크하트>3권의 내용은 그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열두살 소녀와 책을 제본하는 아빠 모티머. 그리고 책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온 엄마와의 만남. 모든 것은 완벽한것 처럼 보였다. 메기의 이모 할머니 엘리너의 집에서 본 정원에서 노리는 잉크월드 속 요정과 거인들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아이들은 자란다. 엄마의 존재로 모든것이 행복할것만 같았던 메기에게도 드디어 사춘기가 찾아온 것일까? 말끝마다 아빠에게 트집을 잡기 시작하고, 엄마가 말하는 잉크월드 속 세상이 동경의 대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요정들과 불을 먹는 사람들. 그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달빛이 춤을 추고 물의 요정이 노래를 불러주는 곳. 그곳에서 10년을 살다온 엄마는 목소리를 잃었었도 아름답다. 그곳의 아름다움이 엄마와 함께 하는것 같았다. 그래서 그곳으로 가보고 싶었다. 그저 몇일만 다녀올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파리드는 그를 웃게 만들기가 점점 더 쉬워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어쩌면 그래서 더스트핑거가 그를 데려가겠다고 약속한 것인지도 모른다. 종이와 잉크로 만들어진 세상, 한 노인의 글로 인해 만들어진 그의 고향으로 말이다. (p.16) 더스트핑거가 그렇게도 원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오르페우스라는 이름의 실버퉁과 같은 힘을 가진 사람. 이젠 더스트핑거에겐 모도 메기도 필요하지 않다. 다시 잉크월드로 그가 속했던 곳으로 갈수가 있다. 현실세계속에서 자신을 웃게 만드는 파리드와 함께.. 그리고 오르페우스의 세포 하나하나를 자극시키는 목소리가 그를 잉크월드로 데리고 간다. 파리드는 어디에 있는 걸까? 파리드의 눈에도 더스트핑거가 보이지 않는다. 오직 한사람. 파리드가 믿고 의지하던 그가 그의 세계로 들어가 버렸다. 파리드는 메기를 찾아야만 했다. 더스트핑거를 만나기 위해서... 오르페우스가 쓴 쪽지 하나를 가지고 더스트핑거를 만나기 위해서 메기를 만나야만 한다. 바스타가 더스트핑거를 헤치기 전에 말이다.
신선한 향기가 메기의 콧구멍을 간질였다. 수없이 많으 이파리에서 흘러나오는 향기였다. 다음 순간, 모든 것이 사라져 버렸다. 메기의 책상도, 옆에 놓여 있던 램프도, 열어 놓은 참문도... 마지막으로 메기의 눈에 들어온 것은 창틀에 앉아 콜를 킁킁거리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그윈의 모습이었다. (p.165) 파리드와 함께 메기가 잉크월드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렇게 함께 하길 원하지 않았던 그윈까지 작은 불요정 세마리와 자리를 바꾸어 버렸다. 잉크월드로 들어가 버린 아이들. 이제 현실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마냥 울면서 레사처럼 10년을 기다릴 수는 없다. 아니, 모툴라와 바스타가 그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이들 역시 오르페우스의 책읽기를 통해서 잉크월드로 들어간다. 이제 가족이 모두 잉크월드로 들어갔으니,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잘 들었지, 페노글리오? 자네가 뭔가를 쓰면 그게 현실이 된다니까! 글을 소리 내어 읽어 줄 사람이 없어도 말이야...(p.228) 잉크워버라 불리고 있는 페노글리오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글은 잉크월드의 세샹에서도 인기다. 잉크월드를 만든 사람이라서 그럴까? 그가 쓰면 그 속에서는 현실이 된다. 자신이 만든 세상에서 자신이 만든 인물들의 삶을 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하지만, 페노글리오는 알고 있다. 잉크월드가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카프리콘의 부재이후 잉크월드속 현왕이라던 래핑 프린스가 '한숨의 군주'가 될줄은 몰랐다. 아니, 래핑 프린스의 아들, 코지모의 죽음도 알지 못하는 일이었다. 이제 페노글리오 할아버지는 그의 세계를 바꾸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곳에 메기가 나타났다. 그와 함께 잉크월드를 바꿀 전사가 찾아온 것이다.
사춘기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모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 줄 알면서도 메기는 모와 부딪친다. 말을 잃어버린 레사가 들려주는 잉크월드 속 세상으로 들어가려는 메기와 메기의 능력을 알기에 또 다시 헤어지기 싫어 애를 쓰는 모. <잉크하트>로 끝을 낼 것 같은 이야기는 이렇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 말 안듣는 딸이 잉크월드로 들어가면서, 그윈으로 인해 죽을 운명인 더스트핑거 역시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기시작했다.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아직은 모른다. 이제 글쓰기에 맛을 알아버린 메기. 잉크월드속으로 들어가자 마자 모와 레사에게 미안함을 느끼지만, 그래도 여전히 메기는 열세살 소녀다. 이 아이가 펼쳐내는 이야기. 아이를 찾기위해 애쓰는 부모의 이야기와 자신의 세상을 다시 만드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잉크스펠>... 이야기는 스펠링 하나하나로 만들어 지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