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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걸스 : 우리 언니는 못됐어! ㅣ 슈퍼 걸스 시리즈 4
탈리아 칼킵사키스 지음, 애시 오스왈드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순하디 순한 아이도 동생이 태어나는 순간 바뀌어 버린다. 엄마 눈에도 동생이 태어나면, 그전까지 작고 여리게만 느껴졌던 첫째 아이가 다 큰 소녀나 소년으로 보이기도 한다. 알고 지내는 아이중에 오빠랑 여동생이 연년생인 집이 있는데, 둘째 녀석이 어찌나 빠른지 모른다. 그집 엄마 말로는 오빠가 하도 못살게 구니까 아이가 스스로 도망을 다닌다는 거다. 남매인 경우는 이런 경우가 많다. 우리집 아이들도 남매다. 다행스럽게도 큰아이가 여아라서 그런 경우는 없었지만, 두 아이의 대립관계는 만만치가 않다. 항상 큰아이 위주였던 것이 동생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반으로 나눠야 하고, 어떨경우는 동생이 더 사랑을 받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니 말이다.

슈퍼 걸스 시리즈의 4권은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나와 캐시는 자매다. 분명 한나 혼자였을때는 온 가족의 사랑을 받았을 텐데, 캐시가 태어난 후에는 다 바껴 버렸다. 한나 입장에서는 캐시가 얄미울테고, 캐시는 캐시데로 언니가 밉다. "한나 언니는 나를 '아기 인형'이라고 불러. 하지만 결코 칭찬은 아니야. 언니는 틈만 나면 나더러 나잇값을 못한다고 잔소리를 해 대는걸. 그게 뭐 내 탓인가? 이렇게 생긴 걸 나더러 어쩌라고?"(p.8) 요기까지만 이였으면 상관이 없는데, 큰일이 생겼다. 한나가 캐시의 묶은 머리를 싹둑 잘라 놓은 것이다. 사실, 둘이 합의를 하고 잘랐는데, 엉망이 된 머리때문에 엄마한테 한나가 혼이 났다. 어쨌든 한나는 잘못해 놓고, 엄마한테 혼났다고 캐시를 미워한다.
서로 말도 안하는 한나와 캐시. 얄미운 언니를 골려 줄 방법이 생겼다. 캐시가 발견한 비밀 공간. "마법의 세계로 통하는 신기한 문은 못 찾았지만 뭐 별로 아쉽지는 않았어. 그보다 더 대단하고 요긴한 것을 찾았으니까. 바로 언니 방으로 들어가는 비밀의 문!"(p.27) 옷장이 비밀의 문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비밀의 문을 통해서 캐시는 언니가 유령에 심취해 있는 걸 알고, 유령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 처음엔 쥐가 있다고 생각한 언니에 얼굴이 점점 엉망이 되어 가고, 너무 겁에 질려 간다.
'언제쯤이면 언니가 그만 무서워하게 될까?'(p.85) 처음엔 머리카락을 자른 언니가 얄미웠는데, 이젠 언니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고. 무서워 하는 언니를 다독거려 주면서 한나와 캐시는 다시 친해진다. 그리고 서로간에 오해도 풀리고 말이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묶은 채로 머리카락을 자른다고 그렇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p.91).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니. 언니는 뭐든지 잘 하는지 알았는데, 언니도 실수를 하는구나.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경쟁 상대가 형제, 자매다. 그리고 함께 자란다. 싸우면서 자라고, 서로 챙겨주면서 자란다. 있을때는 서로 으르렁 거리다가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안달하고, 캠프라도 갈라 치면 없는 자리가 어찌나 큰지 종일 서로를 그리워 한다. 우리집 아이들도 그런다. 남매이든 자매이든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가장 친하면서도 가장 미운 존재들이 누나, 언니, 동생이니까 말이다. 처음 받았던 사랑은 기억하지 못하는 첫째나, 언제나 아기로만 봐주는 것이 싫은 동생이나 이 아이들은 한나와 캐시처럼 얄미워 하다가도, 또 절제를 하면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자라난다. 여자아이들만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모든 아이들에게 딱 맞는 책. 슈퍼걸스. 다음편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