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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처럼 - 소통과 헌신의 리더십
박현모 지음 / 미다스북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고. 밥은 백성의 하늘이다. <세종실록>01/02/12 (p.373)
조선왕조 500년 역사속에서 "밥은 백성의 하늘이다"라고 말하는 임금이 몇이나 있었을까? 왕자로 태어나 왕으로 추대받고 좋은것만 보고 체험했던 왕 중에서 백성을 이렇게 생각하는 임금이 몇이나 되었을까? 세종 정치의 핵심적인 언명이었던 이말은 <세종실록>에서 원문으로 8번이나 나온단다. 수령들에게 농사를 권장할 때나, 사간원에서 상소를 올릴때 자주 쓰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말을 했던 임금을 이제야 만났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을 거의 삼주를 읽었다. 보통 하루나 이틀이면 책 한권을 읽는데, <세종처럼>은 쉽게 읽어 나가는 책이 아니었다. 그뿐인가? 읽어나가면서 표시를 해 둔 부분이 이렇게 많은 책도 오랜만이다. 그렇다고 책이 재미없었던 것도 아니다. 읽는 내내 행복했다. 어쩌면 그 행복감 때문에 조금만 조금만 하면서 더 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 다른 책들을 함께 읽기는 했지만, 그래도 하루에 책 읽는 분량은 <세종처럼>이 가장 많이 차지했으니 말이다.

주변에 책 좋아하고 철학을 좋아하는 분들이 꽤 많다. <세종처럼>을 읽고 있으니 그런 말씀들을 하신다. '세종이 정말 성군일까?, 운이 좋았던 임금은 아닐까?'... 처음엔 '글쎄요'로 답을 했었고, 지금은 "세종은 성군입니다"라고 답을 한다. 책 한권만으로 논하기는 분명 어려운 일이다. 책 한권 읽었다고 <세종실록>에 모든것을 안것도 아니고, 내가 그 시대를 살았던 것도 아니니, 분명 오류도 있을것이고 내가 알지 못하는 세종의 모습도 있을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세종은? 일반적인 상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조금 더 보태자면 그간 읽었던 역사 소설들 속에 세종이 전부였다. 그러니 단편적일 수 밖에 없었다. 장영실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만났던 세종,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서 만났던 세종, 아이들 책을 통해서 만났던 세종이 내가 아는 세종의 실루엣이었다. 실루엣. 분명 내가 아는 세종은 실루엣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나는 세종의 실루엣이 아닌 인간, 이도. 충녕대군이었던 세종을 조금 더 알아가고 있다.
실록은 텍스트다. 저자의 말처럼 후대의 왕조에서 전 왕의 칭송을 쓰는 전조사가 아닌, 같은 왕조 안의 사관들이 현재 진행중인 역사를 자세히 기록했다가 다음 임금 시기에 모아 편집하니 지나친 왜곡과 과도한 찬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텍스트다. 임금은 자신의 언행과 업적이 '자자손손'평가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정사에 임했고, 그것은 조선왕조의 번영을 가능케 했다.(p.509). 그리고 이 실록은 세종때부터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던 것 같다. '왕은 말하노라. 인재는 천하 국가의 지극한 보배(人材天下國家之極寶也)이다.' 강희맹.<사숙재집>권6 (p.127) 처럼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려고 노력했던 임금, 세종. 상왕으로부터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여 취미가 공부이며, 생각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말을 들었던 세종. 고기가 없으면 수라를 들지 않을 정도로 육식 체질이었으며, 하루에 네 끼 식사를 할 정도로 식성이 좋았으며 비만형었다는 세종. 그뿐인가? 물을 자주 마시는 소갈병에 몸이 붓는 부종, 그리고 임질과 수많은 책을 보면서 시력까지 좋지 않았던 이 임금이 어떻게 성군이라는 말을 듣는 그런 임금이 되었을까?
저자 박현모는 정조를 통해서 세종을 찾은 사람이다. 세종에 빠져 <세종실록>을 탐독하고 [실록학교]를 통해서 세종에 대한 강의를 했단다. 현재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 겸 세종국가경영연구소 연구실장으로 국왕 및 재상의 리더십을 연구강의하고 있단다. 그리고 지금 그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세종실록>을 택스트로만 나열한것이 아니라,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세종실록속에 녹아있는 세종을 우리 곁으로 끌러내는 것이다. '세종의 국가 경영 마인드맵'을 시작으로 세종의 습관노트부터 실록 속 이곳 저곳을 파혀쳐 주고 있다. <세종실록>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읽을 기회가 있을까? 나에게 실록은 <조선왕조 오백년>이라는 드라마가 전부였을지도 모른다. 그 수많은 왕들의 실록 중 <세종실록>이 지금 살아있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세종 '노하다'16회 '크게 노하다'3회 / 태종 '노하다'94회 '크게 노하다'3회 / 영조'노하다'135회 '크게 노하다'16회 (p.54). 타 왕들과 비교해서 노하기를 더디하던 왕 세종은 경영에 힘을 쓴 왕이었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경영을 했고, 그 경영은 국가 통치의 기본과 이념이 되었던 것 같다. 학문이 높아 어떤 관리도 세종을 능가하는 사람이 없었음에도 세종은 경영을 통해서 모든 말들을 접했고 의견을 조율해가는 리더였다. 그와함께 사람을 잘 쓰던 리더였다. 황희정승의 이야기를 <세종처럼>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비리와 간통으로 얼룩졌던 사람을 천하의 제상으로 만든 인물. 리더는 이런사람이 아닐까?
굉장히 방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기에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저자 역시 그럴 것이다. 지금의 정치권에서 보기 힘든 소통과 애민정치를 펼쳤던 세종대왕. 대왕의 칭호가 조금도 어색함이 없던 왕. 그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잊고 싶지 않은것은 저자가 분류해놓은 세종 10계명. 세종의 어록들이다. 잊지 않기 위해 적어 보련다. 이런 임금이 우리의 조상이었다는 것도 멋지지 않은가? 지금의 정치권을 보면서 이런 리더 한명 나타나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록으로 보는 세종 리더십 - ‘세종 십계명’>
제1계명 밥은 백성의 하늘이다
제2계명 왕을 추대한 백성들에게 헌신하라
제3계명 인재를 기르고 선발하고 맡겨라
제4계명 싱크탱크를 활용하고 회의를 잘 하라
제5계명 억울한 재판이 없게 하라
제6계명 외교로 전쟁을 막고 문명국가를 건설하라
제7계명 영토는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
제8계명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온 힘을 기울여 실천하라
제9계명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라
제10계명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라